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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받겠다고 '셀프' 신용점수 깎기…총량규제가 만든 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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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점수 낮추려 카드론 받고 대부업체 찾는 자영업자 서민
총량규제에 중저신용자 우대 정책 겹쳐 왜곡 현상 빚어
"고신용자가 일부러 저신용자 되는 세상됐다"

대출 받겠다고 '셀프' 신용점수 깎기…총량규제가 만든 폐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중단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28일 서울 명동 거리가 한산하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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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진호 기자] 서울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대희씨(47·가명)는 정부 지원 대출을 받기 위해 신용점수를 낮추고 있다. ‘저신용자 대상 소상공인 대출’을 받기 위해서다. 강도 높은 총량규제로 높아진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김씨는 해당 대출이 간절한 상황이다. 김씨는 자영업자 커뮤니티에 올라온 ‘신용점수 낮추는 법’ 글을 읽고 그대로 실천 중이다. 이에 현금서비스를 수차례 받아 신용점수를 100점 낮췄지만, 지원대상이 되려면 30점을 더 낮춰야 했고 김씨는 결국 대부업체까지 찾게 됐다. 김씨는 "대출을 받으려고 신용점수를 낮추는 상황이 너무 황당해 웃음이 날 정도"라고 토로했다.


금융당국 총량규제에 따른 대출 한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금융상식이 무너지는 ‘왜곡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고신용자들이 대출을 이용하기 위해 신용점수를 일부러 떨어뜨리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 대출이 막힌 고신용자와는 달리 중저신용자에겐 대출 문턱이 크게 낮아지자 벌어진 부작용이란 지적이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카드사나 대부업체 등에 대출을 받으면 신용점수를 단기적으로 내릴 수 있느냐는 문의가 늘어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자영업자 커뮤니티 등에도 이 같은 문의글은 물론 신용점수 하락 방법을 담은 게시글이 하루에도 몇 개씩 올라오고 있다.


신용점수를 낮추기 원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은 정부가 제공하는 저신용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을 받기 위해서다. 정부는 지난달 24일부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저신용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대출 신청을 받고 있다. 해당 상품을 이용하기 위해선 신용점수가 신청시점을 기준으로 나이스평가정보 기준 779점(5등급) 이하여야 한다. 연 1.5% 고정금리로 최대 20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


이에 당장 목돈이 급한 자영업자들은 대출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신용점수를 떨어뜨리고 나섰다. 저금리에 한도도 높아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어서다. 신용점수를 떨어뜨리는 방법은 다양하다. 수차례에 걸쳐 현금서비스를 받거나 공과금을 연체하는 것부터 이미 대출한도가 끝까지 찬 자영업자의 경우 대부업체 문까지 두드리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현금서비스를 통해 신용점수를 떨어뜨리면 회복이 느리기 때문에 카드론을 이용해야 한다는 꿀팁을 담은 글도 찾아볼 수 있다. 해당 게시글은 카드론을 통해 대출가능 점수가 되면 접수 한 뒤 대출승인이 이뤄지면 이를 철회해 신용점수를 회복하라고 조언한다. 금융소비자보호법으로 활성화된 대출청약 철회권까지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자영업자들이 신용점수를 일부러 떨어뜨리는 극단적 방법까지 택하고 나선 것은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대출 옥죄기’ 영향이 크다. 총량규제로 은행은 물론 2금융권 대출 문턱도 속속 닫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들 입장에서는 해당 대출이 ‘마지막 희망’인 셈이다.


고신용자가 아닌 중저신용자를 우대해주는 시장의 왜곡된 현상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다. 주요 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등은 고신용자에 대한 신용대출 한도를 대부분 5000만원으로 낮춘 상황이지만 중저신용자에 대해선 최대 1억원을 한도로 부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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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대상 신용대출 금리가 정책 서민금융 상품 금리보다 더 높은 상황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이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보다 더 많은 이자를 부담하게 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용도가 높아도 돈을 빌릴 수 있는 곳이 사라지며 이런 부작용이 나타난 것으로 본다"며 "고신용자가 일부러 저신용자가 되는 상황은 금융상식으로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너무 전방위적으로 이뤄진 대출규제와 중저신용자 우대 정책이 맞물려 시장 왜곡을 만들어 냈다"고 덧붙였다.




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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