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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사회주의' 표현 그만" 한목소리…"복수의결권 허용시 총수 재계지배 영속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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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사회주의' 표현 그만" 한목소리…"복수의결권 허용시 총수 재계지배 영속화"(종합) 왼쪽부터 김중혁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부학장, 나현승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나현철 중앙일보경제연구소 부소장, 박유경 APG(네덜란드 공적연금운용공사) 아시아 책임투자 ·지배구조 이사, 안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시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이창민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교수(사진=문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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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1976년 피터 드러커가 '사회주의 관점에서 생산수단의 진정한 오너(Owners)는 근로자뿐이라 한다. 그렇다면 이들 근로자는 연기금 펀드의 진정한 자본가(capitalists)기 때문에 이 논리대로라면 경제는 근로자의 이익을 늘리는 쪽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연기금펀드 사회주의(Pension fund socialism)'란 말을 쓴 것이 아직도 '관치'를 뜻하는 '연금사회주의'라는 표현으로 잘못 쓰이고 있다."(박창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10년 전에도 이 같은 주제의 논의가 진행됐는데 오늘도 심각하게 이를 논하는 사실은 투자자로서 참담하다. 오늘까지만 얘기하고 '연금사회주의' 얘기는 안 했으면 좋겠다."(박유경 APG(네덜란드 공적연금운용공사) 아시아 책임투자·지배구조 이사)


8일 서울시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개최된 '국내기업의 지배구조 주요 이슈와 정책방향'에 참석한 패널들은 정부와 정치 권력이 연금기금을 이용해 기업을 옥죄고 시장을 좌지우지한다는 뜻이 담긴 '연금사회주의'란 표현을 오늘부로 그만 써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앞으로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의무공개매수 제도 등을 도입할 필요는 있지만, 복수의결권을 기업에 허용할 경우 총수의 지배를 영속화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적극적 의결권 행사지침) 시행을 통해 자본시장 건전성이 다소 높아졌지만, 여전히 정부로부터의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의심이 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금기금 내부 통제를 강화하려면 원칙적으로 미래의 납세자(잔여 청구권자)가 이사회를 통제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봤다. 차선책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이사회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민간 상근전문위원을 지정할 때, 수탁자책임위원회가 지명한 민간전문가로 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위추위가 시행령 자격요건을 갖춘 20~30인가량의 후보군을 확정해 기금위원장인 보건복지부 장관에 추천하면 기금위원장이 비상근 기금운용위원과 협의해 후보군 중 9인의 위원을 정해 위촉하는 방식을 대안으로 들었다. 장기적으로는 기금위를 전문가 조직으로 개편하기 위해 독일식 이원이사회 체제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우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미 경영권 방어용 전환우선주 등이 한국에 이미 도입돼 있어 기업 경영권과 지배권 인수 위협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과거 소버린의 SK이노베이션(옛 SK), 칼 아이칸의 KT&G, 엘리엇의 삼성물산현대차 등에 대한 주주행동주의도 대부분 실패했다고 밝혔다. 경영권 위협이 아닌 주주행동주의(shareholder activism) 행위의 일환이었을 뿐이란 설명이다.


김 교수는 기업 경영진 내부 지분율이 워낙 높고(2019년 총수 공시대상 기업 평균 57.5%), 정관상 경영권 방어수단이 워낙 많으며(임원해임요건 강화, 황금낙하산, 이사 수 상한, 전환우선주, 의결권 배제 주식 등), 공개매수나 위임장 대결 상 소액주주와 행동주의 펀드 등의 어려움 등이 존재하는 만큼 기업에 경영권 위협을 가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정리했다.


오히려 복수의결권을 기업에 허용해주면 총수들의 지배권을 영속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개혁연구소에서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통해 기업 총수들의 사익 편취도를 계산해보니 지금도 경영권 프리미엄 부과율은 49~68%나 되는 실정이다.


포이즌 필에 대해서도 미국, 일본, 프랑스, 캐나다 등 4개국에 불과한 만큼 "전혀 글로벌 컨센서스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포이즌 필을 시행 중인 미국의 경우 거의 모든 기업과 블랙록 같은 세계적인 패시브펀드에 헤지펀드의 액티비스트(activist)가 주주행동(engagement)를 하기 때문에 총수 지분율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한국의 사정과 많이 다르다"고 알렸다.


벤처기업에 한해 차등의결권을 도입하는 안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김 교수는 "정부 발표대로 (허용 후) 나라의 경제가 성장하고, 고용이 창출한다는 증거를 아직 찾지 못했다"며 "앞으로 벤처기업 오너가 지금의 '총수'처럼 돌변할 수 있으며, 기존 대기업들이 형평성 논란을 주장할 경우 정부가 견딜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패널토론 연사로 참여한 박 이사를 비롯해 나현승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이시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이창민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등은 '연금사회주의'란 표현과 기업에 대한 복수의결권 허용 등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표했다.


박 이사는 "주주평등 원칙에 입각해 인수자가 기존 지배주주로부터 일정 지부 이상 매입하면 소액주주에 의무적으로 같은 값에 공개매수를 제의하는 '의무공개매수제'를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며 "이미 글로벌 투자은행(IB)의 홍콩과 싱가포르 본부에선 한국 담당자를 빼고 미국 혹은 중국 등에서 데이 트레이딩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삼성전자 외 주식에 투자하기를 꺼린다. 여기에 복수의결권까지 기업이 쥐게되면 외국인투자가의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는 더 위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 부교수는 "차등의결권 논의의 핵심은 '소유와 지배의 괴리'인데 국내 기업들은 이미 계열사의 지분을 통해 자기 지분 대비 훨씬 많은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는 만큼 차등의결권 도입을 적극 추진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차등의결권을 통해 지배권을 더 강화하면 사익편취를 심화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어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연금사회주의'란 표현이 정치로부터 국민연금이 독립돼야 한다는 차원에서라면 경청해야 할 의견"이라면서도 "그 논리가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를 하지 않도록 하는 근거는 아닐 것이다. 주주권을 보호하면서 독립성을 갖출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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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서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배구조의 핵심 3단계는 내부통제와 외부주주규율, 사법제도"라며 "이 가운데 이사회 중심의 '내부통제'와 '사법제도' 등 개혁이 어려우니 주주행동주의를 시행해 기업 지배구조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 연구용역을 주관했던 인물이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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