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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보다 나쁘다" 프듀조작에 분노하는 밀레니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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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신년기획 - 세대공존, 함께 만드는 사회]
<1>공정사회…프듀 조작을 대하는 자세

"조국보다 나쁘다" 프듀조작에 분노하는 밀레니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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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2019년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핫'했던 키워드는 뭘까요. 아마도 '공정'이 아닐까 싶은데요. '조국' 이야기를 하는 거냐고요? 아닙니다. 2030 밀레니얼에게는 조국 이슈보다 더 뜨거웠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이하 프듀) 조작입니다. 믿고 열광했던 '공정 시스템'이 기성세대 손에 놀아난 것을 확인한 밀레니얼은 분노했습니다. 그들은 직접 진상규명위원회를 조직하고 문제 제기에도 나섰습니다. 더 나아가 기성세대가 견지해온 커다란 사회 가치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 사건은 밀레니얼의 어떤 '코어'를 건드린 것이었을까요. 좀 더 솔직하고 깊숙한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봅니다.


"조국보다 나쁘다" 프듀조작에 분노하는 밀레니얼

"조국보다 나쁘다" 프듀조작에 분노하는 밀레니얼



Q. 이게 그렇게 분노까지 할 일이야?
A. 당근. 어린 친구의 꿈을 어른이 짓밟은 추악한 사건이라고. 조국보다 더 나빠!


-프듀 사건을 처음 접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어?

▲조쉬= 처음에 팬들이 투표 수 조작 근거들을 게시판에 올리는 걸 봤는데, 그 방식이 엄청 허술한 거야. 한마디로 어이가 없었지.


▲캣대디= 연습생들이 안타깝고 불쌍했어. 기성세대로부터 상처받은 건 사회생활도 시작하지 않은 친구들이잖아.


▲훈녀= 이건 연습생들의 열정과 간절함, 시청자의 믿음과 응원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생각해.

└Re:뚜뚜= 나도 그래. 희망과 노력이 짓밟혔다는 게 너무 화가 났어.


▲마포구상남자= 어느 정도 예상한 부분이긴 했지. 프로그램 파급력은 커지고 애초에 연습생을 수단으로 하는데 소속사와 PD와의 유착관계는 불가피한 것 아니었을까.

└Re:조쉬= PD가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겠다고는 생각했어. 하지만 그런 거하고는 별개로 접대 같은 게 이뤄졌다는 거 아냐. 어린 친구들 꿈을 담보로 접대나 받고 다녔다는 사실이 그저 더러워.


-프듀라는 프로그램 자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했어?

▲조쉬=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친구들의 노력이 멋지고 예뻐서 보기 시작했어. 슈퍼스타K나 댄싱9같이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을 만든 PD(현재 구속)가 맡아서 기대도 컸고.

└Re:캣대디= 연습생들 보면서 정말 열심히 사는구나, 자기반성도 했어. 저들은 꿈을 위해 밤을 새우고 열정을 쏟는데 나는 뭐 하고 있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Re:마포구상남자= 나도 동감. 큰 관심은 없었지만 확실한 성장을 보증받는 긍정적 프로그램으로 생각했지.


▲훈녀= 난 좀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이렇게까지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나 회의감 같은 거 말이야. '악마의 편집'이라고도 했잖아. 자극적인 방향으로 편집되고 시청률이나 화제성을 얻는 하나의 수단이 된 거 같아 안타까웠어.



Q. 조작 이전 투표 수, 이제라도 공개해야 할까?
A. 진실을 위해선 공개하는 게 맞지!


-긍정적ㆍ부정적 의견이 모두 나왔네. 물론 조작이란 게 드러난 이후에는 긍정적 부분도 다 물거품이 된 거 같고. 일부에서는 조작 전 투표결과를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던데?

▲훈녀= 무조건 이뤄져야 할 절차겠지.

└Re:뚜뚜= 나도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해.


▲마포구상남자= 동의하지만 피해자에게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해.

└Re:조쉬= 진실을 위해선 공개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미 억울하게 탈락한 친구들이 또 상처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조심스러워. 공개된 순위로 데뷔를 시켜줄 것도 아니잖아.


-프듀 사태가 우리 사회에 던진 메시지는 뭐라고 생각해?

▲조쉬= 개천에서 용 나는 시절은 정말 끝난 것 같아. 좋은? 아니 로비를 잘하는 기획사를 만난 친구들과 아닌 친구들의 차이, '될놈될 안될안(될놈은 되고 안 될 놈은 안 된다)'이라는 말도 있잖아? 자기소개하기도 전부터 데뷔가 확정된 사람이 있었다는 것 자체가 충격이야.


▲뚜뚜= 어른들의 비열함을 선명하게 보여준 것 같아.


▲마포구상남자= 기존 매체에 대한 신뢰도 많이 떨어질 것 같아. 애초에 투표 참여자를 '국민 프로듀서'라고 지칭하면서 공신력 높은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었는데, 그 때문에 무너진 신뢰도는 더욱 크지.


