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미국 측에 북미 정상회담 필요성 전달…트럼프 대선 유불리 등 정치 변수도 관전 포인트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김동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 이전에 북·미 정상회담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은 한반도 긴장의 불씨를 완화하는 상황 관리의 포석과 맞물려 있다. 북·미 내부 상황을 고려할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 견해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일 "미국 측도 공감하고 있고 현재 노력 중"이라고 밝혔지만 회의적 시선이 여전한 셈이다. 단지 '평화 이미지' 제공을 위한 만남이라면 북측이 응할 리 없고, 대북 제재 완화 등 실질적 '선물' 제공은 미국 측이 주저할 수밖에 없다. 북ㆍ미 정상이 모두 만족해할 교집합이 마련돼야 3차 정상회담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다만 청와대가 "남북관계의 진전과 성과를 다시 뒤로 돌릴 수 없다"는 문 대통령 의지를 공개한 것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북·미 대화의 다리를 놓는 형태로 한반도 평화 촉진자의 역할을 이어갔다는 의지 표명이다. 북측이 문 대통령의 평화 메시지에 호응하지 않는 상황에서 남북 직접 대화보다는 북·미 대화를 통해 물꼬를 트려 한다는 해석도 있다.
이와 관련해 이달 방한할 것으로 알려진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의 동선은 관심의 대상이다. 방한 시 판문점에서 트럼프 대통령 메시지를 북측에 전달할 것이란 일본 요미우리신문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비건 부장관은 미 대선 전 북·미 정상회담 성사에 회의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의 '공감' 메시지와는 온도차가 느껴지는 모습이다.
변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처한 정치적인 현실이다. 각종 정치 악재가 겹치면서 미 대선의 6대 '스윙스테이트(경합주)'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밀린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공화당·민주당 양당 전당대회 이전에 반전의 모멘텀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대선 급류'에 휩쓸려 뭔가 해보지도 못한 채 패배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만약 북·미 3차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세계의 시선을 단숨에 모을 수 있고 기대 이상의 합의를 이끈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성과로 연결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처한 상황도 간단하지 않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은 올해 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경제성과가 필요한데 아무것도 이룬 게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북·미 정상이 3차 회담에 동의할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하지만 적어도 상황 악화는 막아야 한다는 점은 공감할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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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이날 한국언론진흥재단 포럼에서 "(현재 한국에겐) 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가느냐, 정치적 비용이 들더라도 파격적으로 개선해 가느냐, 강대 강으로 나가느냐의 선택지가 있다"면서 "여기서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문 대통령에게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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