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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그 많던 더페이스샵·토니모리 어디로 갔을까…간판 내리는 화장품·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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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로드숍 작년 매출 15% 감소…적자전환·법정관리
패션 가두점도 소비 양극화에 눈물만…5년새 10% 줄어

신발, 속옷, 의류, 화장품 등 길거리에 위치한 패션ㆍ화장품 가두점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서울 주요 상권에서 패션 가두점은 쉽게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K-뷰티 신화'를 이끌었던 화장품 로드숍(원브랜드숍) 역시 잇따라 간판을 내리는 분위기다. 온라인ㆍ모바일로 소비 채널의 전환, 편집숍ㆍ복합쇼핑몰 등 신(新)유통 채널의 발달, 중국인 관광객 등의 감소가 가두점의 몰락을 불러왔다. 이에 패션ㆍ화장품업계는 '가두점 몰락'의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잘 나갔던 가두점 시장을 긴급 진단하고, 생존해법을 짚어봤다.

[르포]그 많던 더페이스샵·토니모리 어디로 갔을까…간판 내리는 화장품·패션 패션과 화장품 가두점이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사진은 다양한 로드숍이 모여 있는 명동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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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최신혜 기자] "우리나라 대표 상권이란 명성도 예전만 못합니다. 요즘엔 브랜드 매장보다 외국인들에게 인기있는 편집숍이나 단기간에 치고 빠지는 과자점들이 명동의 주요 점포로 대체되는 추세에요."


24일 오후 찾은 서울 중구 명동 거리는 주말이 무색할 정도로 한산했다. 20~30대 젊은층들은 양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고 종종걸음으로 이동했고 히잡을 쓴 이슬람 여성들이나 일본인으로 추정되는 관광객 무리가 가끔씩 눈에 띄었다. 중국인 관광객들과 내국인으로 발디딜틈 없었던 명동 화장품 로드숍들은 대부분 텅 빈채 직원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쇼핑몰 눈스퀘어부터 우리은행까지 약 100m 거리의 유네스코길과 명동역 6번출구부터 시작되는 메인 거리에는 더페이스샵, 클럽클리오, 네이처리퍼블릭 등이 자리를 지켰지만 일부 알짜 부지엔 세계과자점, 잡화점 등이 새롭게 들어섰거나 공실로 남아있었다. A화장품 로드숍 점장 이지선(41ㆍ가명) 씨는 "화려하던 명동의 시대도 저물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대다수 로드숍 입구에는 1+1, 50% 할인 등의 안내판이 크게 걸려있었지만 안으로 들어서는 손님의 모습은 거의 찾을 수 없었다. 공시지가가 ㎡당 1억8300만에 달해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으로 꼽히는 네이처리퍼블릭 매장 역시 두어 명의 내국인 손님을 제외하고는 발길이 뜸했다.


[르포]그 많던 더페이스샵·토니모리 어디로 갔을까…간판 내리는 화장품·패션



국내 뷰티시장을 장악했던 화장품 로드숍이 쇠락의 길에 들어섰다. 2016년 2조811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화장품 로드숍 시장은 2017년부터 성장세가 꺾인 이후 위기설이 나올 정도로 위축됐다. 지난해 전체 브랜드숍 매출액은 전년대비 15% 쪼그라들었다. 2014년 5365개, 2015년 5485개, 2016년 5643개로 증가일로였던 매장수도 2017년 5515개로 줄었고 지난해 5200여개까지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1세대 로드숍 업체로 꼽히는 스킨푸드가 지난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한 데 이어 미샤와 토니모리 등 탄탄했던 업체들도 적자 신세로 돌아섰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중국인 관광객의 높은 구매력을 발판으로 시장이 커졌지만 잇따른 브랜드들의 등장으로 경쟁이 심화된데다 2017년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 조치가 결정적 타격을 가져왔다.


유통 구조도 달라졌다. 이제는 폐쇄적인 구조를 벗어나 다양한 브랜드를 한곳에서 담아내는 헬스앤뷰티(H&B) 점포와 온라인 화장품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중저가 수입 브랜드, 벤처 신규 브랜드까지 쉽게 입점할 수 있고, 전략적인 상품 기획력도 뛰어나 경쟁력을 얻고 있는 것.


