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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중단' 공포에 떠는 기계 中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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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리스트 결정 D-1…공작기계 60%가 전략물자 해당
개별허가로 변경되면 수입 절차 복잡해져 업계는 좌불안석

'생산 중단' 공포에 떠는 기계 中企 지난달 31일 한국무역협회와 기계산업진흥회가 여의도 기계회관에서 개최한 일본 수출규제 관련 설명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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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이은결 기자] 일본 공작기계 업체를 인수한 중견기업은 핵심 부품을 일본에서 들여와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다. 이 회사의 연간 수출액은 800억원에 달한다. 회사 관계자는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면 부품조달이 어려워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걱정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 확대 품목의 1순위에 기계가 꼽히자 일본 의존도가 90%가 넘는 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31일 한국무역협회와 기계산업진흥회가 여의도 기계회관에서 개최한 '일본 수출 규제 관련 기계 업계 설명회'에는 빈자리가 없었다. 참석한 기업인들도 1시간 넘게 이어진 설명회와 질의응답 내내 눈과 귀를 곤두세웠다.


류세희 전략물자관리원 제재대응실장은 "기계분야에서도 공작기계의 60%가 전략물자에 해당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지정된 분류는 절삭ㆍ성형ㆍ측정기계"라며 "일본은 전략물자로 1120개를 지정했고 비전략물자라도 허가를 받도록 통보하거나 대량살상무기에 활용됐다고 인지하면 통제대상이 된다. 다만 일본이 추가로 제시할 수 있는 통제 품목은 극소수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되면 특별일반포괄허가와 개별허가를 받아야 한다. 특별일반포괄허가는 일본 내 '자율준수기업(ICP)'으로 등록된 기업만 허용된다. 개별허가의 경우 7종의 서류가 필요하고 처리기간도 90일가량 소요된다. 류 실장은 "포토레지스트나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처럼 특별일반포괄허가까지 사용하지 못하는 추가 조치가 나오거나 상대 업체가 ICP에 해당하지 않을 경우, 미리 기간을 두고 충분히 대량으로 납기일을 당겨 주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여개 업종별로 순회 설명회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나 업계 모두 마땅한 대책이 없는 게 현실이다. 설명회에 참석했던 기업인들은 한결같이 "당장에 일본 의존도를 줄이거나 국산화, 대체제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극적인 타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수출 규제의 파장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일본에서 압력변환기를 수입하는 한 중소기업 대표는 "구매자가 어떤 용도로 쓰는지 정보를 주지 않으려 하는데 수출 허가를 받기 위해서 용도를 증빙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일본 중소기업들은 부품별로 뛰어난 품질경쟁력을 갖고 있어 한 나라에만 수출을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보다 버틸 능력이 낫다"고 했다. 기계산업진흥회 관계자는 "그동안 일본에서 소재나 부품을 소싱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해왔지만 앞으로는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부품을 국산화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는데, 임시적으로라도 수입 절차를 간소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연구개발(R&D) 지원을 확대하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들이 고의로 납기를 지연하거나 정부 눈치를 보며 수출을 꺼리는 2차 피해도 우려된다. 구자옥 기계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1100개 품목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 품목으로 확산될 소지가 크다.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되든 안 되든 일본 기업들은 일본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직접 수출을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관계자도 "일본 정부가 규제로 막으면 한국 기업에 수출을 고의로 지연시키거나 행정절차로 시간을 끌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홍래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이노비즈협회) 회장은 "기업들이 모두 당황스럽고 복잡한 심경이지만 감정적인 반일보다 도광양회(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기름)하면서 장기적으로 '극일'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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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준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개인적으로도 일본과 20년 이상 사업을 함께해왔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며 "끝없이 평행선을 달리기에는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다. 우리가 먼저 손을 내미는 전향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이은결 기자 le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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