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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의 도시순례] 영화 '기생충' 그리고 메가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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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의 도시순례] 영화 '기생충' 그리고 메가시티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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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사회적 양극화, 부익부빈익빈, 1대99 등의 표현은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 일부에게 부가 편중되는 현상은 전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문제인식은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되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격찬을 받는 이면에는 이러한 양극화에 대한 공통된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1995년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에서는 원시 자연상태에서 경제시스템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작동하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자원이 불균등하게 분포한 가상의 설탕세계를 만들고 이곳에 각기 다른 능력을 갖춘 250명의 행위자들을 무작위로 분포시킨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 시뮬레이션의 결과는 놀랍게도 처음에는 중간층이 상당수를 차지했던 부의 분포가 시간이 갈수록 소수에게 부가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났으며, 최종적으로는 20%가 전체 부의 80%를 소유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부의 편중과 양극화는 숨겨진 자연의 보편적 원리일지도 모른다.


재미있는 점은 공간적으로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2018년을 기준으로 전세계 인구의 55.3%는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넓은 땅이 존재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지구 전체로 보면 약 2%의 공간에 몰려 사는 것이다. 다른 의미에서 보면 도시가 차지하고 있는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70%가 불과 2%의 면적에 몰려있는 것이다. 유엔(UN)은 도시에 거주하는 인구비율은 2030년에는 60%까지 높아질 것이며, 전체 인구의 3분의 1은 인구 50만 이상의 도시에 거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준영의 도시순례] 영화 '기생충' 그리고 메가시티


2000년의 경우 전세계에서 100만 이상의 인구가 거주하는 도시는 371개였다. 그러나 2018년에 이르자 548개로 증가했으며 2030년에는 706개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가운데 인구 1000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곳들을 가리켜 거대도시 또는 메가시티로 분류하는데 이러한 메가시티도 2018년 33개에서 2030년에는 43개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의 증가는 단순히 도시의 숫자가 늘어나는데 그치지 않고 소수의 대도시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현상을 가져온다.


사회양극화ㆍ부익부빈익빈 등 편중현상, 공간적으로도 나타나
2018년 기준 전 세계 인구 55.3% 도시거주…지구 약 2%면적
인구 100만 이상 메가시티, 2018년 33개서 2030년 43개로 증가 전망

새롭게 등장하는 대도시 대부분은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위치하고 있다. 2018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메가시티는 일본의 도쿄도로서 3700만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는데 2030년이 되면 인도의 델리가 인구 3900만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메가시티로 성장할 것이며, 방글라데시 다카가 2800만, 콩고민주공화국의 킨샤샤가 2200만으로 전세계 10대 메가도시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대도시의 성장은 주택의 부족, 범죄의 증가, 교통혼잡, 무질서한 도시의 확산 등 각종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것을 지난 200년간 우리는 경험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이런 도시로 더 많이 찾아오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에 따라 정보교류가 더 빠르게 이루어지면서 강해지고 있다. 부의 편중과 마찬가지로 대도시로의 집중 역시 어쩌면 자연에 숨어있는 본질적인 현상일지도 모른다.


도시화의 진전은 부작용도 있지만 경제성장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도시화 수준이 10% 높아질 때마다 국가의 1인당 생산성은 30% 높아진다. 산업혁명 이후 선진국의 경제성장의 상당수는 도시화의 진전으로 설명될 수 있다. 도시화율이 이미 높아진 국가의 경우 경제성장률을 높이는데 쓸 카드가 부족해진 반면 아직 도시화율이 낮은 국가의 경우 많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돌이켜보면 우리 역시 지난 1950년 이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전쟁으로 폐허가 됐지만 사람들은 농촌을 떠나 서울과 대도시로 몰려들었다. 몰려드는 사람들을 보면서 사람들은 '뭘 하면 할수록 사람들이 더 오니 그냥 놔두는게 최상책'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으며, 이러한 생각은 실제 1960년대 초 윤치영 서울시장이 "서울에 뭔가를 하면 사람들이 더 몰려오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최선"이라는 발언을 함으로서 구체화되기도 했다. 만약 그 이후 정말 윤 시장의 발언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대로 놓아두었으면 수도권 인구증가는 완화되고 대한민국은 균형발전을 할 수 있었을까? 아마 아닐 것이다.


[최준영의 도시순례] 영화 '기생충' 그리고 메가시티

윤치영 서울시장 후임이었던 김현욱 시장부터 정반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문제를 피하지 않고 어떻게든 해결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길을 뚫고, 다리를 놓고, 육교와 지하도를 만들고 아파트를 건설했다. 그 와중에 수많은 논란과 사고가 있었고, 강압과 무리가 뒤따랐으며 많은 희생과 큰 비용이 들어갔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과 응전이 있었기에 서울은 무질서와 혼잡을 뛰어넘어 복잡성이 가져다주는 이익을 누리면서 성장할 수 있었고, 이와 함께 대한민국을 성장시킬 수 있었다.


도시화수준 10%높아지면 1인당 생산성 30%증가
韓 도시화율 92%로 세계 최고 수준…소중한 자원

자연의 법칙은 인간이 어찌할 수 없다고 체념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람의 노력과 투자는 그러한 법칙이 가져다주는 결과들을 완화시키고 최소화시킬 수 있다. 태풍은 사람이 지구상에 존재하던 그렇지 않던 불어올 것이지만 적절한 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할 경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부의 양극화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체념하지 않고 사람들은 사회주의와 같은 새로운 이념과 제도를 만들어내 실천에 옮겼으며, 이 과정에서 등장한 누진세, 복지제도 등의 제도들은 상당부분 이러한 문제를 완화할 수 있었다. 물론 하나의 제도가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지는 없었으며, 과거 성과를 보였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그러한 노력과 정책의 효과는 미약해지곤 한다. 그때마다 과거의 방식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새롭게 들여다보고, 해결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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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경우 도시화율은 세계 평균인 54% 수준을 훌쩍 넘는 92% 수준에 이르러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기존의 도시를 한 단계 더 고도화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만든다면 경제성장의 측면에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줄 수 있을 것다. 도시의 성장과 인구의 집중은 극복해야할 문제가 아닌 잘 활용해야 하는 소중한 자원인 것이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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