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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 어떻게 한국 IT 산업 '척추' 됐을까 [임주형의 테크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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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 등 90년대 '온라인 게임' 붐 주역
초고속 인터넷·컴퓨터 하드웨어 보급 이끌어
경쟁 과열·코로나19 확산 타격 입기도
레스토랑 섭렵, 문화공간으로 '변신'

PC방, 어떻게 한국 IT 산업 '척추' 됐을까 [임주형의 테크토크] 지난해 9월 서울 한 PC방 모습.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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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PC방이 없는 한국인의 삶은 이제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PC방은 우리 문화의 일부가 됐습니다. 오늘날 PC방은 단순히 인터넷 이용이나 온라인 게임을 하는 시설을 넘어, 하나의 사교 및 문화 공간으로 거듭났습니다. 하지만 PC방이 미친 영향은 문화적 측면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PC방은 한국의 초고속 인터넷 보급 사업에서 꾸준한 '캐시카우(수익창출원)' 역할을 하면서, 국내 정보통신산업의 진흥에 이바지한 경제적 '척추'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게임 붐' 타고 성장한 PC방 산업


PC방이 한국 산업에 미친 영향을 이해하려면, 먼저 최초의 PC방이 탄생한 순간을 알아야 합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PC방의 개념이 도입된 것은 지난 1994년이었습니다. 당시 PC방은 '인터넷 카페'라고 불렸으며, 당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BNC(비트 커뮤니케이션 카페)라는 업체가 세워진 게 시초입니다.


PC방, 어떻게 한국 IT 산업 '척추' 됐을까 [임주형의 테크토크] KBS 유튜브 채널에 소개된 1990년대 PC방 풍경. / 사진=KLAB 유튜브 캡처


이후 1995년 9월 홍익대 인근에 세워진 '넷스케이프'를 기점으로 국내에서 인터넷 카페가 널리 보급되기 시작했으며, 1996년에는 사무실에 컴퓨터 수십 대를 꽉 채운 뒤 전화선으로 PC간 통신을 가능케 하는 현대적 개념의 PC방이 생겨납니다.


PC방의 황금기를 불러온 것은 다름 아닌 '게임'입니다. 당초 인터넷 카페 시절 PC방은 PC 통신이나 기타 업무를 위한 공간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나 게임, 그 중에서도 랜선(LAN) 연결을 통한 다중 접속 온라인 게임이 PC방의 수요를 폭증시켰습니다.


PC방, 어떻게 한국 IT 산업 '척추' 됐을까 [임주형의 테크토크] 미국 게임사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전략 게임 '스타크래프트'는 국내 온라인 게임 인기에 크게 기여했다. 사진은 스타크래프트 게임 화면. / 사진=연합뉴스


1990년대부터 크게 성장하기 시작한 게임 기업들 또한 게임의 온라인화를 적극 도왔습니다. 지난 1998년 발매된' 스타크래프트'를 통해 국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미국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고유한 온라인 플랫폼인 '배틀넷'을 통해 사용자 간 온라인 대전을 촉진했고, 국내 게임사 '넥슨'은 비슷한 시기 서비스한 '바람의 나라'로 국내 다중 접속 게임 문화 확산에 기여했습니다.


인터넷 게임망 적극 투자, ICT 강국 이끌어


이런 상황에서 PC방은 사용자들에게 보다 쾌적한 인터넷 접속 환경과 고성능의 컴퓨터를 제공하기 위해 통신망과 하드웨어 구매에 상당한 금액을 지출했습니다.


국내 IT 전문 잡지인 '컴퓨터 월드'에 따르면, 당시만 해도 인터넷 전용선을 통해 임대 사업을 하던 인터넷 사업자들은 기업 수요 부족으로 인해 적자 경영을 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PC방, 어떻게 한국 IT 산업 '척추' 됐을까 [임주형의 테크토크] 지난 2003년 서울 종로구 한 PC방 모습. / 사진=연합뉴스


이때 PC방을 통해 인터넷 게임망이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국내 인터넷 사업자들은 PC방으로부터 창출된 수요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었고, 이를 재투자 함으로써 국내 인터넷 인프라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했습니다. PC방이 한국 인터넷 보급 사업의 캐시카우 역할을 한 셈입니다.


실제 2000년대 초반 한국의 대표적 상용 인터넷 사업자인 아이네트, 두루넷, 보라넷 등은 사업 매출의 상당 부분을 PC방에 의존했습니다. 일례로 보라넷은 지난 2001년 전국에서 무려 1만개가 넘는 PC방과 기업 고객을 확보하면서 연간 약 7%가 넘는 매출성장률을 보였습니다.


코로나19로 한파…변화 보여줄까


한국 IT 산업과 인터넷 문화의 진흥에 크게 기여한 PC방은 레드오션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자영업 타격 등으로 최근 힘든 시기를 견뎌내기도 했습니다.


PC방, 어떻게 한국 IT 산업 '척추' 됐을까 [임주형의 테크토크] 국내 한 PC방은 일반 레스토랑을 방불케 하는 음식 메뉴를 선보여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 사진=인터넷 홈페이지 캡처


실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말 2423개에 이르렀던 서울 소재 PC방 개수는 2분기를 거치면서 1998개로 약 20% 이상 줄어들었습니다. PC방이 폐업하면서 나온 컴퓨터 매물이 서울 용산 전자상가로 쏟아지면서 중고 PC 시장에 짧은 기간 '웃픈' 호황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PC방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친구들과 모여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오락 공간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각종 요리를 제공하는 레스토랑이자 카페 등 복합 문화공간으로 변모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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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지난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국내 인터넷 문화를 선도했던 PC방이 새로운 놀이 문화의 모델을 제시하게 될지도 모르는 셈입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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