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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 장모와 사위, '기생충'이 못 받은 배우상 거머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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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조연상 후보 윤여정 韓 최초 오스카 연기상 기대
남우주연상 후보 스티븐 연 아시아계 미국인 최초 올라

'미나리' 장모와 사위, '기생충'이 못 받은 배우상 거머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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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나리’에서 제이콥(스티븐 연)은 아들 데이비드(앨런 김)를 나무란다. 외할머니 순자(윤여정)에게 오줌을 먹여서다. 데이비드는 똑바로 사과하라는 아버지의 말에 궁시렁거린다. "진짜 할머니 같지도 않은데…." 제이콥이 엄하게 꾸짖자 순자는 "괜찮아"라며 만류한다. "이제 다시는 안 그러면 되지. 그지? 나도 이제 할머니 노릇 제대로 할게. 오케이?" "회초리 가져와." "아니, 저렇게 예쁜 새끼한테 무슨 회초리야. 얘니까 그렇지. 오줌 좀 먹으면 어때. 재밌었어." 데이비드가 회초리로 강아지풀을 가져오자 순자는 활짝 웃으며 분위기를 환기한다. "아이고, 똑똑한 놈. 잘했다. 잘했어. 네가 이겼다."


한국식 훈육을 두고 갈등한 장모와 사위가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에 나란히 올랐다.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15일(한국시간)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후보를 발표했다. 윤여정은 여우조연상 후보 명단에 마지막으로 지명됐다.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카로바, ‘맹크’의 애맨다 사이프리드,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맨,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즈와 트로피를 두고 경쟁한다. 윤여정은 앞서 전미 비평가위원회, 할리우드 비평가협회 등에서 이들을 제치고 32관왕에 오른 바 있다.


'미나리' 장모와 사위, '기생충'이 못 받은 배우상 거머쥘까


한국 배우가 아카데미 연기 부문 후보에 오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네 부문을 석권한 ‘기생충’은 연기를 제외한 작품상·감독상·각본상·국제장편영화상·미술상·편집상에 후보로 올랐다. 윤여정은 아시아 배우로 네 번째 이 부문 후보에 올랐다.


윤여정은 영화 데뷔작 ‘화녀(1971)’로 스페인 시체스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하녀(2010)’·‘돈의 맛(2012)’·‘다른 나라에서(2011)’로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도 세 번 밟았다. 그는 ‘미나리’에서 정감 어린 얼굴과 또렷한 한국말로 할리우드도 사로잡았다. 딸과 사위의 다툼으로 조성된 냉랭한 분위기를 단번에 환기하면서 문화적 차이로부터 비롯된 갈등을 심화한다. 영화 속 미나리는 질긴 생명력을 상징한다. 순자는 미나리를 시냇가에 심고 키우며 영화의 주제의식도 드러낸다.


'미나리' 장모와 사위, '기생충'이 못 받은 배우상 거머쥘까


스티븐 연은 아시아계 미국인 최초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사운드 오브 메탈’의 리즈 아메드,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의 고(故) 채드윅 보스먼, ‘더 파더’의 안소니 홉킨스, ‘맹크’의 개리 올드만과 경합한다.

스티븐 연은 미국 드라마 ‘워킹 데드’에서 글렌 역으로 이름을 알렸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 이창동 감독의 ‘버닝’에서는 한국어 연기를 다졌다. 그리고 ‘미나리’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외로운 가장으로 열연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윌 패튼은 제이콥과 모니카(한예리)가 주차장에서 다투는 장면을 가리키며 "눈빛에서 열망과 갈망을 느낄 수 있었다"며 "영혼과 감정이 불타는 듯했다"고 말했다. ‘미나리’는 작품상·감독상·각본상(이상 리 아이작 정)·음악상(에밀 모세리) 부문에도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 연기상에는 역대 가장 많은 유색 인종 배우 아홉 명이 후보로 올랐다. 윤여정과 스티븐 연을 비롯해 보스먼, 아메드, 다니엘 칼루야, 레이크리스 스탠필드(이상 주다스 앤 더 블랙 메시아), 레스리 오덤 주니어(마이애미의 하룻밤), 비올라 데이비스(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앤드라 데이(더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vs. 빌리 홀리데이) 등이다. 백인 우월주의를 두고 끊임없이 쏟아진 비판이 광범위하게 수렴된 것으로 보인다.


'미나리' 장모와 사위, '기생충'이 못 받은 배우상 거머쥘까


한편 한국계 미국인 에릭 오 감독이 연출한 ‘오페라’는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제작사에서 벽면이나 구조물에 투사되는 설치 미디어 아트 전시를 위해 만든 작품이다. 낮과 밤의 끝없는 반복으로 인류 역사의 계층, 문화, 종교, 이념 간 갈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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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예년보다 두 달 늦은 다음 달 26일 열린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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