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모리스-알트리아, 재병합 논의 시작…"성사시 240조원 거대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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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대형 담배회사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과 알트리아가 합병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과거 한 회사였다가 분리했던 두 회사는 전자담배의 등장으로 수요가 감소하면서 어려움을 겪자 재병합 논의를 시작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필립모리스는 알트리아와의 합병 논의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실제 합의까지 도달할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현재 논의 중인 합병 조건은 두 회사가 프리미엄 없이 주식을 전량 인수하고 동등 합병(비슷한 규모의 두 회사가 단일 회사로 합병한 뒤 신규 주식을 발행하는 것)한다는 것이다. 필립모리스가 합병 법인의 지분 59%를, 나머지 41%를 알트리아가 보유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경영권과 새 법인의 명칭 등은 여전히 논의 중이지만 수주 내에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WSJ은 "담배 수요 감소로 고전하는 담배업계의 두 공룡이 다시 합친다면 블록버스터급 거래가 될 것"이라며 합병이 성사될 경우 기업 가치 2000억달러(약 243조원)가 넘는 거대 기업이 탄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1847년 영국 런던의 작은 담배 가게로 시작한 필립모리스는 1902년 미국 뉴욕에 법인을 설립한 뒤 2003년 알트리아 그룹으로 명칭을 바꿨다. 소송 등에 따른 위험을 낮추기 위해 미국을 제외한 해외 사업을 전담할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이 2008년 알트리아에서 분사돼 나왔다.

이에 따라 양사는 판매하는 담배 제품 목록이 같다. 유명 담배 브랜드 중 하나인 '말버로'의 경우 알트리아는 미국 내 판권을, 필립모리스는 나머지 지역 판권을 갖고 있다.

필립모리스와 알트리아가 합병하려는 이유는 담배 수요 감소에 따른 매출 감소 떄문이다. 성인 흡연 인구가 줄어둘고 있는 상황에서 전자담배의 등장으로 고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에 알트리아는 지난해 128억달러를 투자해 전자담배 '줄'의 지분 35%를 인수하기도 했다.

WSJ는 이번 협상이 부분적으로 4월 미국 식품의약처(FDA)가 필립모리스와 알트리아가 전자담배 IQOS를 공동 판매할 수 있도록 허가해주면서 촉발됐다고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주가는 이날 7.76% 떨어진 71.70에 장을 마감했고 알트리아그룹은 3.97% 하락한 45.25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기준 필립모리스의 시가총액은 약 1115억달러이며 알트리아는 약 845억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