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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이야기] 제2의 대장동 막을 세금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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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이야기] 제2의 대장동 막을 세금의 역할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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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가 난무한다. 50억원 퇴직금, 4000억원의 배당금, 473억원 가수금 등. 마치 아프리카 초원에서 사자가 먹다 남긴 먹잇감을 차지하러 몰려든 독수리의 먹이 쟁탈전을 보는 듯하다.

등장인물 대부분은 유명 대학 출신에 사법고시 등에 합격한 자들이다. 먹이 훔치는 기술이 시정잡배들의 뺨을 치고도 남는다. ‘뛰는 놈과 나는 놈’으로 모자라, 어느 영화 제목처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수두룩하다.


세금의 눈으로 대장동을 보면 ‘토지수용 → 재개발 → 분양’ 과정이 여느 재개발사업과 비슷하다. 정상적인 거래 단계의 지킴이(대장) 역할은 세금이 한다. 현행 소득세 최고세율이 49.5%(지방세 포함)이므로 국가가 각 거래 단계마다 이익의 절반을 가져간다(재개발 시행 법인의 주주도 배당을 받으면 소득세를 낸다). 사정이 이러니 세금이 무서워서 계약을 포기하기도 하고, 세무조사가 겁나 세무서 앞을 지나며 괜히 움츠리기도 한다.


그러나 대장동은 다르다. 아예 세금 포함 금액을 거래가액으로 확정한다고 한다. 인건비 30억원을 가져갈 요량이라면 거기에 붙을 세금 20억원을 더한 50억원을 받는다. 재개발업자는 인건비가 증가하여 법인세를 덜 낸다. 이 돈은 토지를 싸게 수용하거나 아파트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여 마련한다.


구린 구석이 많다 보니 여러 곳에 입막음할 요량으로 돈이 나간다. 이런 저런 인연으로 얽힌 검사장, 법원장, 국회의원을 지낸 설계사들도 눈치껏 재개발 이익을 챙겨간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끼리끼리 깐부 정신’을 보는 듯하다.


법의 허점을 미꾸라지처럼 이리저리 헤집고 다니는 검사나 판사 출신의 법률기능사들이 기획한 출자금 3억5000만원에 배당금 4040억원이라는 1154배의 잭팟을 터뜨렸다. ‘법대로 했고 고수익 고위험(high risk & high return) 현상일 뿐’이라는 답변은, 원래 그런 자들의 상투적인 수법이라고 해도, ‘오징어 게임’의 최후 승자인 기훈의 456억원(참가자 1인당 1억원씩 출자한 목숨값)과 비교해도 너무 많다. 법이 허용하거나 눈감고 있다고 해서 모두 옳은 것은 아니다.


세법은 적정 경비에 대해서는 비용으로 인정하지만 ‘깐부정신’을 염두에 두고 지출한 과다경비(예를 들면 특정인이 같은 업무를 하는 동료 직원의 인건비 5억원보다 많은 20억원을 받은 경우 차액 15억원)에 대해서는 법인의 비용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법인세법 제26조). 그렇다면 그 15억원은 뇌물인가? 판단하기 어렵다. 현행 세법은 15억원의 49.5%만 소득세로 징수할 뿐이고 나머지는 여전히 받은 자의 몫으로 남는다. 받은 자가 15억원에 대해 어쨌든 세금을 냈으니 세무조사 효과도 반감된다.


대장동은 법기술자들이 머리를 써 세금이라는 백신을 뚫고 아수라장을 만든 이른바 ‘돌파감염’이 발생한 곳이다. 현행 규정과 제도로는 세금이 대장동의 지킴이 역할을 할 수 없다. 로마 법에 ‘이익을 느끼는 자는 부담도 느껴야 한다’는 격언이 있다.


대장동을 보노라면 2007년 폐지된 ‘부당이득세법’이 생각난다. 국가가 정한 가격 이상의 부동산 임대료나 요금 등을 받은 경우 물가안정을 위해 그 초과분 전액을 세금으로 징수했다. 만약 이를 대장동의 끼리끼리 깐부들에게 적용하면 시가를 초과해서 얻은 이익(위의 15억원)에 대해서는 그 초과분 전액을 부당이득으로 보아 세금으로 환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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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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