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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북카페] 혜민스님·호킹 박사에게 얻는 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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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 한 달 넘게 1위 고수
호킹 박사 마지막 저작 7일 출간돼 순위권 진입

[충무로 북카페] 혜민스님·호킹 박사에게 얻는 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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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땅만 파먹고 살던 시절에는 설이 길었다. 겨울은 원래 땅이 쉬는 계절이라 사람도 고민 없이 길게 휴식을 취했다. 가을에 채웠으니 비울 수 있었고 다시 채울 수 있었기에 추운 겨울에는 비워도 충만했다.

끝없이 뭔가를 채워야 하는 오늘날에는 설이 짧다. 설 연휴가 하루, 이틀 길어진다 하면 들어오는 재물이 준다고 난리가 난다. 그래서 되레 허하다.


설이 언제였는지 어느덧 새해 느낌을 찾아보기 힘들다. 아직은 1월이기에, 새해의 여운이 좀 더 길게 남아있기를 희망하며 이번 주 아시아경제 충무로 북카페는 '충만'을 화두로 삼고자 한다.

아시아경제는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팔린 책을 대상으로 베스트셀러 순위를 매겼다. 교보문고·YES24·인터파크 등 주요 온오프 서점의 판매량 순위를 참고하되 본지 문화팀 기자들의 평점을 더해 종합점수를 집계했다.


혜민 스님의 에세이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이 한 달 넘게 1위 자리를 지켰다. 베스트셀러 순위를 집계한 교보문고ㆍ예스24ㆍ인터파크 베스트셀러 순위 집계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혜민 스님의 글은 마음이 편안해지고 위안을 줘 이 겨울 마음을 따뜻하게 하기에 적합하다. 겨울이면 자연스럽게 활동이 줄기 때문에 고요해지면 밝아진다는 책 제목과 계절이 운치 있게 어울린다.


출판사인 수오서재에 따르면 혜민 스님의 책을 선물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새해를 맞아 충만하십시오'라는 마음을 담았으리라.


나태주 시인의 시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도 혜민 스님의 에세이와 함께 장기간 높은 순위를 유지했다. 새해에도 시ㆍ에세이의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


[충무로 북카페] 혜민스님·호킹 박사에게 얻는 충만

'내 어머니 이야기'와 스티븐 호킹 박사의 유고집 '호킹의 빅 퀘스천에 대한 간결한 대답'은 새롭게 순위권에 진입했다. 인생의 스승으로부터 충만을 얻으려는 열망이 담겼다.


내 어머니 이야기는 베스트셀러 작가 김영하씨가 tvN '알쓸신잡 3' 방송에서 언급하면서 단숨에 주목을 받았다. 만화가인 딸이 일제강점기부터 살아온 어머니의 이야기를 녹취해 그렸다. 김영하씨는 "우리 모두가 하나의 역사임을 만화로 보여준 위대한 작품"이라고 했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전 인류에게 큰 감동을 준 스승이었다. 호킹 박사는 지난해 3월14일 숨을 거뒀고 까치글방이 그의 마지막 저작을 지난 7일 출간했다.


호킹 박사는 깊이 있는 사유와 철학을 통해 '신은 존재하는가?', '우리는 지구에서 살아남을 것인가?' 등 묵직한 주제들에 간결한 답변을 내놓는다. 그는 책에서 "많은 사람들이 진짜 과학은 이해하기 어렵고 복잡하다고 믿고 있는 것이 문제다. 나는 이 말이 사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반인들도 우주 법칙의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나는 이것이 가능하다고 믿으며 이 일은 내가 평생에 걸쳐 노력하고 즐겼던 일이기도 하다"고 썼다.


까치글방의 이예은 편집자(31)는 "과학을 어려워하는 사람들도 가볍게 읽어 내려갈 수 있고 명쾌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어 많은 사람들이 부담 없이 선택하는 듯하다"며 "끔찍한 병마와 싸우면서도 마지막까지 학문에 대한 열정을 불태운 그의 모습을 보며 위로받고 용기를 얻고자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조던 피터슨 교수의 '12가지 인생의 법칙' 역시 인생의 스승에게서 답을 찾으려는 열망이 숨어있다. 책을 출판한 메이븐의 성기훈 기획팀장(43)은 "책의 내용이 아버지가 해줬으면 하는 말들이라는 평이 있다"며 "책이 처음 나왔을 때 20대 후반~30대 초반 남성들이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104층 나무 집'과 '공부머리 독서법'도 새롭게 순위권에 진입했다. 자녀들이 충만하기를 바라는 부모들의 마음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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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층 나무 집은 기발한 상상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호주의 동화 작가 앤디 그리피스의 신작이다. 그는 2015년 '13층 나무 집'을 시작으로 13층씩 늘리면서 1년에 두 권 정도씩 새 책을 내고 있다. 시공주니어 장혜란 편집자(41)는 "새로운 모험과 재미있는 상상으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뿐 아니라 장문보다는 단문, 글보다는 영상과 이미지에 익숙한 아이들이 읽기에 더 없이 좋은 책"이라며 인기 배경을 설명했다. 어린 자녀들을 둔 40대가 책을 가장 많이 사는 것으로 집계됐다.


소설 판매가 여전히 부진한 속에서도 이미 탄탄한 국내 독자층을 확보한 기욤 뮈소의 신작 '아가씨와 밤'도 장기간 순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출판사 밝은세상의 김동주 주간(53)은 "기욤 뮈소는 길을 걸을 때나 지하철을 탈 때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할 때 등 항상 그의 눈에 들어온 사람들이 어떤 특징을 보이는지 유심히 살펴본다. 그가 소설에서 다양하고 개성 넘치는 인물을 그려낼 수 있는 비결이다. 뮈소는 이처럼 철저한 작가의식에 창의성과 상상력을 더해 역동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가 15년간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는 배경"이라고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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