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1534.5조원 사상최대…증가 속도 줄었지만 소득보단 앞서

4분기 중 증가규모 20조7000억원

전분기(21조5000억원)와 전년 동기(31조6000억원) 대비 규모 자체 줄어

예금은행 가계 부채 주담대 원인으로 늘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지난해 4분기 기준 가계부채 잔액은 1534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부채 증가 속도는 다소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소득 증가 속도보다 빨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4분기 가계신용' 자료에 따르면 가계대출은 1444조5000억원, 판매신용은 90조2000억원으로 가계부채는 총 1534조6000억원이었다. 4분기 중 증가규모는 20조7000억원이었다. 전분기(21조5000억원)와 전년 동기(31조6000억원) 대비 규모 자체는 줄었다.

지난해 4분기 가계부채 증가율(전년동기대비)은 5.8%로 2014년 2분기(5.7%)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서유정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그러나 가계부채 증가율은 가계소득증가율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가계 부채 규모가 지난 3~4년 동안 급등하면서 절대 수준 자체가 굉장히 높아져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2017년의 경우 가계 가처분 소득 증가율은 4.5%였는데, 그 해 가계부채 증가율은 8.1%였다. 지난해 가계부채 증가율은 5.8%이지만 소득 증가율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증가할 확률이 없어 한은은 2017년처럼 지난해에도 부채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을 앞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4분기 가계대출 증가 규모(전분기 대비)는 17조3000억원으로 전분기(18조원) 및 전년동기(28조8000억원) 대비 모두 축소했다. 한은은 "증가폭은 전분기 대비로는 예금은행 및 비은행 취급기관이 확대됐지만 주택도시기금 및 기타 금융중개회사등 기타금융기관은 2014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어 "예금은행은 집단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증가가 지속됐으며, 은행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관리지표 도입 등에 따른 선수요로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이 모두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4분기 중 판매신용은 여신전문기관을 중심으로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3조6000억원→3조5000억원)을 이어갔다. 신용카드 관련 판매신용은 줄어들었지만 할부금융 판매 신용은 확대된 것이 특징이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예금은행은 증가폭이 확대(2017년 43조3000억원 → 2018년 52조4000억원)됐으며,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증가폭은 축소(22조6000억원 → 6조8000억원)됐다. 기타금융기관의 증가폭도 감소(34조4000억원 → 15조20000억원)했다.

한은 관계자는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에선 2017년부터 정부가 가계대출 여신심사요인을 강화했는데 그 효과가 나타나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줄었다"며 "예금은행이 늘어난 건 주택도시기금 대출 등 기타금융기관 대출 분량이 옮겨오면서 주담대가 늘어난 게 원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