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쏘나타·그랜저로 택시 수요 옮겨갈듯
[아시아경제 김지희 기자] 기아자동차가 2세대 K5 택시 모델의 생산을 오는 4월 마무리한다. 2019년 선보인 3세대 K5는 택시 모델이 아예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구형 모델 단산으로 K5 택시 모델은 일단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최근 2세대 K5의 택시 모델을 오는 4월까지만 생산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남은 4개월 동안 월 900대씩 총 3500대를 추가로 만든 뒤 단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기아차는 이 같은 단산 일정을 관련 부품업체들에게 공유하고 재고 관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기아차 관계자는 “(K5 택시 단산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번 단산으로 기아차가 시판하는 택시 전용 모델은 K7프리미어만 남게 된다. 앞서 기아차는 2019년 말 3세대 신형 K5 출시 당시 라인업에서 택시 모델을 제외한 바 있다. 한 발 먼저 현대차가 ‘쏘나타=택시’라는 인식을 깨고 고급화 전략을 위해 신형 쏘나타에 택시 모델을 내놓지 않은 것과 동일한 이유에서였다. 이에 따라 기존 K5 택시 수요는 동일 차급의 쏘나타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쏘나타 택시는 매년 2만5000대 안팎으로 판매가 이뤄지는 효자모델이다.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1만9373대를 기록하는 데 그쳤지만 여전히 택시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택시의 고급화 추세로 최근 그랜저 택시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일부 수요는 그랜저로 향할 것이란 관측이다. 그랜저 택시 판매(5756대)는 지난해 처음으로 K5 택시를 넘어서며 중형 세단 택시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다만 택시 시장의 현대차 쏠림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기아차가 K5 택시 수요를 완전히 포기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서둘러 대안 마련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K5 택시는 2017년 8073대, 2018년 7644대, 2019년 7103대 등 매년 7000대를 웃도는 수요를 꾸준하게 지켜오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전체 택시 판매가 줄어든 가운데 5000여대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한 점도 고무적이다. 이런 이유에서 기아차가 이번 단산을 계기로 신형 K5 택시 모델의 추가 출시에 나설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지금 뜨는 뉴스
업계 관계자는 "택시 시장은 차량 교체 주기가 일정해 수요가 탄탄한 만큼 완성차 업체들에게는 매력도가 높다"며 "기아차가 구형 K5 택시를 더 이상 만들지 않더라도 이전부터 제기되던 택시 전용 모델 출시 등 다른 방식으로 관련 수요를 지키고자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희 기자 way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