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文정부 얼빠진 안보 정책이 중·러 도발 자초"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 회의 시작에 앞서 중진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4일 중국·러시아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과 관련해 "중국과 러시아의 도발은 와해되는 한미일 삼각 공조를 파고들어 자유동맹의 고리를 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중진 연석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연합훈련행태로 우리 영공을 침범해 온 것은 북·중·러 결속을 더욱 견고히 하고 이를 한국과 미국에 과시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중국·러시아 당국을 향해 "대한민국 주권을 침해한 명백한 도발에 대해 강력히 경고한다"며 "치밀한 계획에 의해 자행된 이번 영공 침범은 동북아 평화를 심각하게 뒤흔드는 무책임한 군사적 위협으로, 즉각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또 독도를 자신들의 영토라고 우기는 일본을 향해서는 "여전히 과거 식민지 강탈 망령을 떨치지 못했느냐"며 "이 기회를 틈타 독도를 넘보는 일본을 강력 규탄한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북·중·러 공조가 긴밀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지소미아(GSOMIA·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라는 위험천만한 카드부터 꺼내는, 물불 안 가리는 '돌격대장'식 외교가 결국 우리 안보의 틈을 내보인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동맹과 우방을 업신여기는 이 정권이 자초한 위기라고 보인다"며 "한마디로 얼빠진 정권의 얼빠진 안보정책"라고 비난했다.

나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전통적 우방국인 일본에 대해서는 위험할 정도의 강경 발언까지 쏟아내었던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러시아의 명백한 영공침범에 대해서는 왜 제대로 된 말 한 마디조차 못하고 있나. 왜 NSC(국가안전보장회의)는 열리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왕따 외교로도 모자라 왕따 안보로 가고, 사회주의 경제실험도 모자라 고립무원의 안보실험을 한다"며 "그래서 오늘 한국당은 카디즈 침범 관련 국회 규탄 결의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미국 대사관저에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과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그는 한국을 둘러싼 최근의 외교·안보 이슈에 대한 한국당의 입장을 전달했다. 그는 면담과 관련 "중국과 러시아가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카디즈) 영공을 침범하는 엄중한 안보 현실 상황 속에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