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회의를 취재한 기자가 전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국회가 27일 하루 동안 폐쇄된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주요 회의는 취소됐고 결산국회 관련 상임위원회 회의도 전면 연기됐다. 사진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강나훔 기자, 임춘한 기자, 전진영 기자] 여의도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여야 정치권에 비상이 걸렸다. 더불어민주당은 이틀 앞둔 전당대회를 완전 비대면으로 치러야할 가능성이 커졌으며, 미래통합당 등 야당도 모든 공식 일정을 취소하는 등 향후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
27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초 전당대회 현장에 당 지도부와 현장 취재기자 및 행사 진행 실무지원 인력 등 47명만 입장을 허용할 방침이었다.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7명, 안규백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전준위) 위원장, 민홍철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 이낙연 후보 등을 제외한 지도부 후보자 10명 등이 참석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를 취재했던 기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최고위에 참석했던 당 지도부가 1차 접촉자로 분류되면서 전대는 '완전 비대면'으로 전환될 공산이 크다. 당 전준위 관계자는 이날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혹시 이런 사태가 올까봐 전준위에서도 시나리오를 마련해뒀기 때문에 전대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전대 진행 방식을 영상으로 대체하거나 축사를 대독하는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출마 후보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당권 주자인 박주민 후보는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나와 "지도부 전체와 핵심 당직자 전체가 사실상 자가격리에 들어갔기 때문에 전당대회 일정을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최고위원에 출마한 한병도 후보도 "저도 이런 전당대회는 정말 처음 보고 처음 경험한다. 일단 선거운동 자체를 할 수가 없다"라며 "지역도 돌고 연설도 해야하는데 이런 게 억제되고 있기 때문에 흥행 자체가 안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민주당은 지도부 공백 상태를 메우기 위해 '권한대행 체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 일정으로 전날 최고위에 참석하지 않았던 설훈 최고위원이 대표 권한대행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오늘 오전에 역학조사관이 조사해봐야 알 수 있겠지만, 이 대표가 당무를 보는데 여의치 않을 경우 설 최고위원이 대표 권한대행을 맡을 수도 있다"라며 "다만 이 대표가 격리 중에도 당무를 맡을 수 있는 상황이면 그냥 권한대행 체제 없이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야권도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재택근무, 화상ㆍ전화회의 등으로 업무 대체에 나섰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확진된 기자와 만난 사람과 2차 접촉했다"며 "마스크만 하고 주먹치기를 했지만 혹시나 해서 집에서 대기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통합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노트북과 스마트폰으로 연결되는 영상회의 방식으로 내부 회의를 수시 진행할 계획이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 기자 확진이 나오기 전에 통합당은 보좌진을 재택근무 위주로 전환하라고 지침을 내린 상태"라며 "역학조사도 받았고, 추가검사가 필요하면 더 하겠다고 밝혀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최형두 통합당 원내대변인은 "재택근무와 원격 화상회의 등을 통해 결산국회 진행 및 정기국회 대비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정부도 국회의 비상 방역상황에서 야당의 자료요청 등에 더욱 적극적으로 응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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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역시 자가격리 모드에 들어갔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당사도 방역을 진행하고 주말까지 '셧다운' 할 예정"이라며 "당직자 뿐 아니라 의원들도 모두 재택근무 중"이라고 말했다. 단 의원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만큼 원격 화상회의를 열기보다는 유선을 통해 의사소통을 나누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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