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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은 골칫덩이' 美 우편투표 논란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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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USPS, 국민신뢰 바닥에 재정적자 투성이
아마존 택배 배달하다 트럼프 분노 사
中 우편물 늘며 손실커져
초과근무 중단, 우체통 제거 나서다 후폭풍 맞기도
우편투표위한 자금 지원했다 밑빠진 독 물 붓기될 가능성

'우체국은 골칫덩이' 美 우편투표 논란의 이면 USPS의 집배원이 우편물을 배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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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미국 연방우체국(USPS)에 대한 재정 지원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요즘 미국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대표적 이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보편적인 우편투표에 반대하며 USPS에 대한 재정 지원에 대해 절대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 미국내에서 USPS 지원은 간단한 사안이 아니다. 수십년간 누적돼온 USPS의 근본적인 문제에 더해 중국과의 갈등,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이나 다름없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영영자(CEO)와의 관계까지 얽히고설켜 있어 좀처럼 해법을 찾기 쉬운 문제다.

언제 도산해도 이상할 것 없는 美 우체국

안그래도 재정 상태가 열악한 USPS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속에 도산 위기로 내 몰려있는 상태다.


우편량 감소로 인한 재정위기속에 벌어진 코로나19 사태는 USPS를 절벽위로 몰아세웠다. USPS는 2006년 제정된 우편법에 의해 재정자립이 필요한 기관으로 결정됐다. 소속 인원 63만명에 대한 막대한 퇴직연금과 건강보험을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미국 국토 곳곳에서 우체국을 유지하고 배달망을 유지하려다 보니 정상적으로 수익을 내는게 어려울 수밖에 없다.


국가기반 서비스다 보니 요금을 함부로 올릴 수도 없다. 올해 미국 우표값은 55센트다. 55센트면 한화로 660원이다. 동부에서 서부의 산간벽지로 편지를 보내도 55센트만 내면 된다. 수지 타산을 맞추기 힘든 구조다.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가 1699억달러에 이른다. 언제 파산한다 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조직이다.


이에 미 의회는 코로나19사태로 인한 경제지원 법안에서 USPS에 융자 형식으로 100억달러의 신용한도를 부여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USPS측은 250억달러(약 29조6000억원) 규모의 추가 예산지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보편적 우편투표에 사용될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아마존 택배 배송하다 트럼프 대통령 눈밖에 나

USPS가 트럼프 대통령의 눈밖에 난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과의 택배거래 계약이다. USPS는 파산위기가 한창이었던 2013년에 아마존의 택배를 맡아 수익원을 다변화했다. 미국에서는 아마존에 주문한 상당수 물품들이 USPS 집배원을 통해 배달된다.


매출 감소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아마존의 사주인 베이조스는 트럼프 대통령 비난에 앞장서고 있는 신문 워싱턴포스트의 사주이기도 하다.


베이조스가 운영하는 아마존의 물품을 연방정부 기관이 배달한다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USPS가 '아마존 배달부'라고 강한 비판을 쏟아낸 바 있다.


USPS와 중국간의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USPS도 가입 중인 만국우편협약에 따라 중국에서 오는 우편이나 소포가 많아질수록 USPS의 부담이 커진다. 중국 상거래업체 알리익스프레스가 중국내 요금으로 발송한 우편이나 소포가 미국에 도착하면 USPS는 출혈을 감수하며 배송해야 한다. 이는 안그래도 적자상태인 USPS의 재정을 악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만약 USPS에 미국 정부가 자금을 지원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으로 인해 받은 손해를 미국 정부가 메워줬다는 책임을 져야 할 수 있다. 트럼프 정부는 이미 만국우편협약 탈퇴를 경고한바 있다.

'믿고 맡길 수 있나?' 사라진 국민들의 신뢰

더 큰 문제는 미국인들의 USPS에 대한 낮은 신뢰도다. 잦은 배달사고와 배송지연으로 인해 USPS에 대한 미국민들의 신뢰도는 높지 않다. 미국에서는 중요한 우편이나 소포는 민간업체인 페덱스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국의 우체국 택배가 택배 서비스 중 소비자들의 가장 높은 신뢰를 받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우체국은 골칫덩이' 美 우편투표 논란의 이면 수거된 미국 우체통들이 야적장에 쌓여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최근에도 USPS가 미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는 일이 발생했다. USPS가 우체통을 줄이는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우체통이 대규모로 트럭에 실려가는 모습이 목격되자 전국 곳곳에서 맹비난이 일었다.


미국에서는 한국에 비해 여전히 우편수요가 많은 편이다. 미국에서는 집세, 신용카드 대금을 수표로 우편을 통해 발송하는 것이 일상적이다. 여전히 각종 기념일마다 카드를 주고 받는다. 내 집앞의 우체통이 사라지는 것은 반길이가 얼마나 있을까.


USPS는 우편물 감소에 따라 사용빈도가 낮은 우체통을 재조정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이미 치솟은 국민들의 분노는 잠재울 수 없었다.


특히나 우편투표 문제가 오는 11월 대선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우체통 축소정책은 의회에서도 주목의 대상이 됐다.


민주당 소속 론 와이든 상원의원은 USPS의 우체통 축소 정책을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선거 파괴공작이자 투표 탄압이라고 규정하고 비판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USPS측은 우체통 감축을 대선 종료시까지 90일간 유예한다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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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임명된 루이 드조이 USPS 국장이 초과근무를 없애고 일부 우편물의 배송을 지연시키는 것을 허용한 것이 우편투표 방해 전략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벌어진 이번 소동은 자금 지원이 이뤄져도 우편을 통한 11월 미국 대선 투표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심을 키우기에 충분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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