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만 더 키운 바른미래당 혁신위…손학규 “정치공세에 굴복 안 해”

오신환 등 바른정당계 전격수용
孫·당권파 중재안에 부정적
안철수계, 이번 주가 '데드라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춘한 기자] 바른미래당이 당내 갈등을 수습할 혁신위원회 구성을 놓고 당권파와 퇴진파 간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고 있다. 당내 캐스팅보터인 안철수계는 바른정당 출신 정병국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전권 혁신위원회를 중재안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손학규 대표는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고 퇴진파는 이를 전격 수용했다. 안철수계는 이번 주를 혁신위 출범의 '데드라인'으로 보고 손 대표 설득에 나설 방침이다.

오신환 원내대표와 하태경ㆍ이준석ㆍ권은희ㆍ김수민 최고위원은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병국 전권 혁신위안이 현 시기에 바른미래당의 내분을 수습하고 총선까지 당의 진로를 개척할 수 있는 마지막 방안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며 "손 대표와 나머지 최고위원들도 이 방안을 수용할 것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현재 당내 계파 간 혁신위원장과 혁신위의 권한 등에 대한 의견은 크게 엇갈린다. 당권파는 외부 인사를 혁신위원장으로 영입할 방침이다. 손 대표 사퇴를 전제로 한 혁신위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퇴진파는 '정병국 전권 혁신위'에 동의하는 대신 손 대표 사퇴 관철에 방점을 찍고 있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손 대표의 사퇴를 전제로 하는 혁신위냐'는 질문에 "그런 모든 것을 포함해 혁신위 결과를 수용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계는 정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하되, 혁신위에서 지도부 존속 또는 지도부 사퇴ㆍ2선 후퇴 등을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김 최고위원은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상식적으로 어느 당도 지도부 퇴진을 전제로 하는 혁신위는 있을 수 없다"며 "지도부의 거취를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혁신위에서) 다룰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대표와 당권파는 안철수계의 중재안에 대해 부정적이다.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가 대표 거취 문제를 얘기하는 건 반대"라며 "최고위 전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는데 이것은 정치 공세이고, 절대로 굴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당권파 측의 한 관계자도 "전권 혁신위는 누가 봐도 (손 대표에게) 2선 후퇴 후에 아무것도 관여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