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에 부는 노조 바람…카카오에도 노조 생겼다

민주노총 화섬노조 지회로 설립
인터넷·게임업계에서는 네번째
"포괄임금제·분사 동의 등 견제 목소리 필요"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네이버와 넥슨·스마일게이트에 이어 카카오에서도 노조가 설립됐다.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강조하는 카카오에서도 노조가 설립돼 IT업계에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노조는 포괄임금제나 분사 등에 대해 견제가 필요하다며 제대로 목소리를 내겠다고 예고했다.

25일 카카오 노동조합 '크루유니언'은 노조설립 선언문을 발표하고 본사와 자회사·계열사를 대상으로 노조 조합원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카카오 노조는 기업별 노조가 아닌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산하 지회 형식으로 설립됐다.

카카오 노조는 "최근 카카오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포괄임금제 폐지나 분사에 따른 동의 과정에 대해서도 노동조합이 아니라면 크루의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며 "거대한 분노부터 소소한 개선까지 진정한 소통을 위해서 카카오에는 일상적인 견제의 목소리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카카오 노조는 "IT업계에 노조가 없었던 것은 개인주의적 분위기 때문이 아니라 탄력적인 사업구조로 인한 불안한 고용환경이 근본적인 원인이며 빈번한 업무 변화에 적응하며 상대평가를 받고 성과보상에 관해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개인이 책임을 져야 하는 환경에서 회사와 크루가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며 "집단의 힘과 의지가 뒷받침되어야 크루의 발언력이 커지고 회사와의 실질적인 대화와 협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노조는 "의사결정의 민주성을 복원하고 카카오의 중요한 결정에 크루의 의견을 담을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하며 불충분한 정보와 충분하지 않은 피드백을 통한 성과보상 방식에 제대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회사의 성장만이 아닌 크루와 함께 성장하는 카카오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카카오 노조는 먼저 노조를 결성한 네이버·넥슨·스마일게이트와 동일하게 민주노총 화섬노조를 택했다. 카카오 노조는 자회사를 포함해 임원이 아닌 직원이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카카오 노조는 "카카오에는 다양한 법인이 있고, 법인 간 이동이 잦아 카카오의 모든 분과 함께하기 위해 산별노조를 선택했다"며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는 이미 네이버, 넥슨, 스마일게이트 등 IT업계에서 노조를 설립한 경험이 있고, 먼저 설립된 IT노조들과 연대 하면서 인터넷 산업의 노동 환경에 대한 이해도까지 갖춰 노조 설립 파트너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노조 설립에 대해 카카오 측은 "노동조합의 설립과 활동에 대해서 존중하며, 더 좋은 근무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대화와 원만한 합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