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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강 문란치 않을 것" 용인 골프장의 캐디 향한 '갑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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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 근무 서약서' 도입…"기강 문란치 않을 것" 등 명문화
캐디들은 "시대에 맞지 않는 충성서약 강요하는 셈"이라며 반발
골프장측 "서약서는 형식적 수준…언제든 소통하겠다"

[단독] "기강 문란치 않을 것" 용인 골프장의 캐디 향한 '갑질' 논란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그래픽=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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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경기과의 지시를 따르겠습니다." "기강을 문란치 않을 것입니다."


경기도 용인의 한 골프장에서 경기보조원(캐디)을 대상으로 구시대적인 내용이 담긴 서약서를 강요하면서 업계 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약서는 일종의 회사 규정이어서 이를 위반하면 처벌 등 책임을 져야 한다. 해당 골프장 캐디와 다른 골프장 캐디들은 시대상황과 전혀 맞지 않는 데다, 일방적으로 사측에 유리한 내용으로 채워진 서약서라며 일종의 '갑질'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대해 골프장측은 강제성이 없는 형식적 규칙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앞서 이 골프장에서는 한 근로자가 사망한 바 있어, 이번 갑질 논란까지 겹치면서 골프장의 전반적인 운영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단독] "기강 문란치 않을 것" 용인 골프장의 캐디 향한 '갑질' 논란 `캐디 근무 서약서`.


18일 아시아경제가 취재한 내용을 종합하면 경기도 용인에 소재한 ㅅ골프장은 최근 캐디들을 대상으로 '캐디 근무 서약서'를 돌려 서약을 받고 있다. 캐디는 골프장에 소속되지 않은 특수고용직으로서 ㅅ골프장에서는 '골프장 시설 이용 등에 관한 계약서'를 체결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해당 골프장에서는 이번에 캐디들에게 별도로 '캐디 근무 서약서'를 만들어 서약을 밀어붙인 것이다.


본지가 입수한 서약서에는 "모든 업무에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 "고객에게 불쾌감을 주는 행동을 하지 않겠습니다" , "기강을 문란치 않을 것 입니다" 등 내용이 담겨 있다. 이런 문구는 근로자와 사측에서 판단이 서로 다르게 판단할 여지가 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논란을 부른다. 특히 일방적으로 지시를 따르라고 한 부분, 기강을 문란치 않도록 한 부분 등은 일방적으로 사측에 유리하고, 개인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무 중 과실 등 보통의 근로계약서에서 볼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이 아니다 보니 무엇이든 흠을 잡아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돼 있다는 얘기다.


해당 골프장에서 근무하는 캐디는 "골프장 캐디 생활을 오래해 왔지만 이런 서약서는 처음"이라며 "정말 당황스럽고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갑질 중에 이런 갑질이 또 없을 정도로 횡포가 심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다른 골프장 캐디의 생각도 비슷하다. 캐디 20년차인 A씨는 "서약서 첫줄부터 보고 경악했다"면서 "어떻게 저런 발상을 할 수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서약서 내용 중 '경기과에 지시를 따르겠다'고 하였는데 1960년대 어법이다. 이건 회사 말에 그냥 복종해라, 그런 의미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강을 문란치 않을 것입니다' 라는 부분도 있는데, 그야말로 정말 황당하다. 이것도 '회사 관계자의 말에 무조건 복종하라'는 뜻이며 충성서약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문란하다는 말도 해석하기 나름이다. 그냥 어떤 캐디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서약서 위반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그냥 한마디로 '입도 뻥끗하지 말고 다니라'는 의미다. 이게 갑질이 아니면 뭐가 갑질인가"라고 성토했다.


또다른 캐디는 "서약서라는 것이 과거엔 간혹 있기도 했지만 시대를 거슬러 버젓이 서약서를 만든 것도 놀라운데, 게다가 규정 하나하나가 사측에만 유리하게 돼 있어서 해당 골프장 캐디라면 자존감이 크게 상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객관적이지 않은 규칙으로 인해 매사 자기검열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것도 문제라고도 했다.


골프장 업계에서도 이번 '캐디 근무 서약서'는 갑질 논란을 부를 사안인 것 같아서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골프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계약서 형식이나 내용이 아니라는 견해다.


[단독] "기강 문란치 않을 것" 용인 골프장의 캐디 향한 '갑질' 논란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 골프장 직원은 "과거에는 서약서가 존재한 골프장이 많았다"면서 "지금은 예치금(유니폼 반환) 규정에 따른 서약서 정도만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는 서약서가 있어도 최소한의 내용만 있고 아예 서약서가 없거나 사라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골프장 측은 서약서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캐디와 원활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골프장 관계자는 "해당 서약서는 골프장경영협회 내용을 토대로 만들었다"면서 "그렇다 보니 내용도 회사에서 관여하거나 그런 부분이 아예 없고 강제성이 없는 규칙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럼에도 서약서 내용에 혹시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언제든 캐디분들에게 문제 되는 내용을 말해달라는 입장이다. 갑질이라는 지적은 말이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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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강 문란치 않을 것" 용인 골프장의 캐디 향한 '갑질' 논란 경기도 용인시에 소재한 ㅅCC 전경. 사진=해당 골프장 홈페이지 캡처


한편 해당 골프장에서는 이번 갑질 논란에 앞서 직원이 과로 후 사망한 의혹을 받는 사건이 발생하며 노조가 반발하는 등 운영상의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국노동평등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이 골프장 정비 담당 직원 김 모씨가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노조는 사망 직전 2주 동안 매일 야근하는 등 격무에 시달린 것이 주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40대 부인과 아들(19), 딸(16) 등 유족은 생계의 위기에 처했다고 노조는 덧붙였다. 이 사안과 관련해 사측은 "과로사 여부에 대해서는 부검 결과를 보고 말씀을 드리겠다"면서 "과로사 판정이 날 경우 유족에 대해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현재 유족에 대해서도 최대한 예의를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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