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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계한 '삼성가 장녀' 이인희 고문은…호암이 총애한 1세대 女경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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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전주제지 고문으로 취임해 91년 삼성그룹에서 분리
고 이병철 회장 "인희가 사내였다면 그룹 맡겼을 큰 재목"
한솔그룹 진두지휘·범 삼성가 큰 어른으로 가족 화합 힘써
여성 전문 장학재단 '두을장학재단' 설립·'뮤지엄 산' 건립

타계한 '삼성가 장녀' 이인희 고문은…호암이 총애한 1세대 女경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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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30일 노환으로 타계한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은 국내 1세대 여성 경영인인 동시에 범 삼성가의 큰 어른이었다. 이 고문은 고(故)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녀이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누나로 삼성그룹에서 독립해 오늘날의 한솔그룹을 일구었다.


부친 이 선대 회장의 섬세한 성격과 사업가적 기질 등을 이어받아 많은 사랑을 받았다. 1970년대 초 이 선대 회장은 일본 출장을 다녀올 때면 '여사장학'이란 책 등 경영에 관련된 수십 권의 도서를 가져다주고 공장 현장 방문길에도 데리고 갔다. '여자도 집안 살림이 안정되면 사회활동에도 참여하고 운동(골프)도 해야 한다'라는 부친의 권유로 1962년부터 골프를 즐겼다. 홀인원도 여러 번 기록했다. 이 선대 회장은 자서전 '호암자전'에서 "(인희가) 사내로 태어났다면 그룹을 맡겼을 큰 재목"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타계한 '삼성가 장녀' 이인희 고문은…호암이 총애한 1세대 女경영인


이 고문은 1979년 호텔신라 상임이사를 맡으며 경영 일선에 참여했고 1983년 전주제지(현 한솔제지) 고문으로 취임해 1991년 삼성그룹에서 전주제지를 분리, 독립했다. 직함은 고문이지만 사실상 그룹을 전반적으로 이끌었다. 이 고문은 사내 공모를 통해 사명으로 순우리말(한솔)을 사용할 정도로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도 컸다. 1996년 한솔은 PCS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이동통신사업에 발을 내딛었지만 대기업들과 경쟁에 밀려 결국 KT에 통신사업을 매각하는 굴곡도 겪었다. 이 고문은 2005년 한솔그룹 구조조정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한솔 그룹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다.


한솔제지를 종합 제지기업으로 성장시키는데도 일조했다. 투자를 통해 인쇄용지, 산업용지, 특수지 등으로 넓히고 한솔홈데코, 한솔로지스틱스, 한솔테크닉스, 한솔EME 등 다수의 계열회사를 설립하며 한솔을 그룹사로 성장시켰다. 현재는 삼남인 조동길 회장이 그룹 회장을 맡고 있으며 손주들도 경영에 참여하며 3세 경영으로 진입했다.


이 고문은 삼성가의 맏이로 범삼성가 모임을 주도하는 등 가족 간 화합을 위해 많은 역할을 했다. 2012년 삼성가의 소송이 벌어졌을 당시에는 분쟁을 해서는 안 된다는 발언으로 화제가 됐고, 법원 판결 직후에는 "이번 판결로 집안이 화목해지기를 바란다"며 화해와 화합을 강조하는 발언을 했다.


타계한 '삼성가 장녀' 이인희 고문은…호암이 총애한 1세대 女경영인 두을장학재단에서 장학금을 수여하는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사진제공=한솔)


모친인 고(故) 박두을 여사의 유지를 기리는 장학재단 사업에도 앞장섰다. 2000년 1월 설립된 두을장학재단은 국내 유일의 여성 전문 장학재단으로 박 여사의 유산을 중심으로 이 고문을 비롯해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관장, 손복남 CJ 고문 등 자녀들이 뜻을 모아 기금을 조성했다. 2013년 개관한 뮤지엄 산(San)은 필생의 역작으로 평가된다. 뮤지엄 산은 세계적인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를 맡았고 제임스 터렐의 작품이 아시아 최초로 4개나 설치됐다.



이 고문은 1929년 경남 의령에서 이 선대 회장의 4남6녀 중 장녀로 태어나 대구여중과 경북여고를 거쳐 이화여대 가정학과에 재학하던 중 1948년 조운해 전 강북삼성병원 이사장과 결혼했다. 자녀로는 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장녀 조옥형씨, 차녀 조자형씨가 있다. 장례식장은 삼성서울병원이며, 영결식과 발인은 2월1일 오전 7시30분이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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