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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의 가을귀]스타벅스 리더, 함께 잘 사는 법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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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슐츠ㆍ조앤 고든 '그라운드 업'
자수성가 아이콘 하워드 슐츠 '공적 신뢰 얻는 기업가' 지상 강연
시애틀 슈퍼소닉스 매각 등 아픔 겪지만 공정ㆍ평등ㆍ미래 위해 고민

[이종길의 가을귀]스타벅스 리더, 함께 잘 사는 법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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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는 설립 초기부터 직원들에게 의료보험, 학비 등을 지원했다. 자사주까지 나눠주며 미국 사회에 의미 있는 변화를 알렸다. 하워드 슐츠 명예회장의 경영철학 덕이다.


슐츠는 인간의 존엄성과 이익이 어우러진 회사를 만들고자 했다. 부(富)의 양극단을 경험하며 세운 목표였다. 그는 학창시절 임대 아파트에서 가난하게 자랐다. 스포츠를 탈출구라고 생각해 미식축구에 전념했다. 하지만 노던미시간대학 선수단 테스트에서 떨어졌다.


슐츠는 연방정부의 학자금 대출에다 아르바이트까지 병행해 대학을 졸업할 수 있었다. 그 뒤 각고의 노력 끝에 스타벅스를 최고의 커피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개인 재산 증식에는 관심이 없었다. 돈이 누군가를 판단하는 척도가 되면 희망은 존재할 수 없다고 봤다.


슐츠는 저서 '그라운드 업'에서 오늘날 리더ㆍ기업ㆍ시민이 무엇을 위해 일해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빈민가에서 자란 성장 과정을 공개하고, 스타벅스에서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하고자 했던 경험을 돌아본다. 긴 여정에서 이 시대가 던지는 중요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다. "의미 있는 변화를 일으키고 모두가 바라는 공정, 평등, 안전한 미래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스포츠 사업에 뛰어들면서 고민은 더 커졌으리라. 슐츠는 2001년 미국프로농구(NBA) 시애틀 슈퍼소닉스의 최대 주주가 됐다. 인수 발표 기자회견에서 "스포츠 구단 소유는 공적 신뢰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말에 어떤 뜻이 담겨 있는지 온전히 이해하진 못했다. 알고 있었다면 구단을 매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변명의 여지는 있다. 당시 슈퍼소닉스는 시애틀시와 불합리한 계약을 맺은 상태였다. 임차해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키아레나는 낙후된 시설로 수익 창출에 늘 걸림돌이 됐다. 입장권이 매진돼도 적자를 면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수익이 나려면 새로운 계약과 동시에 수백만 달러를 투입해 경기장을 뜯어고쳐야 했다.


슐츠는 구단 인수와 더불어 그런 수혜를 기대했다. 인수 전 시애틀시가 미식축구와 야구 경기장을 새로 지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당시 시 의회 유력 인사가 스포츠 주간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와 인터뷰까지 하며 새 경기장 건립을 반대했다. "슈퍼소닉스가 영영 떠나더라도 시애틀시는 전혀 타격을 입지 않는다. 경제는 물론 문화적 측면에서도 손해를 볼 게 거의 없다"고 말했다.


슐츠는 새 경기장 조성 비용을 분담하고자 했으나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적자가 누적되자 구단 소유주들은 구단 운영과 선수들 급여 지급에 개인 재산을 투입해야 했다. 그들은 끝없이 들어가는 돈에 동요했다. 슐츠마저 경제적ㆍ감정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공공 스포츠 구단의 소유가 개인 기업, 심지어 상장기업을 운영하는 것과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슈퍼소닉스는 여러 해 동안 시민들의 지지를 받아 존속할 수 있었고, 시민들이 소닉스를 지지했던 것은 팀이 언제나 승리해서가 아니라 시 자체를 대표하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스포츠의 매력이다. 구단은 소유주만이 아니라 구단을 대표하는 시에 속해 있다. 구단에 가장 소중한 이해관계자는 주주가 아니라 팬이다."


슐츠는 구단 인수 5년 만에 지분 매각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방법은 소유주 과반수가 팀을 매각하는 데 합의하는 것뿐이었다. 이 또한 쉽지 않았다. 시애틀에서 경제적 여력이 있는 사람을 찾더라도 끔찍한 임대차 계약에 대해 설명할 자신이 없었다.


그는 데이비드 스턴 전 NBA 총재의 소개로 오클라호마에서 활동하는 투자사업가 클레이 베넷을 만나 겨우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베넷은 시애틀시가 새 경기장 조성에 협조하면 연고지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시애틀시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슈퍼소닉스는 2006년 연고지를 오클라호마로 옮기고 이름도 선더로 바꿨다.


슐츠는 지역 구매자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릴 수 있었다. 하지만 최선의 결과가 찾아오리라 희망하며 재정적 결정을 내렸다. 그 대가로 한 도시는 사랑하는 구단을 잃었다. 애초 약속한 공적 신뢰를 저버린 것이다. 매체들은 연일 비판을 쏟아냈다. 거리에서 시민들은 그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슐츠는 어떤 대응도 할 수 없었다.


부를 소유한 사람들은 권력도 손에 넣게 마련이다. 슈퍼소닉스 운영 전까지 슐츠가 내린 많은 결정은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 결과를 안겼다. 그러나 단 한 번의 결정으로 부정적 영향을 끼친 부자로 낙인 찍혔다.


슐츠는 권력의 본질과 권력을 손에 쥔 사람들의 책임에 대해 다시 생각한 듯하다. 이 책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커뮤니티는 구성원들의 상호의존성을 바탕으로 형성된다고 수차례 강조한다. 미안하다는 사과를 곁들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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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마음이 아픈 순간은 길을 걷거나 운전을 하다가 슈퍼소닉스 티셔츠를 입거나 모자를 쓴 시민을 볼 때였다. 특히 아버지와 함께 있는 아들이 그렇게 하고 있으면 마치 말뚝으로 심장을 찔린 것처럼 아팠다. 슈퍼소닉스를 잃은 것은 여러 세대의 팬들에게 상처가 됐다. NBA 구단이 없는 도시에서 성장해야 하는 아이들에게 특히 그렇다. 이것은 내가 치유할 수 없는 대중의 상처다. 언제까지라도 깊이 미안해할 것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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