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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論]진정한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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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論]진정한 기부 조희진 법무법인 담박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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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라는 자영업자가 돼보니 세금이 무서운 걸 알겠다. 월급으로 살면서 원천징수했던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 변호사라는 직업의 지출 경비는 인건비 위주의 운영비가 주된 항목인지라, 세금을 합법적으로 덜 내는 방법 중 제일 좋은 것이 기부다. 연말정산 시 다른 항목에 비해 가장 버젓하게 세금을 환급받는 방법이 바로 기부금 소득공제이기 때문이다.


선진국일수록 세금을 많이 걷고, 탈세를 했다가는 꼼짝없이 대가를 치러야 한다. 서양에서는 "죽을 때 관을 팔아서라도 세금을 내고 죽어야 한다"는 말이 있는가 하면, "아침에 세무서 직원을 만나면 하루 일진이 좋지 않다"는 우스갯말도 있다. 세금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과 불만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통적이다. 세금을 안 낼 도리는 없으니 세금을 어떻게든 적게 내는 방법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된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 말씀이 있듯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선행을 남에게 알리고, 알려서 뭐라도 이득을 얻으려고 한다면 진정한 선행은 아니라고 보는 것 같다. 예전에는 교회에서 헌금을 하거나 사회복지시설에 작은 기부라도 하면 그 자체로서 만족이랄까, 최소한의 의무를 했다고 자랑할 일은 아니었다.


언제부턴가 나는 기부를 하면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 영수증을 발급해 주냐고 묻게 된다. 내가 묻지 않아도 기부받는 쪽에서 친절하게 안내를 해준다. "기부하셔도 완전한 손해는 아닙니다. 세금을 환급받으실 수 있으니까요." 나를 비롯해서, 적어도 우리나라 국민 중 많은 사람이 기부를 하고 기부금 영수증을 받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은 드물 것 같다.


어떤 인터넷 자료를 보니 조선시대 중산층의 기준에 이런 항목이 있었다. 두어 칸 집에 두어 이랑 전답이 있고, 겨울 솜옷과 여름 베옷 각 두어 벌이 있을 것. 의리를 지키고 도의를 어기지 않으며 나라의 어려운 일에 바른 말 하고 사는 것.


반면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중산층의 기준은 소득 정도, 거주 아파트 규모 등 소득과 연관된 조건들이라고 한다. 서양의 경우에는 국가마다 다르지만 외국어 구사, 악기 연주, 불의·불평·불법에 의연히 대처할 것, 사회적 약자를 도와야 할 것 등등 항목을 기준으로 삼는다고 하니, 서구 선진국에서는 기부를 어느 정도 하느냐가 중산층의 요건 중 하나인 것 같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이라는 명목으로 전 국민에게 일정액의 돈을 지급하면서 이를 다시 기부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번에 기부를 하면 연말정산 시 세금공제 혜택을 받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정부로부터 돈을 지원 받아서 이를 기부하는 것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기부행위에 해당하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기부하지 않을 경우 나중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기부하게 되면 그 돈이 다시 어떻게 쓰일지 모르기 때문에 차라리 고통받는 자영업자들에게 직접 소비하는 것이 긴급지원금의 취지에 더욱 합당할 것이라는 주장을 펴는 사람도 있다.


1997년 말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가 터졌을 때 외채를 갚기 위해 국민 금 모으기 운동이 일어났었다. 국민은 장롱 속에 있는 금붙이까지 내다 팔았고 결국 국가위기를 극복했다. 그 당시 많은 국민이 스스로를 대견스럽게 생각했고 자부심을 느꼈다. 왜 그랬을까? 그것은 자발적 행위였으며, 지원을 받아서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재산을 내놓은 것이었으며, 또한 어떠한 유무형의 대가를 바라고 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진정한 의미의 기부행위였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정부지원금을 다시 기부하는 행위도 이러한 모양새를 갖춰주면 좋겠다. 그래야만 국민이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는 데 나도 한 힘을 보탰다는 자부심이 생기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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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진 법무법인 담박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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