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美 장·단기 국채 금리차 역전…경기침체 신호라는 건 소수 의견"

美 장·단기 국채 금리차 역전, 경기 외적 요인 영향 커
"미국경제의 부정적 전망을 나타내지 않을 수 있다는 평가가 일반적"

사진=로이터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한국은행은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를 보고 경기 침체 국면으로 들어섰다는 전망에 대해 이는 소수 의견이라고 진단했다. 9일 한은은 해외경제포커스에 게재한 '미국 경기침체(recession) 가능성 논의 배경' 자료를 통해 "미국의 금융과 노동, 주택시장 지표 움직임과 재정을 통한 미국 정부 경기부양 효과가 내년에 약화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미국 경제 성장세 둔화 속도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학계와 금융시장에서는 최근 미국 장단기 국채 금리차가 축소되며 수익률 곡선이 평탄화하는 점과 고용시장 과열, 주택시장 부진 등에서 이와 같은 의견이 나온다" 전했다. 미국 금융시장에선 국채 5년물과 3년물 수익률 역전하는 현상이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처음 발생했다.1960년대 이후 7차례 경기침체 사례 모두 장단기 금리 역전 이후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최근 현상이 경기침체 전조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은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미국 경제 부정적 전망을 나타내지 않을 수 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라며 "최근 장기금리가 경기 외적 요인에 의해서도 상당히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미 공개시장위원회(FOMC) 8월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자산매입과 안전자산 선호 등이 미 장기국채 수요 증대에 영향을 준다"고 분석됐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4일 기자들에게 "최근 국채수익률 역전에도 미 경제성장 모멘텀은 여전히 견조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고용시장에서 실업률은 10월 기준 3.7%로 완전고용 수준보다도 낮다. 실업률 하락 기간(108개월)이 과거 7차례 경기상승기(평균 56개월) 보다 훨씬 길다. 이 기간 중 하락폭도 6.3%포인트로 이례적인 수준(이전 평균 3.0%포인트)을 보이고 있다.이에 JP모건은 지난달 "고용시장 과열이 가파른 임금상승 및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져 정책기조가 급격히 긴축 전환되면서 경기침체가 도래한다"면서 경기침체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이에 대해 "미국의 경기상승 여력이 충분하고 최근의 물가상황 등에 비춰 고용호조가 정책기조의 급격한 전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며 "과거 경기과열 때와 달리 고용호조 지속에도 근원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상승률이 2%를 유지하고 있어 시장에서는 완만한 긴축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주택시장은 올해 들어 투자가 감소했다. 주택시장 부진은 건설경기 위축뿐만 아니라 '부의 효과'를 통해 주택보유가구의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은은 "바클레이즈, 씨티 등 주요 투자은행들이 고용시장 호조에 따른 가계소득 여건 개선 덕분에 주택가격 급락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