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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킨'은 왜 '도너츠'를 지우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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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業스토리]시든 도넛 인기에 70년 만에 도너츠 뺀 '던킨'으로 사명 변경
도넛 메뉴 줄이고 고급커피 메뉴 늘려 '커피전문점'으로 스타벅스에 정면 승부
그랩 앤 고·드라이브 스루·키오스크 등 디지털 주문 도입해 밀레니얼 세대 공략

'던킨'은 왜 '도너츠'를 지우려고 할까 [출처- Dunk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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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커피 앤 도넛(Coffee and Donuts)'이란 광고문구로 1948년 문을 연 이후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은 '던킨도너츠(Dunkin Donuts)'가 올해 초 사명을 '던킨(Dunkin)'으로 변경했다. 사명뿐만 아니라 머핀, 쿠키, 도너츠 메뉴도 줄였다. 왜 던킨은 도너츠를 없애려는 걸까.


던킨도너츠은 1948년 매사추세츠에서 윌리엄 로젠버그(William Rosenberg)가 문을 연 도넛 가게로 시작됐다. 던킨도너츠란 이름은 1950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빠뜨리다'는 뜻을 가진 영단어 '던킨(Dunking)'에 도너츠를 합친 것이다. 1920년대 미국에서 활동했던 영화배우 매 머레이(Mae Murray)가 실수로 도넛을 커피에 떨어뜨렸는데 이를 그냥 먹었더니 더 맛있었다는 일화에서 따온 이름이다.


1955년부터 프랜차이즈화됐으며 1960년대에는 미국 전역에 100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하면서 식품 대기업 대열에 올랐다. 특히 1990년대부터는 이른바 '도넛 붐'이 일면서 전 세계 2500여 곳의 매장에서 연간 20억 달러(약 2조3900억원)를 벌어들이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외면을 받은 던킨도너츠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던킨도너츠의 위상이 점점 하락하기 시작했다. 스타벅스 등 커피전문점의 성장과 더불어 맥도널드, 버거킹 같은 패스트푸드점에서 커피를 판매하면서 던킨도너츠만의 경쟁력이 떨어져갔다.


게다가 도넛의 인기도 시들해졌다. 일례로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판매실적의 40%를 차지했던 한국의 경우 2013년 903개에 달했던 매장수가 지난해 기준 684개로 급감했다. 5년 사이 210여개 매장이 폐점한 것이다. 심지어 하루 매출이 1000만원에 육박했던 명동본점도 2016년 문을 닫았다. 2000억원대에 달하던 매출 역시 2017년 1700억원대로 약 300억원이나 감소했다.


대체 디저트들이 많이 생긴 데다 '도넛 가게'라는 던킨도너츠의 이미지는 식음료 업계의 주요 소비층으로 급부상한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 외면을 받았다. 특히 건강에 민감한 세대인 만큼 기름에 튀겨지고 설탕이 들어간 도넛은 외면받기 쉬운 음식이었다.

'던킨'은 왜 '도너츠'를 지우려고 할까 [출처- Dunkin]

도너츠 빼고 커피를 더한 던킨

던킨도너츠는 변화가 절실했다. 밀레니얼 세대들이 공감할 수 있는 메뉴를 만들고 그들의 니즈(Needs)를 충족할 수 있을 만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지난해 사명 변경을 추진했다. 던킨도너츠는 전체 매출의 60%가 도넛이 아닌 커피 등 음료에서 거둬들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도넛 가게'라는 이미지가 강했고, 이런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70년 만에 사명 변경을 추진해 2019년 1월부터는 정식 사명을 '던킨'으로 바꿨다.


바꾼 건 이름만이 아니었다. 데이브 호프만 던킨도너츠 최고경영자(CEO)는 "밀레니얼 세대는 콜드브루와 아이스커피를 선호한다. 던킨은 이제 음료 브랜드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샌드위치, 쿠키, 도너츠 등 디저트 메뉴를 10% 가량 줄였고, 커피 메뉴는 늘렸다. 콜드브루, 니트로 커피 등 고급커피를 출시해 '커피전문점'이란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던킨'은 왜 '도너츠'를 지우려고 할까 [출처- Dunkin]

외적인 면에도 변화를 줬다. 사명 변경 이후 오픈하는 새로운 매장들은 기존 매장들보다 밝은 톤으로 인테리어를 변경했고 아늑한 조명과 소파를 더해 분위기를 '카페'처럼 바꿨다. 카운터 앞쪽에 유리 케이스에 도넛을 전시하는 한국과 달리 도넛 케이스를 카운터 뒤쪽에 위치시켰던 북미 지역에서도 도넛 케이스 위치를 앞으로 옮겨 고객들이 바로 집어 계산할 수 있도록 해 회전율까지 높였다. 차에 탄 채 주문할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와 무인주문시스템인 키오스크도 설치했다.


또 일부 실험매장에서는 '그랩 앤 고' 시스템을 도입했다. 스타벅스 '사이렌 오더'와 비슷한 시스템으로 앱(App)을 통해 주문과 결제를 완료하고 매장에서는 주문한 제품을 받아가는 방식이다. 점원에게 직접 주문하는 것보다 모바일 주문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의 취향에 맞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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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던킨의 변신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일각에서는 던킨의 가장 큰 성장동력이 '도넛'이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으나 올해 2분기 기준 던킨의 실적을 살펴보면 던킨의 변화는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어내고 있다. 실제로 던킨의 2분기 매출은 3억5900만 달러(약 4287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특히 가장 많은 변화를 준 미국 내 매출은 1억 6600만 달러(약 1982억원)로 5.8%나 늘었다. 에스프레소 매출이 40% 가량 증가한 것도 던킨이 꿰한 변화의 긍정적인 신호탄으로 보인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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