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탄핵 추진"…트럼프 "마녀사냥" 반발(종합)

미국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24일(현지시간) 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여부를 묻기 위한 조사를 개시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 출처= 로이터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미국 민주당이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를 개시하기로 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전화해 정적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의 부패 혐의를 조사하라고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과 관련한 탄핵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당 주요 간부들과의 회의를 마친 후 이같이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기자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헌법을 심각히 위반한 것"이라면서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 등 민주당 지도부들은 그동안 국론 분열ㆍ여론 역풍 등을 우려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소극적이었지만 이날 전격적으로 태도를 바꿔 탄핵 추진을 결정했다. 이번 스캔들의 또 다른 당사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 측도 이날 "백악관이 의회의 조사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미 하원은 탄핵 추진에 대한 결의안을 통과시킨 후 법사위원회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청문회ㆍ소추안 작성 등의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탄핵 추진에 강하게 반발했다. 유엔(UN) 총회 참석 중 이 소식을 접한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혐오"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유엔에서 이렇게 중요한 날에 많은 일이 있었고 많은 성공도 있었는데 민주당이 고의적으로 쓰레기같은 마녀사냥으로 망쳐 버렸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혹이 제기된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내역도 공개하겠다며 맞섰다. 그는 "완전히 기밀이 해제된 수정되지 않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 내역 공개를 승인했다"면서 "매우 친절하고 완전히 적절한 통화 내용을 보게 될 것이다. 바이든 부자와 달리 압력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미 백악관도 이날 두 정상 간 통화 내역을 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P통신은 "(탄핵 추진으로) 민주당과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직접적인 대립이 시작됐다"면서 "2020년 대선의 불확실성을 심화시키는 한편 견제와 균형이라는 국가 헌법 시스템에 대한 새로운 테스트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