온라인을 통해 화장품을 구매하고 있는 사람들은 증가 추세다. 통계청의 '2018년 12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화장품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84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76억원(30.4%) 늘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로드숍의 구조조정은 이제 시작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며 "2년 연속 역신장하면서 올해 매장 철수가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로드숍의 몰락은 뷰티에 국한되지 않는다. 패션 가두점은 더 빠른 속도로 자취를 감추고 있다. 명동 메인골목은 자라, 유니클로, 포에버21 등 외국 패션 브랜드와 아디다스, 나이키 등 대형 외국계 브랜드들이 차지했다. 국내 B 패션 매장 직원 김수영(40ㆍ가명) 씨는 "그나마 명동점은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다른 가맹점보다 상황이 나은 편"이라며 "지역 가맹점들의 경우 자금 문제로 재고 부족에 시달리거나 인원을 감축에 나섰다"고 귀띔했다.

[르포]그 많던 더페이스샵·토니모리 어디로 갔을까…간판 내리는 화장품·패션 패션과 화장품 가두점이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사진은 다양한 로드숍이 모여 있는 명동 거리.


패션 가두점의 쇠퇴는 불황과 유통 구조에 기인한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2017년 한국 패션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1.6% 줄어든 42조4704억원을 기록했다. 9년만에 첫 감소로 전환한 이후 지난해에도 42조4003억원으로 0.2% 뒷걸음질쳤다.


이같은 배경으로는 소득 격차 심화로 인한 소비 양극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백화점에 입점한 최고가 브랜드와 온라인몰에서 팔리는 저가 브랜드로 양분되면서 가두점이 주를 이룬 중저가 브랜드가 급격히 쇠퇴한 것. 가두점이 사라진 자리는 온라인 쇼핑몰과 홈쇼핑 등 비점포 채널이 대체하는 추세다. 온라인 패션 시장은 매년 20~30%씩 증가해 2017년 7조8000억원대에서 지난해 10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패션(속옷, 의류, 신발 통합) 시장의 가두점(매장 기반, Store-based retailing) 판매 점유율은 2013년부터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3년 80.7%에 달했던 점유율은 2018년 71%까지 줄었다. 특히 이 중에서 의류 전문매장의 경우 점유율은 같은 기간 43.3%에서 38.6%로 하락했다. 스포츠 의류 전문 매장 역시 12.7%에서 10.4%로 하락했다.

[르포]그 많던 더페이스샵·토니모리 어디로 갔을까…간판 내리는 화장품·패션


반면 가두점이 사라진 자리는 온라인 쇼핑몰ㆍ홈쇼핑 등 비점포 채널이 대체하는 추세다. 실제 비매장 기반(Non-Store retailing) 점유율은 2013년 19.3%에서 2018년 29%까지 확대됐다. 인터넷 쇼핑의 경우 점유율 16.1%에서 2016년 20%를 돌파, 지난해 26.2%까지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커머스로 전환되는 유통 시장 변화에 오프라인 매장들에는 대대적인 개편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홍희정 뷰티ㆍ패션부문 유로모니터 인터내셔설 수석 연구원은 ""빠른 배송, 간편한 교환ㆍ환불 정책과 고객 친화적인 인터페이스 덕분에 패션의류의 인터넷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 하고 있는데 비해 가두점 판매량은 인터넷, 홈쇼핑에 비해 가격 경쟁력과 편의성, 접근성이 떨어져 점차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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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소셜커머스의 영향력도 증대되고 있다. 흥미롭게 나타나는 트렌드는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등을 중심으로 한 소셜미디어 마켓 판매인 것. 홍 연구원은 "화장품과 식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의류 판매는 소비자들에게 손쉽게 특장점 어필이 가능해 플랫폼에 익숙한 밀레니얼 여성 세대에게 인기"라면서 "최근에는 소규모 개인운영 가두점 역시 소셜미디어 마켓으로 넘어오는 추세로, 소셜미디어를 통한 판매 트렌드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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