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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철 "검사로서 역량과 품격 갖추고 사실과 법리 따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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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철 "검사로서 역량과 품격 갖추고 사실과 법리 따라야" 조상철 서울고검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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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조상철 서울고검장(52·사법연수원 23기)이 4일 검찰을 떠나며 후배 검사들에게 ‘역량과 품격’을 갖추고, ‘사실과 법리’를 따르며, ‘책무와 적정성’을 마음에 새기라고 강조했다.


조 고검장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검사로 임관한지 24년 3개월이 지났다"며 "오랜 시간 많은 분들과 만나 연을 맺고, 가르침을 받고, 성장했다. 저와 함께 한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는 인사말로 퇴임사를 시작했다.


그는 "떠나는 마당에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도 없고 너무 많은 말을 하는 것이 적절치도 않습니다만, 생각의 조각 몇 가지만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조 고검장은 "첫째 ‘역량과 품격’, 둘째 ‘사실과 법리’, 셋째 ‘책무와 적정성’"이라며 "‘헌법가치 수호와 공정한 법집행’이라는 검찰 본연의 직무 수행을 위해 우리가 갖추고, 따르고, 마음에 새겨야 할 덕목들"이라고 밝혔다.


그는 "무슨 일이건 제대로 하려면, 우선 충분한 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사람이 중병에 걸렸을 때, 명의를 만나느냐, 평범한 의사를 만나느냐, 수준 이하의 의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이라고 지적했다.


조 고검장은 "우리 검찰 업무도 마찬가지"라며 "사건 당사자의 입장, 국민의 입장에서 봐야한다"고 말했다.


조 고검장은 "전문성도 중요하다"며 "예컨대, 주가조작 사건을 금조부에서 수사하는 경우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담당 검사가 증권수사 베테랑으로 최고의 전문가인 것을 바란다. 그런데, 전문 부서가 검사마다 돌아가면서 한 번씩 거쳐가는 자리가 되어 담당 검사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면, 사건당사자들 입장에서는 재난"이라고 했다.


이어 "인사의 형평성 못지않게 전문성이 중요하고, 개인 뿐만 아니라 전체 조직 차원에서 전문 역량을 강화·발전시킬 시스템이 긴요하다"고 덧붙였다.


조 고검장은 "역량과 함께 품격을 갖추자는 말씀도 드리고 싶다"며 "‘능력은 있는데 인격은 별로’라는 평가를 받는 것은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인격, 품격이란 것이 저절로 갖춰지지 않는다"며 "의식적으로 품격을 지니고자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해야 체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개개인의 능력과 인격이 조직의 역량과 품격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명심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조 고검장은 "두 번째로, 우리 검찰 업무의 기본은 ‘사실과 법리’에 따르는 것이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는 "우선, 사실이 무엇인지 밝혀내야 한다"며 "우리 사회가 ‘세상이 이래야 한다’는 당위론은 넘쳐나지만 상대적으로 냉철한 현실 인식을 위한 정확한 사실 파악은 약화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구나, 자기 주장을 전파하고 관철하기 위해 주관적 의견을 객관적 사실로 호도하는 일도 빈발한다"며 "객관적인 팩트가 무엇인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고검장은 "특히, 검사에게는 입증 책임이 있기에, 추정되는 진실과 입증되는 사실의 간극을 최소화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법령 적용도 정확해야 한다"며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재단할 뿐이다. 이쪽 편과 저쪽 편도 없다. 잣대가 오락가락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어렵고 복잡해 보이는 사안일수록 사실과 법률에 터잡아 순리대로 가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조 고검장은 "세 번째로 드릴 말씀은, 검찰권은 우리에게 주어진 권한이기에 앞서 국민을 위해 행사되어야 할 ‘책무’라는 점"이라며 "책무라고 함은 마음대로 막 행사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직무 수행이 늘 사건 당사자, 국민의 입장에서 최선인지를 생각해야 한다"며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도록 국민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바르게, 적확하게 행사되도록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고검장은 "또한, 검찰권 행사는 ‘적정’해야 한다"며 "지나치지도 모자르지도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미한 사건에 대해 함부로 강제수사를 하지는 않는다"며 "비례의 원칙, 과잉금지의 원칙에 따라 강제처분은 필요최소한도에 그쳐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반면에 수사의 방법, 내용이 사건에 맞지 않게 부실하거나 미진하게 되는 것도 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고검장은 "한편, 법위반 소지가 있더라도 같은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이라면 그와 같은 행위를 하지 않았으리라는 기대가능성이 있는지, 가벌성이 있는지, 과연 어느 정도의 가벌성이 있는지도 늘 고민해야 한다"며 "형식적인 처리가 아닌,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처분을 위해 고심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퇴임사 말미 조 고검장은 가족들을 간단히 소개하며 아내에 대한 고마움도 표시했다.


그는 "1997년 검사 임관한 첫해에 제 처를 만나 1998년 결혼했다"며 "처가 전적으로 집안일을 맡아서 묵묵히 고생했고, 제가 업무에 전념하도록 도와줬다. 늘 고맙다"고 말했다.


조 고검장은 "젊을 적 말 없고 수줍음 타던 성격이 크게 정반대로 바뀌지는 않았지만 대신에 다른 사람들 말을 많이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내 자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좋다’는 정도는 아니더라도, 스스로에게 ‘너는 괜찮아’라는 말을 해 줄 정도의 여유가 생겼다"며 "그래서 지금 행복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조 고검장은 "우리 검찰 업무는 다른 사람들의 고민을 짊어지는 업무"라며 "스스로 아프고 힘들면 다른 사람들을 돌아볼 엄두가 안 난다. 스스로 즐겁고 여유가 있어야 주변도 살피고 베풀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당부했다.


충남 홍성 출신으로 서울 여의도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조 고검장은 1991년 제33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을 23기로 수료했다.


공군법무관을 마친 뒤 1997년 서울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그는 ▲법무부 검찰국 검사 ▲법무부 검찰1과 검사 ▲서울북부지검 검사 ▲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 ▲제주지검 부장검사 ▲대검 검찰연구관 ▲춘천지검 속초지청장 ▲법무부 형사기획과장 ▲법무부 검찰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검사 ▲법무부 대변인 ▲대검 공안기획관 ▲부산지검 동부지청장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대전지검장 ▲서울서부지검장 ▲수원고검장 ▲서울고검장 등 법무부와 검찰 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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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는 빈틈 없는 사건 처리와 뛰어난 기획력, 특유의 온화한 성품으로 동료·선후배 검사들의 두터운 신망을 받았다.




최석진 기자 csj040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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