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1분기 현금인출·입금액 11% 줄고
휴대전화결제 '페이나우' 3440만건 2배 늘어
[아시아경제 싱가포르 서주미 객원기자] 싱가포르가 현금 없는 사회 전환을 앞당기고 있다. '현금 없는 사회'는 싱가포르가 지향하는 스마트시티의 큰 축인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현금 사용 비중도 덩달아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2일 스트레이츠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싱가포르 최대 시중은행인 DBS의 올 1분기 현금인출과 입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줄었다. 싱가포르의 현금 거래 감소율은 2017년 이후 연평균 약 5%였는데 올해에는 감소폭이 평균의 2배에 달한 것이다.
현금 거래는 줄어든 반면 인터넷ㆍ모바일 등 디지털 거래는 급증했다. 싱가포르은행협회는 올 초부터 지난 4월까지 휴대전화 번호를 사용한 실시간 결제시스템인 '페이나우 거래'가 3440만건으로 지난해보다 거의 두 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정부기관과 기업 간 송금서비스 역시 같은 기간 60만건에서 300만건으로 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의 전자결제가 코로나19 시대에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을 의미한다. 글로벌 신용카드 업체인 비자카드의 최근 조사에서도 싱가포르의 모바일 결제 이용 소비자 비중은 지난해에 비해 12%포인트 증가한 56%에 달했다.
이와 함께 노동자 급여도 온라인으로 지급하는 사례가 증가했다. 싱가포르 내 외국인 노동자들은 기숙사에서 공동생활하며 코로나19의 주요 감염지로 떠올랐는데, 급여 지급을 위한 신규 계좌개설과 예치금이 이 기간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 은행인 POSB에 따르면 지난 4월 싱가포르 내 이주노동자들은 약 4만1000개의 계좌를 개설했다. 이는 한 달 평균 가입자 수의 3배에 달한다.
이런 변화는 싱가포르 정부가 바이러스의 추가확산을 막기 위해 고용주에게 외국인 기숙사에 거주 중인 노동자들의 급여를 전자지급하도록 의무화한 이후에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자국의 가족들에게 송금하거나 국제전화 선불카드를 충전하는 등의 일반적 거래를 비대면(언택트) 방식으로 가능케 했다.
이 밖에 식료품, 생활용품, 포장음식 등의 구매 과정에서 서로 간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모바일, 전자결제 비율 역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기존에 현금 결제를 고집하던 소규모 영세 상인들도 자발적으로 언택트 결제에 나서고 있다. 정부에서도 이들을 위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충격을 방지하기 위해 4번째 자금지원 패키지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고 전자결제 채택을 촉진하기 위한 긴급자금 5억싱가포르달러(약 4383억원)를 할당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지금 뜨는 뉴스
다만 전통시장 상인들의 평균연령이 60세 이상인 점을 감안할 때 디지털 결제 시스템을 비즈니스에 활용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이나 선행교육이 동반돼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싱가포르 서주미 객원기자 sor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