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명 인테리어 설계사 4사 합작품 … '자연과의 교감' 콘셉트
유리 천장에서 쏟아지는 햇빛이 백화점 1층까지 환히 스며들고, 보행로 한가운데 자리한 미디어 아트월에선 거대한 파도가 넘실댄다. 백화점 각 층 통로 폭은 평균 4m, 최대 13m로 널찍해 어느 곳에서도 막힘이 없다. 백화점이 과거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상품 판매를 우선하는 MD 구성을 해 오던 관례에서 벗어났다. 이제는 고객들이 백화점에서 공간과 자연을 즐기고, 평소 접하기 쉽지 않은 예술작품이나 첨단 미디어아트를 둘러보며 새로움을 느낄 수 있는 환경으로 탈바꿈했다.
머물고 싶은 백화점
롯데백화점이 7년 만에 선보인 신규 점포인 동탄점은 가족과 함께 여가시간을 보내며 특별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복합공간인 ‘스테이플렉스(Stay+Complex)’를 화두로 고객이 계속 머물고 싶은 백화점을 지향했다. 이를 위해 백화점을 단순히 쇼핑하는 곳이 아닌 특별한 경험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재해석했다. 높은 층고의 개방감 있는 공간, 거대한 루프형 순환 고객 동선, 채광창 도입 등 기존 쇼핑 공간과는 차별화했다.
백화점 설계는 롯데월드타워, 방콕 아이콘시암(ICONSIAM)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물을 설계한 베노이(BENOY) 사가 설계를 맡았다. 베노이는 동탄이라는 도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젊은 도시’ ‘자연 명소’를 키워드로 점포를 설계했다. 백화점 3층에 연결되는 약 3300㎡(1000평) 규모의 힐링 공간인 ‘더 테라스’는 주변 지역의 자연환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백화점과 외부의 경계를 없앤 지역 명소로 떠올랐다.
4개 유명 인테리어 업체 참여
동탄점 내부 인테리어 역시 해외 유명 설계사와 최초 콘셉트 선정부터 협업을 진행, 영국 GP스튜디오와 쉐드, 콘란앤파트너스, 캐나다 버디필렉 등 층별로 4개사 참여했다. 버디필렉은 앞서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 리뉴얼과 더현대서울 인테리어에도 참여했던 곳이다.
롯데백화점은 동탄점의 전체를 관통하는 콘셉트를 ‘바이오필리아(Biophilia)’로 정했다. 자연에 대한 사랑, 자연과의 교감을 의미한다. 고객들이 각 층마다 다채로운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1층엔 물을 형상화한 미디어아트를 설치하는가 하면 계단 옆으로 설치된 ‘거꾸로 심은 나무’는 그 아래에 서면 마치 나무를 내려다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동탄점 전체가 하나의 갤러리라 할 수 있을 만큼 쇼핑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한데 어우러진 공간을 만드는 데도 공을 들였다. 영국의 팝아트 작가 데이비드 호크니 작품 ‘인 더 스튜디오, 디셈버(In the Studio, December) 2017’은 가로 길이가 8m에 이르는 규모로 이목을 끈다. 한옥 지붕에 스치는 평온한 바람의 이미지를 담아 ‘비어있지만 존재하는 풍경’을 의미하는 백승호 작가의 ‘공,유,경 (空, 有, 景)’ 작품 등 곳곳에 유명 작품 100여점이 전시됐고, QR코드를 인식시키면 작품 설명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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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롯데백화점 공간디자인 팀장은 "하나의 동선으로 쭉 연결된 몰 형태를 넘어 고객들이 산책길을 걷듯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또 새로운 공간이 나오고, 굽어진 벽을 돌면 조형물과 예술품을 만나고, 층마다 위치한 카페에서 편안한 시간도 보낼 수 있는, 매일 와도 올 때마다 새로운 공간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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