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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상제 역풍] "시세의 반값에 분양하라는데 순순히 받아들일 조합원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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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상제 역풍] "시세의 반값에 분양하라는데 순순히 받아들일 조합원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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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상제 첫 적용단지 광명2구역

평단 분양가 시세 절반수준 결정

조합 내년 2월 새 공시지가로

택지비 감정평가 다시 진행

중도금 납입 연체이자도 감수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김동표 기자, 문제원 기자] "시세 10억원이 훌쩍 넘는 아파트를 6억원대에 팔라는데 순순히 받아들일 조합원들이 있겠느냐." 경기도 광명시 광명뉴타운 내 3344가구 규모의 대단지인 광명2구역 조합원들은 당초 지난달로 예정했던 분양일정을 내년으로 미루기로 결정했다. 시가 3.3㎡당 2000만원 선에 결정한 일반분양가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서울 등 수도권 일대에서 일반분양을 준비 중이던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단지들이 최근 분양가 산정을 둘러싼 갈등으로 분양일정이 뒤로 밀린 것은 물론 크고 작은 갈등에 휩싸이고 있다. 분양 지연에 따른 사업비 증가로 시공사와 조합이 다투는가 하면 조합원과 일반분양 대기자 사이에 감정싸움도 벌어지고 있다. 조합 내부에서도 원주민과 투자자 간 다툼이 벌어지는 등 갈등의 양상도 다양하다.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집값 안정은커녕 갈등만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분상제 역풍] "시세의 반값에 분양하라는데 순순히 받아들일 조합원 있겠나" 13일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에서 재건축을 위한 철거 공사가 한창이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이자 부담하더라도…버티는 주민들= 광명2구역의 경우 분상제로 해당 구역은 물론 주변 재개발구역들까지 발칵 뒤집힌 상태다. 분상제 첫 적용 단지인 2구역의 분양가가 3.3㎡당 2000만원으로 시세의 절반 수준에 결정되면서다. 이 경우 84㎡(전용면적)의 경우 분양가가 6억5000만원이 넘지 못하는데 주변 같은 면적대 웬만한 새 아파트 시세는 이미 10억원을 훌쩍 넘어선 상태다. 조합은 내년 2월 새 공시지가가 발표되면 택지비 감정평가부터 다시 진행할 예정이다. 택지비 평가는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삼는데, 이 가격이 반영되면 분양가를 더 올려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들은 중도금 납입 지연에 따른 연체이자도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조합원들은 과도하게 낮은 분양가의 책임을 물어 조합장에 대한 해임건의까지 추진 중이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 진주아파트 역시 당초 지난 7월 분양하려던 계획을 미룬 채 내년 공시지가를 확인한 후 2월께 분양일정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분상제 개편 방안을 발표했지만 택지비 산정 등 핵심 내용이 빠져 있어 지자체가 정확한 심사 기준을 내놓을 때까지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이 아파트 조합 관계자는 "지자체별로 택지비 가산 항목을 구체적으로 추가해야 조합들이 동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동·호수 추첨 예정이었던 동대문구 이문1구역 조합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나 돼야 분양 일정을 조율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지자체들이 새로운 가이드라인 적용을 두고 서로 눈치게임 중인 것 같다"고 말했다.


분양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갈등만 양산되는 형국이다. 단일 단지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조합과 시공사 간 조합 대여비 등을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다. 시공사는 조합이 일반분양을 일방적으로 지연시켰다며 대여비 중단을 조합 쪽에 통보한 상태다. 조합은 지난 7월로 예정된 일반분양이 분양가 등의 문제로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사업비 7000억원을 다 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수만 배불리는 로또 비판도= 가격 안정 효과는 없고 로또 분양만 양산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A조합 관계자는 "가격통제로 3.3㎡ 당 5000만원이 넘어가는 지역에 분양가 3000만원을 책정하면 나머지 2000만원의 시세 차액은 일반인에게 돌아가지 집값 안정과는 상관 없다"고 꼬집었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과거 분양가를 규제한 보금자리주택지구, 위례신도시, 세종시 아파트의 경우 전매제한이 완료된 해를 기준으로 수분양자의 연수익률은 11%에 달한다.


두성규 건산연 선임연구위원은 "2~3%에 불과한 신규 공급 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분상제 시행에 따른 주택 안정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우며 오히려 로또 분양을 양산한다"고 지적했다. 또 주택 공급에 걸리는 기간이 2~5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경기 상황과 역행해 주택 공급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히려 공급 물량 변동성 확대라는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비아파트 분양가 부풀리는 풍선효과도= 분상제는 분양가 규제를 받지 않는 오피스텔 등 비(非)주택의 분양가 거품까지 조장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경기도 파주시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더 운정’과 과천시의 아파트 ‘과천 한양수자인’은 같은 날 모집공고가 나왔다. 힐스테이트 더 운정 오피스텔의 84㎡ 분양가는 8억8520만~8억9580만원선으로 책정됐다. 반면 과천 한양수자인의 84㎡ 분양가는 이보다 더 저렴한 8억5028만~8억8600만원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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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단지 내 오피스텔-아파트 간 가격 역전 사례도 나왔다. 지난 상반기 분양한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가 대표적이다. 이 단지 오피스텔 전용 84㎡ 분양가는 9억1660만원이었다. 오피스텔 분양 직전에 청약한 같은 단지 같은 면적 아파트 분양가(4억4034만~4억8867만원)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민간 공급 아파트는 분상제가 적용돼 시세 대비 저렴하게 분양가가 책정되지만, 오피스텔은 분상제를 적용받지 않아 시행사·건설사 측에서 자유롭게 분양가를 정할 수 있어 나타난 현상이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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