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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혁명]코로나 19는 양극화 촉매제…'내 일'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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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저학력자·임시직 등 먼저 먼저 타격
코로나19 약한 고리부터 끊으며 양극화 채찍질

[일의 혁명]코로나 19는 양극화 촉매제…'내 일'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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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이현주 기자] 서울 종로구에서 커피숍을 운영중인 김모(53세ㆍ남)씨는 오전 시간 근무하던 파트타임 직원을 지난달 초 해고했다. 매장 앞에 설치된 무인단말기(키오스크ㆍKiosk) 주문법을 고객들이 우려보다 빨리 숙지한데다가, 유동인구가 줄면서 출근·점심시간 외 매출도 신통치않기 때문이다.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열었던 매장 문은 3시가 되기 전에 닫는다. 인건비 부담과 기대 이상으로 쓸만했던 무인단말기,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줄어든 매출을 감안해 결정한 일이다.


서울의 한 면세점 내 건강식품 코너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하던 판매원 오모(38세ㆍ여)씨는 4월 말 업체 측으로부터 계약 종료 통보를 받은 뒤 두 달째 일을 쉬고있다. 연초까지만 해도 예년 수준을 회복하던 중국인관광객 수가 코로나19 사태로 작년의 1% 수준까지 쪼그라들며 면세점 측에서도 인력을 조정했다. 다른 판매직을 알아봤지만 좀처럼 자리가 나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일자리 시장'이 격랑을 겪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속도를 내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과 정년연장에 이어 예고없이 찾아온 코로나19라는 돌발변수가 5개월 째 머무르면서다. 민간기업은 채용을 미루거나 대폭 줄이고, 자영업자들은 '나홀로 사장님'을 택하고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고리를 골라 끊어냈다. 여성, 서비스직군, 저학력 등이 타깃이다. 정책과 사회가 더디게나마 개선시키고 있었던 각종 고용 지표들도 코로나19는 단숨에 무너뜨렸다.


◆女취업자 증가세, 122개월만에 뒷걸음=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 19 여파가 고용시장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올해 3월이후 가장 최근 통계인 지난 5월까지 3개월 간 여성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64만7000명 급감했다. 시계열상으로는 10년여 간 이어져오던 여성 취업자 수의 증가세가 122개월만에 끊긴 것이다. 감소폭도 심상치 않다. 여성 신규 취업자 수는 지난 4월 29만3000명, 5월 23만9000명 줄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고용시장을 덮친 2008년에도 없던 일이다. 당시의 감소폭은 월평균 10만명 수준에 그쳤었다. 4월, 5월을 기준으로 직전 최대 감소 기록은 2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1998년(4월 66만2000명, 5월 63만9000명)이다.


물론 같은 기간 남성 취업자 수도 줄었다. 올해 3~5월만 놓고 보면 3개월 간 41만7000명이다. 그러나 전체 취업자 수가 남성 1538만2000명, 여성 1154만9000명임을 감안하면 분명 코로나19는 여성의 일자리를 더 많이 앗아갔다.


학력을 기준으로도 코로나 폭풍은 온도차가 심하다. 3~5월 국내 취업자 수는 총 106만3000명 줄었는데, 4년제 대학을 의미하는 '대학교' 졸업자는 이 기간 전년보다 오히려 19만7000명 더 취업했다. 취업자 수가 1000만명 안팎으로 규모면에서 대학교졸업자 집단과 가장 유사한 고졸자는 이 기간 취업자 수가 오히려 69만8000명 감소했다. 같은기간 초졸이하와 중졸자 집단에서도 뚜렷한 감소세가 나타난 것은 마찬가지다.


종사상지위별 취업자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가장 타격을 입은 근로자 유형은 임시근로자다. 임시근로자는 근무기간은 1년 이상으로 길지만, 계약기간은 1년 미만으로 짧거나 처음부터 임시직으로 계약을 체결한 '불안정한 일자리'를 말한다. 3~5월 임시근로자의 전년대비 취업자 수는 148만8000명이나 줄었다.


[일의 혁명]코로나 19는 양극화 촉매제…'내 일'이 사라졌다 세종특별시 도담동에 위치한 키오스크 설치 무인점포. 모든 제품에는 가격정포가 별도 표시 돼 있으며, 고객이 직접 물건을 골라 키오스크를 통해 계산하면 된다. CCTV를 곳곳에 설치한 이 점포에는 단 한 명의 직원도 상주하지 않는다. (사진=김현정 기자 alphag@)


◆나홀로 사장님이 대세= 고용통계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그 추이가 눈에 띄는 취업자 집단이 하나 있다. 바로 사태 이전과 마찬가지로 매달 10만명 이상 씩 증가하고 있는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이른바 '나홀로 사장님'이다. 3월에는 12만4000명, 4월에는 10만7000명, 5월에는 11만8000명이 늘었다. 이 숫자에는 혼자 창업을 시작한 경우와 종로구 커피숍의 김씨처럼 기존 고용원을 해고한 경우가 모두 포함된다. 5월 현재 나홀로 사장님은 421만7000명으로 2013년(5월, 422만8000명) 이후 7년만에 가장 많다.


반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작년과 비교해 3월 19만5000명, 4월 17만9000명, 5월 20만명 줄었다. 5월 수치는 1998년 12월 28만1000명 감소한 이래 21년5개월만의 최대폭 감소다. 직원을 두고 자영업을 하다가 일부 폐업한 사례를 제외하고, 상당수는 직원을 내보낸 뒤 혼자 일하게 됐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같은 기간 나홀로 사장님의 증가세와 임시근로자 수의 급감세가 이를 뒷받침한다.


매출 감소와 인건비 증가가 동시에 일어나는 상황에서 필연적일 수밖에 없었던 나홀로 사장님의 증가는 키오스크 보편화가 맞물려 앞으로도 훨씬 더 빨리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실제로 맥도날드, 롯데리아와 같은 대규모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 업체 뿐 아니라 동네 소규모 식당이나 커피숍, 마트 등에서도 최근 눈에 띄게 이용이 급증하고 있다. 비용 절감 뿐 아니라 주문 내용 및 순서입력 과정에서의 실수를 최소화하는 측면에서도 영업주들에게 환영받는 추세다. 심지어 아예 인력이 상주하지 않는 무인 매장도 시내 곳곳에서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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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비대면 서비스가 코로나19로 기술로 대체 가능한 저임금 일자리는 더욱 저임금으로 악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구정우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고용시장의 변화에 따라 경제적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라면서 "일용직, 서비스직, 여성 등 상대적으로 고용형태가 취약한 계층이 부정적인 영향을 더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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