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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톺아보기] 사라진 보호감호소, 사라지지 않은 보호감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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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스로를 ‘피보호감호자’로 소개하는 A씨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자신의 형기가 다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도소에 격리된 채 사실상 수형자와 같은 대우를 받고 있으니 법률적인 도움을 달라는 것이었다. 일례로 교도소는 수형자를 대상으로만 부과해야 할 ‘작업의무’를 피보호감호자에게도 그대로 부과한다고 했다. 이쯤에서 아마 많은 사람들이 반문할 것이다. 보호감호제는 숱한 논쟁 끝에 10여 년 전 없어진 제도가 아닌가.


보호감호제는 재범의 위험성이 있고 특수한 교육ㆍ개선 및 치료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자에게 보호처분을 하여 최장 7년 동안 이들을 사회로부터 격리시킬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형기를 마친 후에도 보호감호처분에 따라 길게는 7년까지 사실상의 수형 생활이 계속될 수 있는 것이다. A씨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형기를 모두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5년 넘게 추가로 격리되어 있는 상태였다. 심지어 징역 기간보다 보호감호 기간이 긴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이처럼 위헌성이 농후한 제도의 근거법률은 지금은 폐지된 구 사회보호법이었다. 이는 1980년 신군부가 삼청교육대 교육생들을 다시 격리시키기 위해 제정한 법률로서, 소위 ‘전두환 악법’으로 불렸다. 민주화 이후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사회보호법에 대한 많은 비판이 있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04년 사회보호법 폐지를 통해 보호감호제를 없앨 것을 국회의장과 법무부장관에게 권고했고, 이러한 흐름에 따라 사회보호법은 2005년 결국 폐지되기에 이르렀다. 보호감호제가 구금 기반의 형벌과 다름없이 시행되고 있어 사실상 ‘이중처벌’이라는 것이 폐지의 주된 이유였다.


격리를 기반으로 한 교정정책은 사회 복귀에 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수형자와 다름없는 상황에서 보낼 수년의 세월이 피보호감호자의 인생에서 건강한 의미를 갖기도 쉽지 않다.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자들에게 특수한 교육이나 치료가 필요하다면, 그러한 교육과 치료는 형 집행과정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사회보호법의 폐지는 타당한 결단이었다. 독일의 연방헌법재판소도 2011년 우리나라의 보호감호제와 유사한 독일 형법상 보안감호제도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내린 바 있다. 보안감호와 일반적인 형 집행 사이에 분명한 차이점이 없다면 보안감호제도는 위헌이라는 것이다.




[톺아보기] 사라진 보호감호소, 사라지지 않은 보호감호제 김용진 변호사 (출처=사단법인 두루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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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교정시설의 이름이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기가 쉽지 않은데, ‘청송보호감호소’는 인권의 마지막 사각지대로 그야말로 유명세를 탔다. ‘청송보호감호소’현판을 ‘청송제3교도소’로 바꿔 다는 일이 신문지면을 장식하기도 했다. 보호감호제는 그렇게 ‘보호감호소’현판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렇다면 여전히 보호감호를 받고 있다는 A씨의 주장은 무엇이란 말인가? 문제는 폐지법률의 부칙 조항이었다. 구 사회보호법 폐지법률은 부칙 규정을 두어 이미 확정된 보호감호 판결의 효력을 유지시키고 그 판결에 따른 보호감호 집행에 관하여는 종전의 사회보호법에 따르도록 했다. 그리고 이미 보호감호 판결을 받아 그 집행 중에 있거나 집행하여야 할 자를 계속해서 교도소에 수용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구 사회보호법 폐지법률이 규정한 부칙 뒤에는 수백 명의 피보호감호자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사회보호법을 폐지한 것이 입법자의 결단이라면, 부칙 조항에 담긴 입법자의 의도는 과연 무엇일까? 형사정책상 인권침해적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사회보호법을 폐지함과 동시에 수백 명의 피보호감호자에 대한 예외를 둔 모순은 15년이 지난 지금도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다. 보호감호제는 서서히 사라져가겠지만, 헌법적 근거가 빈약한 부칙 조항으로 인해 수백명의 인권이 침해되었던 사실은 우리나라 형사정책사에 짙은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


부칙에 따르면, 보호감호소의 현판을 교도소로 바꾼 것은 보호감호소가 기능을 다했기 때문이 아니다. 어쩌면 보호감호제의 위헌성을 외쳤던 목소리들을 비웃듯, 교정당국 스스로 이곳이 원래 ‘교도소’임을 당당히 선언해버린 것은 아닐까. A씨가 보낸 편지의 겉봉에 적힌 발신주소가 ‘교도소’라는 사실은 공교롭게도 그 편지에 담긴 내용을 완벽하게 함축하고 있었다. 입법자의 잘못된 판단으로 만들어진 부칙이 많은 피보호감호자들을 여전히 ‘교도소’에 가둬 두고 있는 것이다. ‘교도소’에서 발송된 그 편지에 대한 응답으로 필자와 동료변호사는 A씨를 대리하여 교정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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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두루 김용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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