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3 양치질 법칙만 잘지켜도 100세 치아…탄산음료 마신 직후 양치 자제해야
하루 3번-식후 3분 이내-3분 이상
꼼꼼한 칫솔질만으로도 질환 예방
칫솔모 치아 2개 반 덮는 것이 적당
어금니 안쪽·혓바닥도 꼭 닦아야
탄산·와인 등 치아 산성으로 바꿔
치약 연마제와 만나면 표면 부식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40세 유자만씨(가명)는 최근 치과 건강검진을 가서 깜짝 놀랐다. 치아가 욱신거리는 느낌은 간혹 있었지만 견디지 못할 통증은 아니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충치가 3개나 발견된 것이다. 그제야 유씨는 찬 음식을 먹을 때 유독 이가 시렸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평소 유씨는 인스턴트 커피를 즐겨 마시고 엿ㆍ캐러멜 등 단 음식을 선호하는데, 이런 음식을 먹은 후 귀찮아 양치질을 하지 않았던 것이 뒤늦게 후회됐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치아 건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치아 건강은 노년기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에 미리 살피고 관리하는 것이 필수다. 그런데 간혹 무분별하게 퍼지는 잘못된 상식으로 인해 오히려 치아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있다. 100세 시대를 맞아 건강하게 치아를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다.
◆칫솔은 3개월마다 교체= 양치질은 치아 건강의 기본이다. 하루 세 번, 식후 3분 이내, 3분 이상 일명 '3ㆍ3ㆍ3' 법칙은 치아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전문가들은 정확하고 꼼꼼한 칫솔질만으로도 충치ㆍ치주질환 등 각종 구강질환을 막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문제는 제대로 된 칫솔질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내 입속에 맞는 맞춤 칫솔을 찾아야 한다. 박준봉 강동경희대병원 치주과 교수는 "칫솔을 고를 때 칫솔모의 크기, 길이, 형태, 모의 강도 등이 내게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면서 "칫솔모는 치아가 골고루 닦일 수 있도록 지나치게 큰 것보다 치아 2개 반을 덮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칫솔모의 강도는 잇몸 상태에 따라 다르다. 잇몸, 치아에 문제가 없으면 중간 강도의 칫솔모를 사용하고, 잇몸이 약하다면 부드러운 칫솔모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보통 칫솔은 3개월마다 교환하는 것이 권장된다. 칫솔모의 상단 1/3에서 모가 바깥으로 휘어지면 치태가 제거되지 않고 잇몸에 손상을 주기 때문에 칫솔을 교환한다.
칫솔질을 할 때는 치아와 치아 사이, 치아와 잇몸 사이를 닦는 것이 중요하다. 상당수 사람들이 양치를 할 때 치아면을 닦는 것에 그치는데 치아와 치아 사이, 치아와 잇몸 사이를 제대로 닦지 않을 경우 잇몸병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치아와 잇몸 사이를 좌우로 짧게 문지른 후 회전하는 방법이 좋다. 순서는 어금니 안쪽부터 시작해 아랫니 어금니 안쪽면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모두 닦고, 윗니의 어금니 안쪽면을 다시 왼쪽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닦는다. 이후 이의 바깥면을 닦고, 씹는면 아랫니와 윗니를 닦는다. 어금니의 가장 안쪽면과 혀도 빼놓지 말고 닦아야 한다. 강경리 강동경희대병원 치주과 교수는 "가장 범하기 쉬운 실수는 겉으로 쉽게 보이는 치아 면은 잘 닦으나 혀 쪽의 치아 면은 소홀히 하는 것"이라며 "특히 아래 앞니의 안쪽 면은 침샘과 가까워 치석이 더 잘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더 세심하게 칫솔질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인 칫솔질로 닦이지 않는 부분은 치간 칫솔이나 치실을 사용해야 한다. 치간 칫솔은 치간이 많이 벌어져 칫솔로 잘 닦이지 않는 부분이나 노출된 치아 뿌리 사이를 닦을 때 사용한다. 최성호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치주과 교수는 "잇몸이 내려앉은 정도나 치아 사이가 벌어진 정도에 따라 치간 청결 기구를 적절하게 선택해야 한다"면서 "일반적으로 치아 사이에 빈 공간이 적은 경우에는 치실을 사용하고, 치아와 치아 사이의 잇몸이 내려앉은 경우에는 치간 칫솔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양치질 후 바로 가글 금물= 양치질을 너무 오래 하면 치약에 들어있는 마모제와 칫솔의 물리적인 작용으로 치아 표면이 마모되거나 잇몸에 상처가 날 수 있다. 또 오래 닦는다고 치아 사이의 음식물이 제거되는 것이 아니라 닦이는 부분만 반복적으로 닦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치아가 마모돼 결국 이가 시릴 수 있다. 박 교수는 "많은 사람이 치약을 짤 때나 짠 후 칫솔모에 물을 묻힌다"면서 "거품이 잘 나면 칫솔질이 잘 되는 기분 때문인데 물은 묻히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치약은 칫솔모 속에 스며들도록 눌러 짜야 효과가 있다.
음식 섭취 직후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다고 알려졌지만 탄산음료를 마신 뒤라면 바로 양치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고광욱 파주 유디치과의원 대표원장은 "탄산음료, 맥주, 와인 등의 음료나 레몬ㆍ오렌지와 같은 산도 높은 과일은 산성이 강해 섭취 후 바로 양치질을 하면 산성으로 변한 치아와 치약의 연마제가 만나 치아 표면이 부식된다"면서 "탄산음료나 산도가 높은 음식을 먹은 뒤에는 물로 입안을 헹구고 30분 뒤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양치질을 하고 난 후 바로 가글을 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치약에 들어 있는 계면활성제와 가글의 염화물이 만나 치아 변색을 유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양치질을 하고 30분 후에 가글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하루 1~2회 정도 하는 것이 좋다.
치과치료는 때를 놓치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치아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연 1~2회의 주기적인 스케일링을 통해 치석을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구강 내 질환을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다. 검진 주기는 치과에서 건강하다고 판정된 사람이나 40대 이후의 성인은 6개월에 한번이다. 결혼 직전의 여성, 장기적 전신질환자, 폐경기 이후 여성, 60대 이상의 고령자, 지체부자유자 등은 4개월에 1회씩 받는 것이 권장된다. 또 임신부, 당뇨병, 잇몸수술을 한 사람은 2~3개월에 1회씩 검진을 받아야 한다.
김현주 서울대치과병원 치주과 교수는 "칫솔질 할 때 잇몸에서 피가 나거나 피곤하면 잇몸이 붓고 들뜨는 경우, 입냄새가 심할 때 치주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면서 "대개 증상이 생기다 말다를 반복하지만 증상이 심해졌을 때는 치료가 안되고 이를 뽑아야 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김수환 서울아산병원 치주과 교수는 "당뇨, 심혈관계 질환, 조산 등 다양한 전신질환과 치주질환의 상관관계가 높다"면서 "치주질환이 있는 경우 다른 전신질환을 심화시키거나, 발병률을 높일 수 있어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예방ㆍ조기 치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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