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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정너'는 없다 … IB(국제 바칼로레아) 교육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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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수업·논서술형평가 … 대구·제주서 2021학년도 도입

초·중·고 자기주도적 성장 … 비판적 사고·창의력 길러줘

"아직 국내선 시기상조" … 불평등·공정성 논란도 불가피


'답정너'는 없다 … IB(국제 바칼로레아) 교육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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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토론 위주의 수업과 논술ㆍ서술형 평가를 핵심으로 하는 '국제 바칼로레아(IB)'가 국내에서도 시작된다. 대구와 제주교육청이 2021학년도부터 IB 교육과정을 한글로 번역해 학교 현장에 도입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교육계에선 '객관식 단답 찾기' 위주에서 탈피해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기르는 데 효과가 있으리라는 기대와 함께, 국내 교육 과정의 수준과 현실을 감안할 때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답정너'는 없다 … IB(국제 바칼로레아) 교육이 온다

◆ IB, 현 교육과정과 어떻게 다른가= 제주교육청은 올해 말까지 고등학교 한 곳을 지정해 IB 시범운영에 나서기로 했다. 대구는 2021년까지 초등학교와 중학교 각 3곳에, 2022년에는 고등학교 3곳에 IB를 도입할 계획이다.


IB는 스위스의 비영리 교육재단 IBO(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가 운영하는 교육과정이다. 국제적으로 공인되는 대학 입학자격을 부여한다. 당초 해외 근무 외교관이나 기업인 자녀들이 입시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세계 어느 대학에서든 인정받는 과정을 만들고자 개발됐다. 현재 세계 153개국 약 5288개교에서 IB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경기외고를 비롯해 일부 국제ㆍ외국인학교 등 11개 학교가 IB를 도입했다. 통상 개별학교 단위에서 IBO와 협약을 맺고 IB를 도입한다. 반면 이번에 대구와 제주는 이례적으로 교육청이 직접 나서 IB를 들여온다.


IB는 역량 중심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개념 이해와 탐구학습 활동을 통해 학생이 자기주도적 성장을 추구하는 교육과정으로 설계됐다. IB가 지향하는 인재상은 ▲질문하고 탐구하는 사람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 ▲지식이 풍부한 사람 ▲배려하는 사람 ▲생각하는 사람 ▲도전하는 사람 ▲소통하는 사람 ▲균형감 있는 사람 ▲원칙을 세우고 지키는 사람 ▲성찰하는 사람 등으로 요약된다. 특히 토론 중심으로 수업이 이뤄지고 평가 역시 단답형이 아닌 논ㆍ서술형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미래 인재를 키우기 위한 혁신 교육과정으로 주목받는다.


IB의 초등학교 단계는 PYP(Primary Years Programme)라고 하며 6개 교과군을 중심으로 전인적 성장과 타인 존중 등을 배운다. 중학교 단계는 MYP(Middle Years Programme)로, 8개 교과군에서 실생활과 연계를 위한 도전적 과제 해결을 추구한다. 고등학교 단계인 DP(Diploma Programme)에서는 6개 교과군과 프로젝트 수업이 있으며 전인적 성장과 학문적 성장을 목표로 한다.


이는 현재 우리 초ㆍ중ㆍ고교 학생들이 과목별로 정해진 시간의 수업을 이수해야 하는 '2015 개정교육과정'과는 사뭇 다르다. 일례로 국내에서는 세계 근현대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배워 암기하는 식이라면, IB에서는 세계 2차대전을 주제로 배경과 영향 등을 종합해 한 학기 내내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IB는 교사가 수업시간에 배웠던 내용을 토대로 시험문제를 출제하면 학생이 논ㆍ서술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게 한다.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가 이뤄지며 교사가 평가하는 내부시험과 IBO에서 주관하는 외부시험 결과를 종합한다.


이혜정 교육과학혁신연구소장은 "한국형 논서술 교육의 틀을 마련하고 우리나라 교육을 세계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할 기회가 될 것"이라며 IB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답정너'는 없다 … IB(국제 바칼로레아) 교육이 온다


◆ 공정성 확보냐, 또다른 불평등이냐= IB가 교육 현장에 제대로 안착하기 위해선 대학 입시제도와 어떻게 연계되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다. 현재 세계적으로 75개국 2000개가 넘는 대학에서 IB 점수를 활용해 학생을 선발한다. 미국 아이비리그를 포함한 세계 주요 대학들이 IB 교육과정을 입시 성적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IB에 대한 인지도와 입시 반영에 대한 관심이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해외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사교육 시장도 형성돼 있다.


윤준 대구교육청 장학사는 "경기외고나 제주국제학교에서 IB 과정을 마친 학생들이 수능최저등급을 요구하지 않는 수시전형(학생부종합전형)으로 수년 간 국내 대학에 합격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IB 전형이 별도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수능최저등급을 요구하지 않는 수시전형이 있어 국내 대학 입학의 문도 열려있다"고 설명했다.


IB 평가방식이 내부평가와 외부평가가 조합된 형태로 돼 있어 평가가 타당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면서도 교사의 자율성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기대도 있다. 신동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책임연구원은 "수많은 학생의 논술형 답안지를 마치 선생님 한 명이 점수를 매긴 것 같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이 수준을 우리나라에서 확보할 수 있다면 논술시험 결과에 불만을 제기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반면 IB가 경제적으로 부유한 가정의 학생에게만 기회를 주게 되는 데다, 외부기관인 IBO에서 평가를 검증한다는 이유만으로는 공정성 논란을 잠재우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김성천 교육디자인네트워크 소장(한국교원대 교수)는 "IB를 운영하려면 로열티와 연수ㆍ인증비용, 시험비용 등 막대한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 보니 이를 부담할 수 있는 특목고ㆍ자사고 등 일부 학교에서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또다른 차별과 교육격차를 유발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전경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연구소장은 "현행 교원자격증을 통해 교원을 선발하는 시스템으로는 운영이 불가능하다"고도 했다. 우리 교육 현장에서 논ㆍ서술형 문항 출제가 전면적으로 시행되지 못한 이유가, 교사의 평가에 대한 공정성이 확보되지 못해서인데, 이 점이 우선 해결돼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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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소장은 그러면서도 "IB가 확대되려면 지금의 수능시험과 수시ㆍ정시전형 등 대입제도 전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당장 전면적 확대는 어렵겠지만 우리 사회가 논의를 해 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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