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00억원 규모 30년 운영권 조율
중남미 항공여객 시장 진출 교두보
[키토(에콰도르)=아시아경제 이동우 기자] 한국공항공사가 에콰도르의 최대 항구도시인 '만타' 공항의 운영권 사업 계약을 위한 막판 협상에 돌입했다.
한국공항공사 협상단은 18일(현지시간) 에콰도르 정부와 만나 총 5400억원 규모의 만타공항 30년 장기 운영권 사업 계약의 세부사항을 조율했다. 운영권 계약을 완료하면 만타공항은 국내에서 14개 공항을 운영하는 공사의 15번째 공항이 될 전망이다.
공사는 이번 계약을 통해 이르면 2022년부터 2051년까지 만타공항의 여객터미널, 활주로 등 공항의 모든 시설의 관리 및 운영을 맡을 계획이다. 공사는 이번 계약에서 만타공항의 지분 100%를 투자해 공항 운영에 따른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공사는 만타공항 운영권 사업을 향후 본격적인 중남미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에콰도르는 서쪽으로 남미 대륙의 시작 지점에 위치하고, 북쪽으로는 교통 허브인 미국 진출이 쉬우며 남쪽으로는 남미 대륙 국가를 향하고 있어 국제노선 개발에 용이하다.
특히 에콰도르 마나비 주의 주도에 위치한 만타공항은 세계문화유산인 갈라파고스 제도와 직선거리로 약 1000㎞ 이내에 위치해 있어 전 세계 관람객 유치에 유리하다. 이는 수도에 위치한 키토공항(1312㎞)과 경제도시에 있는 과야킬 공항(1170㎞)보다 갈라파고스 제도까지 100~200㎞ 가까운 거리다.
갈라파고스 제도는 19개의 섬과 주변의 해양자원 보호 구역으로 이루어진 ‘살아 있는 박물관’으로 불릴 정도로 풍부한 관광 자원을 자랑한다. 공사는 앞으로 ‘갈라파고스-만타-마이애미’를 잇는 신규노선을 개설하는 등 만타공항이 문화, 관광, 교통 인프라의 요충지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사업은 2019년 이낙연 당시 국무총리가 에콰도르 순방을 통해 공식 제안하며 시작됐다. 한국공항공사와 외교부, 국토교통부 등 부처 협의를 거쳐 올해 4월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전 대통령이 만타공항을 공사에 위임하는 행정명령을 승인했다. 새롭게 출범한 기예르모 라소 정부 역시 공사에 공항 운영을 위임하겠다고 밝히면서 본격적인 최종 계약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공사는 에콰도르를 비롯한 중남미에서 콜롬비아 7개 공항 운영 컨설팅, 파라과이 항공전문 인력 양성사업 등을 통해 항공시장 내 입지를 꾸준히 확장할 방침이다. 앞서 2019년에는 페루 친체로 신공항 건설을 총괄하는 사업총괄관리(PMO) 사업을 국내 최초로 수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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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완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만타공항 운영권 사업을 수주하면 그동안 글로벌 공항 운영사들이 선점했던 중남미 공항 운영권 시장에 대한민국 기업이 최초로 진입하면서 K공항을 세계로 실현해 나가는 데 앞장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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