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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지는 K드라마 위상…이제 실익 챙겨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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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진출 최초 대박 드라마 '굿닥터' IP는 제작사 몫…OTT 경우는 반대
'오징어 게임'·'지옥' 등 흥행으로 한국드라마 새 조건 최대 수혜자
하청업체 논란 등 과도기 "후속 시즌까지 고려해 새로운 조건 붙여야"

높아지는 K드라마 위상…이제 실익 챙겨야 할 때 '굿닥터' 미국판은 최근 13년 동안 방영된 ABC 신규 드라마 가운데 가장 시청률이 높다. ABC는 지난달 30일 시즌6도 제작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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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진출한 최초의 한국 드라마는 ‘굿닥터’다. 2017년부터 리메이크된다. 현재 ABC에서 시즌5가 방영된다. 시즌6도 예고됐다. 그만큼 반응이 뜨겁다. 첫 방송은 약 2000만 가구가 시청했다. 시즌5도 최대 800만 가구를 기록했다. 미국에서는 500만 가구 이상이 시청하면 ‘대박’으로 평가된다.



빛을 보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쇼핑계약이 대표적인 예다. 프로덕션에서 드라마 기획안을 개발하고 제작할 스튜디오를 찾을 수 있는 권리를 갖는 계약이다. 성사되면 프로덕션은 수석 프로듀서를 맡게 된다. 이때 저작권자는 관행상 금액을 받지 못한다. 국내 방송사에서는 콘텐츠를 팔거나 리메이크 계약을 할 때 미니멈 개런티(Minimum Guarantee)를 받는다. KBS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미니멈 개런티 없이 하는 쇼핑계약에 우려가 많았다. 미국의 관행을 이해시키고 새로운 리메이크의 가능성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이동훈 엔터미디어 콘텐츠 대표는 온갖 우여곡절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자폐증을 앓는 천재 의사의 열정과 편견 극복 이야기가 통하리라 확신했다. "1970~1980년대 미국에서는 ‘초원의 집’, ‘천사 조나단’ 등 따뜻한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다. 2010년대 들어 급격히 사라져 기회가 오리라 생각했다."


그는 방송사 관계자만 100번 이상 만났다. 대다수는 한국판을 확인조차 안 했다. 자막에 익숙지 않아서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도움으로 파일럿 대본을 쓸 기회를 잡았으나 카메라에 담기까지는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였다. 이 대표는 "400~500편 가운데 5~10편만 파일럿 프로덕션 기회를 얻는다"며 "유명 작가가 붙어도 자동 편성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높아지는 K드라마 위상…이제 실익 챙겨야 할 때 ABC 드라마 '굿닥터' 스틸 컷


그는 ‘하우스’의 데이비드 쇼어 작가를 데려오면서 리메이크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 2016년 다시 진행한 피칭(투자 유치)에서 ABC는 최상의 조건을 내걸었다. 파일럿 대본을 검수하고 프로덕션 기회를 부여했다.


미국에서 제작은 편성으로 직결되지 않는다. 매년 5월 광고주 앞에서 파일럿 상품성을 검증받아야 한다. 전파를 탄 뒤에도 시청률이 저조하면 조기 종영된다. 다니엘 헤니가 주연한 ‘쓰리 리버스’가 그랬다. CBS에서 13부 가운데 8부까지만 내보냈다. 국내 케이블 방송사에선 온전히 방영됐다. 제작사가 매년 5월 열리는 인터내셔널 스크리닝에서 방영권을 팔았기 때문이다. 미국 주요 방송사 드라마 IP는 제작사 몫이다. OTT 드라마의 경우는 반대다. 구독자가 언제든지 감상할 수 있어야 해서 OTT 오리지널로 제작된다.


한국 드라마는 새로운 조건의 최대 수혜자다. ‘오징어 게임’,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의 세계적 흥행으로 급부상했다. 이 대표는 "이제는 북미 콘텐츠업 종사자의 90%가 자막으로 한국 드라마를 확인한다"며 "한국어가 80% 이상인 작품에까지 관심을 보인다"고 전했다. 인기는 국내에서도 감지된다. 넷플릭스는 올해 한국 작품 스물다섯 편을 선보인다. 지난해 열다섯 편보다 열 편 많다. 강동한 넷플릭스 VP(Vice President)는 "한국 콘텐츠는 그만큼 우리에게 중요하다"며 "지난해 내부 평가와 위상이 크게 올랐다"고 전했다.


높아지는 K드라마 위상…이제 실익 챙겨야 할 때 넷플릭스 '지옥' 스틸 컷


넷플릭스는 제작사에 일정 금액만 지급하고 향후 IP 이용을 통해 얻는 수익을 모두 독점하는 매절 계약을 한다.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제작사는 손실을 떠안지 않는다. 대신 제작원가 회수와 5~10%의 수익 배분을 보장받는다. 흥행에 따른 별도 인센티브나 리메이크 수익은 없다. 제작사가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크게 성공한 작품만이라도 충분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 대표는 "새로운 기준이 만들어지는 과도기"라며 "국내에 콘텐츠 전문 변호사가 거의 없어 계속 촌극이 벌어지는 듯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굳이 IP에 목을 맬 필요는 없다"며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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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후속 시즌까지 고려해 계약할 필요가 있다. 세계 시청 순위 10위권에 진입하면 보너스를 받는다든지, 후속 시즌을 제작하면 별도 제작비를 요구할 수 있다든지 등의 조건을 붙이는 편이 용이하다. 한국 드라마를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HBO 맥스·파라마운트 플러스 등의 국내 진입도 예상되는 만큼 빠른 정리가 필요하다. 앞날을 내다보고 다양한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다음 세대의 창작·제작자까지 지킬 수 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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