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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179> 지방 조직의 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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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179> 지방 조직의 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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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매일 식사를 통하여 공급하지만, 어떤 사정으로 1주일 이상 식사를 못하고 물만 마시더라도 큰 문제가 생기거나 건강을 해치지 않는다. 다시 식사를 할 때 아주 적은 양에서 출발하여 양을 조금씩 늘려 정상적인 식사로 돌아가면 줄어든 몸무게는 쉽게 회복되고, 건강은 더 좋아지기도 하기 때문에 매년 한 번 정도 일부러 금식하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상당 기간 식사를 하지 않아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은 몸에 비축해 둔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인데, 우리 몸은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한다. 새로운 에너지가 공급되지 않을 때 대체로 간과 근육에 저장하고 있는 글리코겐과 근육 속의 단백질의 일부를 분해하여 이삼일 정도 사용하고, 다음으로 지방 조직에 저장하고 있는 지방을 사용한다.


흔히 체지방으로 알려진 지방 조직은 대부분 지방세포들로 이루어진 느슨한 결합 조직으로 수많은 신경과 혈관이 포함되어 있다. 온몸에 분포하고 있는데, 주로 피부아래(피하지방)와 내장기관 주변(내장 지방), 근육 사이, 골수 안, 유방 조직 안에 많다. 지방의 형태로 에너지를 저장하고 있다가 에너지가 공급되지 않을 때 방출하며, 몸을 보온하고, 쿠션기능도 한다.


요즘 배터리의 부피와 무게는 줄이고, 충전량은 늘리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한데, 지방 조직은 에너지 비축기능을 훨씬 효율적으로 수행한다. 탄수화물과 단백질 1g으로 각각 4칼로리의 에너지를 생산하는데, 지방 1g으로는 9칼로리의 에너지 생산이 가능하여 비축 효과가 높다. 일시적인 저장 기능은 탄수화물이 수행하고, 대부분의 저장 기능은 지방이 수행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지방 조직에 축적되는 지방은 음식에서 오거나 지방 조직에서 우선적으로 만들어지며 간에서도 만들어진다. 지방 조직이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호르몬 신호를 받으면, 저장되어 있는 중성지방을 분해하여 지방산과 글리세롤을 만들어 필요한 장기와 조직에 보낸다.


식사를 못할 때 비축된 지방으로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보통 100,000칼로리 이상 공급할 수 있는데, 이는 하루 2,500칼로리를 소비하는 성인 남성이 40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한 번 충전하여 얼마나 사용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품질을 판단하는 휴대폰이나 전기자동차의 배터리와 비교하더라도 일상생활에서 부족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충분한 수준이다.


극심한 영양실조와 같은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지방 조직이 가지고 있는 지방만으로 한 달 이상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지방의 저장량을 더 늘릴 필요는 없다. 현실은 어떨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방 저장량이 부족하여 건강을 해치는 경우는 별로 없으며, 오히려 너무 많이 저장하여 비만이 많기 때문에 비만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에너지 비축 차원에서만 보면, 웬만큼 더 비축하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문제는 지방 조직의 에너지 비축 기능이 아닌 다른 기능에서 생긴다. 지방 조직은 대사 항상성을 조절하는 다수의 생물학적 화합물을 합성하는 내분비 기관의 역할을 헌신적으로 수행하는 것으로 최근 밝혀졌는데, 비만은 이 기능을 혼란시킨다.


렙틴이나 아디포넥틴과 같은 지방 조직이 만들어내는 광범위한 호르몬과 사이토카인(면역 세포가 분비하는 단백질)은 포도당 대사, 지질 대사, 염증, 혈액 응고, 혈압 및 섭식 행동에 관여하여 근육과 간, 혈관 및 뇌를 포함한 많은 장기와 조직의 대사 및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데, 비만은 호르몬과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혼란시켜 2형 당뇨병이나 고혈압과 고지혈증, 심근경색, 뇌졸중을 포함한 각종 혈관질환의 원인이 된다.


지방 조직의 헌신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비만이 원인이 되는 각종 질병을 예방하고 치유하기 위해서는 비만을 반드시 개선해야 하는데, 핵심은 에너지의 섭취를 줄이고, 소비는 늘리는 방향으로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다. 에너지의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는 식생활을 건강식으로 개선하고(생명이야기 63편 참조), 에너지 소비를 늘리기 위해서는 신체활동을 활발하게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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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독립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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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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