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롯데케미칼의 주가가 그동안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했던 악재들이 해소되면서 상승 속도를 내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롯데케미칼의 주가는 18.6% 올랐다. 이 기간 코스피가 2.6% 하락하며 조정을 겪은 것과 비교하면 두드러지는 기록이다. 지난달 26일에는 장중 한때 25만450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다시 쓰기도 했다. 10월 롯데케미칼의 주가 상승을 주도한 것은 기관 투자자로 이들은 한 달 동안 롯데케미칼의 주식을 251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지난달 기관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도 롯데케미칼이다.
웅크렸던 롯데케미칼의 주가가 기지개를 켜는 것은 롯데케미칼의 주가와 실적을 좌우하는 에틸렌의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에틸렌과 그 유도품을 생산하는 납사분해설비(NCC)와 에탄분해설비(ECC)는 롯데케미칼의 주력설비다. 당초 코로나19로 수요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던 에틸렌의 수요는 실제로는 안정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급격히 냉각된 이후 반등하고 유가가 저유가에서 탈출하기 시작할 때 실수요 개선에 선(先)구매 활동까지 촉발되며 실질적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대비 에틸렌 수요 증가율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충남 대산공장의 재가동이 임박한 것도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올해 석유화학 업체 중에서도 롯데케미칼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이유는 지난 3월 대산 NCC 설비의 화재 사고 때문이다. 대산공장은 4분기 중 재건 공사를 마무리하고 각종 인허가를 취득한 후 연내 다시 가동될 예정이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업 가동을 시작하면 실적은 반등할 것”이라며 “사고 설비의 재건축 비용과 영업 기회손실에 대한 보험금은 내년 상반기 중 확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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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실적을 억눌렀던 악재가 해소되면서 4분기부터 이익 증가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은 168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3%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내년 영업이익도 올해보다 319.6% 늘어난 1조68억원으로 1조원대를 회복할 전망이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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