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준공되며 아현뉴타운 시대를 개막한 ‘래미안공덕5차’에 부동산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216대책 이후 최근까지도 연달아 신고가 경신 소식이 나오는 반면, 1216대책 이전 17억원대로 평가받던 매물이 15억원 미만에 거래되는 등 비슷한 시기 같은 단지에서 ‘모순된 현상’이 빚어진 까닭이다.
정부의 1216대책 및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아파트 시장을 주도하던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구)와 강북3구(마포ㆍ용산ㆍ성동구)의 상승세는 한풀 꺽였다. KB부동산리브온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 매매 전망지수는 99를 기록했다. 이 지수가 100 미만으로 내려간 것은 9개월만의 일이다.
이런 상황에도 아랑곳없이 래미안공덕5차는 종전 실거래 최고가를 계속 갈아치우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의하면 작년 12월 하순 이 아파트 전용 59㎡ 매물은 11억8000만원(12층)에 거래됐다. 마포구 아파트 중 1216대책 이후 처음으로 신고가를 경신한 것이다. 그 후로도 동일 평형 매물이 지난 1월 초순 11억9500만원(9층), 1월 중순 12억1000만원(11층), 2월 하순 12억1700만원(9층)에 팔렸고, 3월 초순 저층 매물마저 12억2000만원(3층)에 거래되며, 침체된 시장 분위기에서도 매 거래마다 최고가를 경신했다.
현재 래미안공덕5차에서는 신규 매물이 거의 나오지 않고 있으나, 면적별 매매가는 로얄층 호가 기준 ▲ 전용 59㎡ 12억7000만원 전후(이전 실거래가 12억2000만원, 올해 3월 초순) ▲ 전용 84㎡ 15억1000만원 전후(이전 실거래가 14억2000만원, 작년 12월 초순) ▲ 전용 114㎡ 17억3000만원 전후(이전 실거래가 15억8000만원, 작년 11월 중순)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반면 1216대책 이후 래미안공덕5차 전용 114㎡ 저층 급매물은 시세보다 상당히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마포구 공덕동에 자리한 이 아파트 전용 114㎡ 세대는 마포대로 및 다양한 편의시설에 가까운 평지에 자리해 시장에서 ‘입지가 매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럼에도 지난 1월, 17억원 이상으로 평가받던 매물이 15억원 미만인 14억8000만원(1층)에 팔린 것이다. 전용 59㎡와 전용 114㎡의 실거래가는 불과 2억6000만원까지 좁혀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래미안공덕5차의 연속적 신고가 경신과 중대형 급매물 매도 소식이 한동안 거래가 뜸해진 마포구 주변 단지들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인근에서 부동산 투자 및 이와 관련된 사기ㆍ횡령ㆍ배임 등의 사건을 다뤄온 ‘법률사무소 재율’의 금윤화(37, 변호사) 대표는 “마포구의 대표적 인기 단지인 래미안공덕5차의 15억원 미만 소형 평형 거래 상황을 보면 핵심지 주요 단지들에 대한 시장의 에너지는 여전히 살아있는 듯 하다”면서도 “1216대책으로 대출이 전면 금지된 15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시장은 당분간 시세 부침을 거듭하며 불안정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임소라 기자 mail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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