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올드보이 잇단 등장…통일부 "북미협상 앞두고 기존 입장 강조"

"기존의 '새로운 셈법' 계속 강조하는 것"

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한때 북·미 대화를 총괄했으나 이제는 자리에서 물러난 북한의 '올드보이'들이 최근 대미 메시지를 잇따라 발신하는 것과 관련해 통일부는 북한이 북·미협상을 앞두고 기존의 입장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19일 평가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과 김계관 외무성 고문 등의 담화가 계속 나오고 있다"면서 "연말 협상시한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담화가 계속 나오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영철 위원장이 19일 새벽 발표한 담화의 배경을 묻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북한이 지금까지 강조해왔던 셈법에 대한 기존 입장을 좀 더 강화하고 있다"면서 "북·미대화를 앞두고 자신의 입장을 강화하며 계속 얘기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북한이 연속적으로 내놓는 담화에 대해 "내용적으로 기존의 '새로운 셈법'을 요구하는 입장과 다를 바 없다"면서 "최근 기조의 연장선상에서 입장을 강화하는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

이 당국자는 "북한이 얘기하는 '대북 적대시 정책의 철회'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라면서 "북·미협상의 역사만큼이나 길고 오래된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측이 얘기하는) '생존권·발전권을 저해하는 장애물' 이런 것들을 모두 '대북 적대시 정책'이라는 범주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면서 "새로운 셈법을 요구하는 북한 측의 요구, 그런 기존 요구 강화하는 차원에서 김계관의 담화나 김영철의 담화를 사용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북한이 금강산 내 남측 시설의 일방 통보를 시사한 최후통첩 이후 정부의 대응을 묻는 질문에는 "통일부 장관-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의 간담회, 금강산 관광 사업자 간담회 등을 통해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게 정부의 입장"이라며 "그 이후에 (이 문제와 관련해) 새롭게 진전된 상황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간의 입장 차가 아주 크다"면서 "이 상황에서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영철 위원장은 19일 새벽 담화에서 미국을 향해 대북 적대정책 철회 전까지 비핵화 협상은 "꿈도 꾸지 말라"고 밝혔다.

김계관 고문은 18일 미국을 향해 "진정으로 우리와의 대화의 끈을 놓고 싶지 않다면 우리를 적으로 보는 적대시 정책부터 철회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