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베트남의 코로나19 확산세에 섬유·의복주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 업체마다 베트남 생산 비중이 크게 차이나기 때문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발 제조기업 화승엔터프라이즈 주가는 전일 4.1% 하락했는데 베트남 최대도시인 호찌민시의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자 봉쇄 조치를 한 달간 연장한다는 소식이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한세실업도 전일 5%가량 내렸다. 반면 베트남 공정 비중이 낮은 영원무역의 경우 상황이 달랐다. 영원무역은 주문자위탁생산(OEM) 수요 증가와 공정 가동 개선이 나타나자 이달 들어 주가는 3만9850원에서 4만1700원으로 약 4.6% 상승했다.
섬유·의류 기업의 주가 흐름이 달라진 것은 베트남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로 생산 차질이 길어질 것이란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베트남섬유의류협회(VITAS)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이어진 확산세로 인해 이달 섬유·의류 공장의 3분의 1 이상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영향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한세실업은 3분기 영업이익으로 200억~3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50~60% 줄어든 수치다. 지난달 증권가 예상 수준 대비 절반이 줄었다. 한세실업의 경우 베트남 공장이 지난 7월 중순부터 가동을 중단한 상태로 미국 의류 소비 회복에도 불구하고 생산차질이 예상된다. 화승엔터프라이즈도 3분기 40억~5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놓을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달만 해도 증권가에선 200억원 수준의 이익을 내놓을 것으로 잡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 영향을 반영해 눈높이를 하향 조정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화승엔터프라이즈는 베트남 공정이 전체 65%에 달하는데 동남아지역의 확진자 수 급증으로 베트남 생산법인 가동률이 일시적으로 60% 구간까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영원무역은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에 이어 하반기에도 개선세를 유지해 나갈 것으로 예측된다. 회사의 지역별 생산 비중을 보면 방글라데시 비중이 80%, 베트남이 15%로 셧다운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박현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베트남 비중이 없는 영원무역의 경우 섬유·의복 업종 내 단기 실적에 있어 불확실성이 낮다고 판단하며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며 "화승엔터프라이즈 등을 포함한 중소형 OEM사들은 단기 이익 모멘텀의 부재로 당분간 주가 바닥을 지속해서 확인하는 구간에 들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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