▲캣대디= PD는 물론이고 제작에 가담한 기성세대들은 연습생을 마치 자기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존재라고 본 것 같아. 심지어 성적 대상으로도 이용했고. 기성세대가 우리 청년을 '대체 가능한 대상' '얘 아니면 다른 애 쓰면 되지' 이런 생각으로 대하는 데, 그런 가치관이 프듀에도 정확히 반영된 거지.



Q. 우리 사회는 과연 공정할까?
A. 아직은 먼 것 같아….

-오디션은 '공정경쟁'의 상징이었잖아. TV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취업이나 입학 같은 '공정경쟁 시스템'이 송두리째 흔들린 것 같아.

▲훈녀= 취업비리ㆍ입시비리 등 많은 부패가 확인되고 있는 와중에 이런 사건까지 발생했으니 시스템에 대한 불신은 더해질 수밖에.

└Re:마포구상남자= 공감. 공신력을 잃었다고 생각해.

└Re:뚜뚜= 그래도 연예기획사들은 계속 오디션과 경쟁 시스템을 거쳐 연습생을 뽑겠지.


▲캣대디= 난 시스템 문제로 봐. 경쟁은 필요하지만 그 과정이 공정하게 돌아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봐.

└Re:조쉬= 30년이 넘은 전국노래자랑도 매번 새로운 참가자가 있어. 훌륭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주목을 받고,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자리가 사라진다면 그건 또 아쉬울 것 같아. 상처 나고 곪은 부분이 반드시 치료되길 바라는 마음이야.


-사실 정말로 너희들에게 묻고 싶었던 건 이거야. 우리 사회, 언제쯤 공정해질까? 공정해질 수는 있을까?

▲뚜뚜= 흘린 땀만큼 노력을 인정받고, 그에 걸맞은 결과를 얻는 게 더더욱 힘들어지는 것 같아.


▲캣대디= 아직은 멀었다고 생각해. 이번 사건이 그것을 증명했고.


▲마포구상남자= 부가 부를 낳는 시스템의 존재를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라고 봐. 프듀는 조국 사태로 들춰진 대학 입시나 부정 취업 사건들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일이라고 봐.


▲훈녀= 제도적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공정함을 갖추기 위한 것들이 마련돼있지만,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들이 없어지지 않는 한 불공정한 측면도 불가피하다고 생각해.


▲조쉬= 다수의 공정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있더라도 일부에 의해 불공정이 발생하는 건 어쩔 수 없겠지. 그래도 많은 사람의 관심으로 세상은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봐. 공정한 사회가 되도록 계속 노력하고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아.



"조국보다 나쁘다" 프듀조작에 분노하는 밀레니얼 엠넷(Mnet) '프로듀스X 101' 안준영 PD와 관계자들이 생방송 투표 조작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은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위 따옴표

밀레니얼 세대 특성 집약된 프듀사태

아래 따옴표

'당신의 소녀(소년)에게 투표하세요.'


2016년 1월22일. 케이블 채널 엠넷(mnet)을 통해 '프로듀스 101(프듀)' 시리즈의 첫 편이 방송됐다. 가수 연습생 101명을 모아놓고 시청자 투표를 통해 상위 득표자를 데뷔시켜주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으로 데뷔한 걸그룹ㆍ보이그룹은 큰 인기를 얻었다. 시즌 1의 아이오아이, 시즌2의 워너원, 시즌3의 아이즈원 등은 데뷔와 함께 각종 앨범 판매기록 등을 갈아치웠다.


그러나 2019년 시즌4 방송 이후 2030 밀레니얼세대들이 주로 활동하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투표 조작 의혹이 퍼졌다. 득표 수가 일정 상수의 배율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자 진실규명 목소리는 커졌다. 결국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제작을 총괄한 프로듀서 안준영ㆍ김용범씨가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은 그 윗선의 개입이 있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파장은 컸다. 관련 기사 댓글의 60%는 밀레니얼세대들이 작성했다. 어린 연습생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은 제작진과 엠넷 운영사 CJ ENM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뤘다. 아이디 'puru***'는 "CJ와 엠넷은 피해를 입은 연습생들에게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적었고, 아이디 'remi***'는 "그룹 멤버들에 대한 2차 피해를 막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을 대하는 밀레니얼세대들의 모습은 기성세대와는 사뭇 달랐다.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직접 투표조작 근거를 들며 의혹을 제기했고, 진상규명위원회를 자발적으로 구성했다. 부당하다고 느낀 사안에 대해선 직접 행동에 나선 것이다. 어릴 적부터 인터넷 환경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의 특성은 이슈의 파급력과 영향력을 효과적으로 증폭시켰다. 이처럼 프듀 조작사태의 전개 과정에는 밀레니얼세대가 가진 여러 특성이 집약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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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팀=지연진 팀장, 이관주ㆍ유병돈ㆍ정동훈ㆍ이승진ㆍ이정윤 기자





특별기획팀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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