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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동의 없이 일단 발표…명분·신뢰·동력 모두 잃은 부동산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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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신도시급' 내세웠지만 공공 주도 불신에 성공 미지수
與, 주담대 LTV 완화 추진에 당정간 정책 혼란까지 가중

주민 동의 없이 일단 발표…명분·신뢰·동력 모두 잃은 부동산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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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문제원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 이후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신뢰는 물론, 명분과 동력마저 잃은 총체적 난국 상황에 빠졌다.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사업 후보지 21곳을 발표하며 ‘판교신도시급’ 규모라고 자평했지만 주민 참여의사조차 파악하지 않은 곳이 태반이어서다.


여전히 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 주도’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점도 공급확대 방안의 성공 여부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요소다.


여기에 서울시장 선거를 앞둔 여당이 기존 주담대 LTV 완화 가능성을 내비치며 당정간 정책 혼란을 키우고 있고 당정 핵심 요인들의 전형적인 ‘내로남불’식 임대료 인상 논란도 불거지며 현 정부의 25번째 부동산 대책이 시작도 못하고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발표부터...주민동의는 나중에 = 정부가 31일 발표한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사업의 후보지는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역, 은평구 연신내역, 영등포구 영등포역 일대 등 총 21곳이다.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될 경우 공급량만으로는 판교신도시 수준이다.


관건은 주민들의 동의 여부다. 이 사업은 토지주 10%의 동의로 지구 지정을 요청하고, 예정지구로 지정된 뒤 1년 이내에 토지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사업이 추진될 수 있다. 특히 이번에 공개한 후보지는 모두 지자체가 추천한 지역으로 민간 소유의 토지다. 사전에 소유자의 동의를 거치지 않고 발표된 정부의 일방적 결정에 대한 거센 반발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서울 은평구 옛 증산4구역 주민 371명은 최근 ‘정부의 도심 사업지 후보지 지정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발송했다.


윤성원 국토부 1차관은 1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용적률이나 층수를 올려 공급수가 40%가 늘어나는 만큼 토지 등 소유자의 기대수익도 30% 올라갈 것"이라면서 "민간이 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수익을 받고 동시에 공공물량도 늘리기 때문에 주민동의를 받는데 큰 문제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투기 선도와 부실 공사 등 ‘공공 주도’에 대한 불신감이 팽배해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과거 뉴타운 지구였다가 저층 주거 후보지로 들어간 신길 2·4·15 구역(총 4945가구 예상)은 이미 지난해 말 구청에 재개발 구역 재지정을 요청하고 민간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여전히 정부에서는 뜬구름 잡는 얘기만 하고 있다"면서 "추후 수익률을 충족시키지 못했을 때 어떻게 할 것이라는 대안도 없다"고 꼬집었다.


◇다시 빚내서 집 사라?…엇박자 속 뒤늦은 ‘표심잡기’ = 최근 부동산 대출 정책을 두고 정부와 여당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도 문제다.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뒤늦게 표심을 잡기 위한 방안을 꺼내든 것이 시장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무주택자의 주택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주택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릴 때 담보액 대비 대출액 비율인 LTV를 풀어 무주택자가 집을 살 수 있는 통로를 더 열겠다는 의미다. 현재 LTV와 DTI는 부동산 규제 지역에서 40~50%로 무주택자, 실수요자 등에게는 이 비율을 10%포인트 높여주고 있는데 이를 최대 70%까지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무주택자가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5억원짜리 아파트를 사면 최대 3억5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는 현 정부가 출범 이후 대출 옥죄기를 통해 ‘집값 안정’을 외쳤던 당초 기조와는 정반대다. 여기에 부동산 투기 적폐 척결을 내세우며 토지 등 비주담대 대출에도 LTV 규제를 신설한다고 밝힌 정부의 강경책을 무색케 하고 있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표심을 잡기 위한 뒤늦은 고육지책이 아니냐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경질된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사례는 물론,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까지 임대료 인상 논란에 휩싸이며 정부와 여당 모두 정책 불신을 증폭시키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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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금으로서는 공공부문의 신뢰성 문제를 회복하는 게 우선적으로 필요해 보인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주민들에게 가시적인 선례, 즉 성공적인 시범사례를 먼저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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