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3회까지 무료 신용조회 가능
확인해도 등급에는 영향 없어
소액이라도 연체는 부정적
10만원 이상 5영업일 이상 연체 땐 하락
불가피한 연체는 오래된 것부터 상환
금융·핀테크사 대안신용평가모델 개발
사회초년생·주부 등 금융이력 부족자에도
적정금리로 다양한 서비스 제공 기대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 신용평점이 664점인 A씨의 신용등급은 7등급(600~664점)이다. 6등급과 고작 1점 차이일 뿐이지만 A씨가 제도권 금융회사에서 대출 받기란 쉽지 않다. 통상 7~10등급은 은행권 대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1점만 높았어도 비교적 낮은 금리로 안정적으로 돈을 빌릴 수 있기에 A씨는 이 1점이 야속하기만 하다.
내년부터 A씨처럼 애매한 차이로 등급이 갈려 대출 등이 거절되는 사례가 줄어들 전망이다. 신용등급이 신용평점 기준으로 전환되는 '신용점수제'가 도입되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권을 비롯해 핀테크 업체들이 대안신용평가모델을 앞 다퉈 선보이면서 신 파일러(Thin Filer·금융 이력 부족자)들의 대출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보다 세밀하게 신용상태를 진단받고 그에 따라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만큼 신용관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내년 1월부터 '신용점수제' 도입
정부는 내년 1월1일부터 기존 신용등급 체제(1~10등급) 대신 신용점수제(1~1000점)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초부터 자체 신용위험평가 역량이 높은 5개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에 신용점수제를 시범 적용했고 내년부터는 전 금융권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신용등급 체제에서 1·2등급은 최우량 등급, 3·4등급은 우량 등급, 5·6등급은 일반 등급, 7·8등급은 주의 등급, 9·10등급은 위험 등급으로 구분된다. 신용평가회사(CB)들은 부채수준, 상환이력 등을 따져 신용을 점수로 수치화하고, 이를 다시 1~10등급으로 분류해 금융사에 건넨다. 금융사는 CB사에서 받은 등급을 자체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에 반영해 고객의 신용등급을 판단한다.
현 신용등급 체제는 신용점수가 신용등급 구간 내 상위(7등급 상위)에 있는 경우 상위등급(6등급 하위)과 신용도가 유사함에도 대출 심사 시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점수제로 전환되면 현재 10단계로 구분된 신용등급 체계가 1000점으로 세분화되기 때문에 보다 다양화ㆍ정교화된 여신심사가 가능해진다.
금융위원회는 신용점수제가 소비자에 보다 세분화된 금리혜택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금융사별로 유연한 여신승인·대출기한 연장, 금리결정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다. 등급에 걸려 은행권 대출을 받지 못했거나, 제2금융권에서도 대출이 불가능해 사금융으로 빠졌던 이들이 대표적이다. 금융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점수제로 인해 연 1%포인트 수준의 금리 인하 효과를 볼 사람은 대략 240만명에 달한다.
신용관리 법은…"연체없이 상환기록 쌓아라"
신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평소 자신의 신용도를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용조회가 그 시작이다. 나이스신용평가, 코리아크레딧뷰로 등 CB사에서 운영하는 사이트에 접속해 4개월에 한번씩 1년에 총 3회까지 무료로 자신의 신용등급을 확인해볼 수 있다. 신용등급을 확인하더라도 신용등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최근에는 카카오뱅크, 토스, 뱅크샐러드 등 핀테크사들을 통해서도 무료로 조회가능하다.
자신의 신용등급에 이의가 있을 경우 신용조회회사 고객센터를 통해 신용등급 산출 근거 등을 확인하고 설명들을 수 있다. 신용조회회사의 설명에도 이의가 있을 경우 금융감독원 민원센터(개인신용평가 고충처리단)를 통해서도 이의제기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신용관리를 위해서는 소액이라도 절대 연체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연체정보는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10만원 이상의 금액을 5영업일 이상 연체하면 신용평점이나 신용등급이 하락한다. 불가피하게 연체가 발생할 경우 가장 오래된 연체 건부터 상환해야 연체로 인한 불이익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연체는 그 기간이 길수록 신용등급에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밖에 개인 신용평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는 대출금 상환이력, 신용카드 사용 금액 및 기간, 통신·공공요금 성실납부 실적 등이다. 대출금을 연체하지 않고 성실하게 상환한 정보는 금융소비자가 부채를 상환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 것으로 평가해 신용평가시 긍정적 정보로 반영된다. 적정한 금액을 신용카드(체크카드 포함)로 결제하고 연체 없이 상환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신용카드를 연체없이 사용한 기간이 길수록 신용평점이 향상될 수 있다.
또 신용카드 보다는 체크카드를 사용하고, 거래 금융회사를 자주 바꾸는 것보다는 주거래 금융회사를 정해 꾸준히 이용하는 것이 신용등급에 유리하다. 신용등급은 보통 CB사에서 산정한 것을 바탕으로 각 금융회사에서 거래실적 등을 반영, 다시 산정해 적용하기 때문이다. 금융거래실적이 많지 않은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들은 휴대폰요금 등 통신·공공요금 납부실적을 꾸준히 제출하는 것이 신용등급을 올리는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금융사부터 핀테크까지…대안신용평가모델 개발
금융이력이 부족해 기존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웠던 신 파일러들을 위한 대안신용평가모델도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1300만명에 이르는 사회초년생, 주부 등 금융이력 부족자들도 대안신용평가모델을 활용하면 대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들의 신용평가를 위해 기존 금융권뿐 만 아니라 핀테크업체들도 관련 모델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추세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하반기 중 출시할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상품'에 대안 신용평가 모형을 적용하기 위해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금융 거래 이력이 없어 시중은행에서 제대로 된 신용등급을 받지 못했던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기존은행들도 금융정보에 빅데이터를 결합해 다양한 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0월 SK텔레콤·11번가 등과 혁신금융 서비스 개발 관련 업무협약을 맺고 대안 신용평가 구축에 돌입했다. 11번가의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를 위한 '저금리 신용대출 서비스'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12월 통신사의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올원 비상금 대출'과 지난 4월 자체적으로 개발한 신용평가 모델을 활용한 'NH씬파일러 대출'을 선보이도 했다.
핀테크 업계 역시 분주하다. 네이버의 금융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 오픈마켓 플랫폼인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판매자들의 매출 정보, 네이버의 머신러닝 알고리즘 등을 활용해 자체 대안신용평가시스템(ACSS)를 구축했다. 연내 네이버파이낸셜은 ACSS를 기반으로 금융이력이 없는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은행권 수준의 금리로 대출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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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앞서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의 합작 핀테크 업체인 핀크는 대안신용평가시스템 'T스코어'를 통해 금융이력 부족자도 대출금리와 한도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통신료 납부 정보를 비롯해 가입기간·로밍·통화건수·소액결제 정보를 활용한 새 평가방식인 'T스코어'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대출상품을 중개한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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