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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사도 깐깐해진 회계감사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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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사도 깐깐해진 회계감사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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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신용평가사가 신(新)외부감사법(신외감법) 도입으로 비적정 감사의견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신용등급에 이를 적극 반영키로 했다. 회계감사에서 비적정 의견을 받은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더욱 커진 것이다. 기업들은 업종별 세분화된 가이드라인 없이 일괄적으로 회계 문제를 신용평가에 반영하는 것은 오히려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5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최근 '회계감사 이슈가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란 특별 보고서를 통해 "신외감법 도입으로 비적정 감사의견이 늘 전망이라 피감 기업의 신용평가를 할 때 이를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한신평은 앞으로 비적정 의견을 받은 기업에 대해서는 평가위원회를 열고 결과에 따라 등급 전망을 바꾸거나 하향검토 대상(와치리스트)에 등록할 계획이다. 분석 의견 관련 특별 발표 공시도 늘릴 것으로 보인다.


류종하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비적정 의견 증가는 당분간 이어질 것인 만큼 현시점에 신평사가 얘기할 수 있는 사안을 서둘러 시장에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신용평가사도 깐깐해진 회계감사 주시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 한국기업평가(한기평) 등 다른 신평사들도 비슷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신평이 제시한 비적정 기업에 대한 후속조치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과거보다 회계문제를 보다 깐깐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회계 리스크가 큰 코스닥기업 등의 재무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나신평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일수록 유동성 위기가 부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이런 기업들이 대기업보다 한정·비적정·거절 등 적정외의견을 받을 가능성이 더 큰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신평사들은 회계상 하자가 있는 기업의 유동성 위기를 판단할 때 민법 제153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기한이익 상실조건'에 집중하기로 했다.


회계 문제에 연루되지 않은 기업이라도 발행한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이 조건에 어긋나면 신용등급을 깎을 수 있는데, 회계상 하자까지 발견되면 기준을 더 엄격하게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기한이익 상실조건이란 만기일까지 대출이자만 잘 갚으면 원금을 갚지 않아도 되는 '기한이익' 권리를 박탈하는 제도다. 금융사는 일정 기간 이상 채무자가 약속대로 이자와 원금을 갚지 못하면 만기 전에라도 빌린 돈을 전부 갚으라고 요구할 수 있게 된다.


류 수석연구원은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피감기업 재무제표의 신뢰성이지만, 조달한 자금이 기한이익 상실조건에 어긋나면 유동성 리스크를 낳을 수 있어 회계 문제 등과 종합해서 신용등급을 평가하게 된다"고 전했다.



신용평가사도 깐깐해진 회계감사 주시 아시아나항공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29일 오전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에서 주주들이 총회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기업들은 신평사가 회계 문제로 신용등급을 깎겠다고 밝혔으면 업종별로 세분화된 가이드라인을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뀐 회계기준(IFRS 16) 때문에 자산과 함께 부채도 적어야 해서 부채비율이 늘어난 '운용리스' 부문의 예를 모든 상장사에 일괄 적용할 수 있느냐는 주장이다.


한 코스닥 기업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엔 운용리스 회계 규정 변동사항이 적용됐지만, 업종별로 적용되는 회계기준이 다른데 이에 관한 신평사 의견도 모르는 상황에서 단지 회계상 하자가 발견되면 신용등급을 깎는다고만 하면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세우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류 수석연구원은 "업종별로 신용등급에 적용할 감사의 기준사항을 표준화해서 밝혀야 할 경우도 있겠지만, 감사인의 고유 영역에 관해 신평사가 정리해 발표하는 방법이 과연 적절한 지 고민"이라며 "개별 회계 문제가 신용도에 미칠 영향에 관해 시장의 의문 사항을 취합한 뒤 보고서를 쓰는 것이 가장 적정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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