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설주, 4개월째 공개 석상서 안 보여
올해 현재까지 김정은 위원장 최다 동행자
조용원-김평해(16회)-최룡해·김여정(15회) 순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남편인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올해 6월까지 활발한 대내외 활동을 보였던 리설주 여사가 넉 달 가까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올해 김 위원장 곁에서 가장 자주 포착된 사람은 조용원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올해 29차례 김 위원장을 수행했다.
20일 현재 북한 매체들의 보도내용을 종합해보면 올해 상반기 리 여사는 지난 1월 7∼10일 김 위원장과의 방중 일정을 시작으로 총 6차례 공개행보에 동행했다.
2월 8일 건군절 71주년 경축공연을 관람하고 4월 16일 신창양어장 현지지도에 함께했다.
지난 6월 들어서는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2일)과 대집단체조·예술공연 '인민의 나라' 개막공연(3일) 관람에 이어 20∼21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내외의 첫 국빈방문 기간 모든 공식일정에서 '안주인'으로서의 역할과 위상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그러나 시진핑 방북을 끝으로 벌써 122일째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물론 이 기간 김 위원장의 행보가 대부분 미사일 시험방사 등 무기개발 현장방문과 같은 비교적 '무거운' 정치·군사 일정에 집중됐던 만큼 동행이 여의치 않았을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리설주 여사가 한 달 이상 남편의 공식행보에 함께하지 않은 것은 최근 흐름을 보면 다소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 매체들이 리 여사에게 '여사'라는 호칭을 사용하기 시작한 지난해의 경우 최소한 월 1회 이상은 그의 동행이 언급됐다.
최근 몇 년 사이 남북, 북·중 정상회담을 비롯한 다양한 국제무대에서 한동안 '부부동반' 행보를 공식화했던 김 위원장이 갑자기 '단독행보'로 전환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리 여사는 지난 2016년에도 약 9개월간의 두문불출 끝에 모습을 드러낸 바 있는데 당시 임신·출산설을 비롯한 다양한 가능성이 거론됐다.
'퍼스트레이디'의 공백이 장기화하는 동안 김정은 위원장의 친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김 제1부부장은 리 여사가 불참한 김일성 주석 추모행사를 비롯해 최근에는 무기개발 시찰 등에서도 동행이 확인된 바 있으며, 지난 16일 백두산 등정 보도에서도 김 위원장의 바로 옆자리를 지키며 '백두혈통'의 위상을 뽐냈다.
올해 현재까지 김 위원장을 가장 많이 수행한 인물은 조용원 제1부부장이다.
통일부 북한정보포털의 '김정은 위원장 수행자 분석' 자료에 따르면, 조 제1부부장은 올해 29회 김 위원장을 수행했다. 그는 지난해 총 51회로 최다 수행자로 기록되기도 했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조 제1부부장에 대해 "북한을 실제로 조종하는 비선실세"라고 평가한 바 있다. 태 전 공사는 2017년 1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에서) 실제 힘이 있느냐 없느냐는 국가 서열 몇 번째냐가 아니다. 조직지도부 부부장·과장들이 북한 사회 전반을 통제하고 운영한다. 실제로 뒤에서 조종하고 목 치는(숙청하는) 이런 사람들은 언론에 나오지 않는다. 조용원은 비선 실세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 제1부부장 다음으로 김 위원장을 자주 수행한 인물은 김평해 노동당 부위원장(16회)이다. 이어 김여정(15회),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15회), 오수용 노동당 부위원장(14회) 순이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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