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본 보정하면 신축 포함돼 평균가격 올라
부동산원 1년6개월만에 보정…서울 2억 ↑
"정확성과 상관 없다"지만 통계 허점 있어
한국부동산원이 주택가격동향조사의 표본을 재설계한 이후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평균가격이 ‘억’ 단위로 급등했다. 정부는 표본을 대폭 늘리면서 신축 아파트가 대거 포함된 영향일 뿐 이전 통계가 부정확한 것은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표본 보정 전후의 매매가격 격차가 상당한 만큼 통계에 허점이 있었다는 지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19일 정부에 따르면 부동산원은 최근 주택가격동향조사 ‘표본 재설계’ 작업을 통해 표본 주택을 기존 2만8360가구에서 4만6170가구로 늘렸다. 아파트 표본은 1만7190가구에서 3만5000가구로 두배 이상 확대했다. 이후 바뀐 표본이 처음 적용된 7월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1억930만원으로 한달 만에 1억8117만원 급등하자 기존 통계가 부정확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부동산원은 조사 표본 모집단의 변화를 업데이트하기 위해 통상 3~5년 주기로 ‘표본 전면 재설계’를 실시하고 매년 ‘표본 보정’ 작업을 한다. 이 같은 표본 재설계(보정) 작업을 거칠 경우 상대적으로 집값 상승폭이 큰 ‘신축 아파트’가 포함되면서 평균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일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원래 표본 재설계, 보정 작업 전후로 평균가격이 뛰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번엔 그 작업을 1년6개월 만에 시행한데다 표본도 두배 정도 늘려 오름폭이 더 커진 것 같다"며 "표본 증가에 따른 통계 정확성과 평균 매매가격의 상승은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표본 보정 전후 평균 매매가격이 ‘억’ 단위로 차이가 난 것은 통계의 허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원은 지난해 1월 마지막 표본 보정을 했기 때문에 이번 표본 재설계까지 최소 1년6개월 동안은 통계가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이번에 통계 표본이 대폭 늘면서 정확도가 올라가긴 했지만 표본 보정(재설계) 주기에 따라 앞으로도 통계 허점이 생길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표본 보정 작업은 통상 1년 주기로 실시하지만 이번엔 1년 6개월 만에 시행됐고, 전면 재설계 작업은 최대 5년 동안 시행되지 않을 수도 있어 정부 의지에 따라 신축 주택의 가격 반영 시기가 더 늦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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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표본 재설계 작업을 통해 서울 등 수도권의 높은 집값이 수치로 입증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도권의 평균 아파트값은 6억771만원에서 7억2126만원으로 18.7% 상승하며 ‘평균 6억원대’를 한달 만에 종료했다. 서울에서는 중구, 성동구, 양천구, 영등포구, 동작구가 기존 8억~9억원대에서 10억원 이상으로 평균가격이 올랐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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