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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중? 친미?…미·중 갈등 속 전략적 딜레마 빠진 두테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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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마닐라 강현석 객원기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친중(親中) 외교에 변화의 조짐이 엿보이고 있다.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면서도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분쟁이 격화하자 미국과의 거리를 좁히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임 후 최근까지만 해도 노골적인 친중 행보를 보여왔다. 2016년 6월 대통령 취임 후 중국을 네 차례나 방문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포럼에 참석해 대중 협력을 더욱 강화했다. 지난해 1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필리핀 방문 때에는 240억달러(약 27조770억원) 규모의 투자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다.


반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미 백악관의 계속된 초청에도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미국을 방문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미 중앙정보국(CIA)이 현지 언론과 연대해 정권 전복을 시도하고 있으며 미국이 필리핀 페소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이 같은 친중반미 구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개인적 호감을 갖고 있다"며 관계 재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이달 초에는 필리핀 반군 세력 아부사얍과 알카에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협력에 맞서는 대테러 공조를 이유로 데니스 나탈리 국무부 분쟁안정 담당 차관 등 미 백악관 담당자들이 마닐라를 방문하기도 했다. 특히 두테르테 대통령은 임기 초반 격하했던 미ㆍ필리핀 합동군사훈련을 이전 수준으로 복원하고, 최근에는 섬 탈환 훈련도 진행했다. 이는 다분히 중국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남중국해 일대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항행의 자유'에 대해서는 소극적 지지만 보낼 뿐 구체적 지원은 거절하고 있어 본격적인 안보 밀월과는 여전히 거리를 두는 분위기다.



한편 일각에서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보이고 있는 불안정한 양다리 외교가 미ㆍ중 양측으로부터 공격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마닐라 강현석 객원기자 k_paul1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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