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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火요일에 읽는 전쟁사]TV송신탑 옆엔 왜 꼭 '봉수대'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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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정상에 위치한 N서울타워는 서울의 주요 관광명소일 뿐만 아니라 중요한 방송용 송신탑이다.

한가지 특이점은 이 N서울타워 뿐만 아니라 전국 대부분 방송용 송신탑 근처에 옛 조선시대 봉수대가 있다는 사실이다.

N서울타워에서 서북쪽으로 살짝만 발길을 돌리면, 조선시대 봉화를 올리던 봉수대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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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火요일에 읽는 전쟁사]TV송신탑 옆엔 왜 꼭 '봉수대'가 있을까?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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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남산 정상에 위치한 N서울타워는 서울의 주요 관광명소일 뿐만 아니라 중요한 방송용 송신탑이다. 1969년 기공식을 가지면서 짓기 시작, 6년만에 완공됐으며 전국의 수많은 송신탑들과 함께 전국에 방송을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한가지 특이점은 이 N서울타워 뿐만 아니라 전국 대부분 방송용 송신탑 근처에 옛 조선시대 봉수대가 있다는 사실이다.

N서울타워에서 서북쪽으로 살짝만 발길을 돌리면, 조선시대 봉화를 올리던 봉수대(烽燧臺)를 만날 수 있다. 과거 조선시대에는 이 남산, 옛 이름으로 목멱산 봉수대가 5개가 있었으며 전국 국경의 비상상황이 집결되는 곳이었다. 원래 위치는 지금의 남산타워가 위치한 남산 꼭대기에 있었지만, 6.25 전쟁 당시 폭격으로 남산 정상부가 통째로 날아가면서 소실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남산 뿐만 아니라 현재 남한지역에 남아있는 옛 봉수대 지역 근처에는 TV송신탑이 위치해있다.


이는 방송용 송신탑을 설치할만한 최적 위치가 바로 과거 봉수대 자리이기 때문이다. 사실 송신선을 이용하느냐, 불빛을 이용하느냐의 차이일 뿐 어떤 정보를 전달하기 편리한 자리에 위치했다는 점에서 송신탑과 봉수대는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 해방 이후 초창기 TV신호 송신탑을 설치할 당시 일본 기술진의 도움을 받았는데, 그때 일본인 기술자들이 조선시대 봉수대 지도를 가져와 설치에 참조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고 한다.

[火요일에 읽는 전쟁사]TV송신탑 옆엔 왜 꼭 '봉수대'가 있을까? 남산 꼭대기에 위치한 N서울타워 모습. 6.25 전쟁 이전에는 목멱산 봉수대가 위치해있었으며, 전쟁 당시 남산 정상부가 폭격으로 날아가면서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시대 봉수대는 전국 8도에 623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있으며, 성능과 통신체계는 15세기 세종대왕시기 정비할 당시엔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고 한다. 이론상으로 변경지역의 변란 소식이 한양까지 전달되는데 불과 2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파발을 할 경우에는 북방 함경도 지역처럼 도로가 잘 발달하지 못한 곳은 12시간 이상 소요되기도 했었기 때문에 봉화는 국경방어를 위해 매우 중요한 통신수단이었다.


봉화체계 자체를 처음 갖추게 된 것은 중국으로 알려져있다. 중국의 경우에는 기원전 8세기, 주(周)나라의 멸망과 관련해 봉화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등장할 정도로 꽤 오래전부터 봉화가 쓰였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후 만리장성 변방에서 수도까지 전국적 규모의 봉화시스템이 정착된 것은 중국 한(漢)나라 시기였다고 전해진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삼국시대부터 봉화가 쓰이기 시작해 고려 중기인 11세기경 체계가 만들어기 시작, 조선시대에 들어와 세종대왕 시절에 전국적 체계가 갖춰진 것으로 알려져있다.


봉화는 원래 피우는 불의 갯수로 신호를 알렸는데, 불을 한개 올리면 평시, 2개는 적군출현, 3개는 적군의 국경접근, 4개는 국경침입, 5개가 교전 등으로 상황이 악화될 때마다 불이 추가된다. 만약 우천시라 불이나 연기를 피울 수 없으면, 나팔을 불거나 포를 쏘고, 이것조차 여의치 않으면 봉수군이 다음 봉수대까지 직접 뛰어가서 소식을 전해야했다.


봉수대 간격은 원칙상 10~15리였지만, 이것은 대부분 변방지역의 이야기고 내륙으로 들어갈수록 길이가 멀어져 보통 40~50리 간격, 심하면 70리 간격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 경우, 비상상황으로 불을 피울 수 없거나 포를 쏘지 못하면 봉수군들이 직접 먼 거리를 뛰어가야했다. 더구나 많은 장작을 산꼭대기까지 구비해놔야하는 어려움이 커서 봉수군은 왠만해선 서로 안맡으려고 했다.


[火요일에 읽는 전쟁사]TV송신탑 옆엔 왜 꼭 '봉수대'가 있을까? 조선시대 전국 봉수대를 표기한 지도인 '조선국봉수도'의 모습(사진=국토지리정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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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고려시대부터 봉수군은 주로 범죄자들이 도맡아서 하는 잡역이 되고 말았다. 고려후기부터 경범죄를 저지른 죄인들을 주로 봉졸(烽卒)로 편성해 봉수군은 천민 대접을 받게 됐다. 그러다보니 조선시대로 들어와서는 더욱 기피 직무가 됐다. 조선왕조실록의 연산군일기에서도 "봉화대 군인들은 그 일이 매우 괴로워 다른 군인들보다 갑절이나 되기 때문에 무예를 가진 사람들은 모두 갑사나 기병에 들어가고 약하고 빈곤한 사람들만 모두 봉화대 군인에 소속되므로 혹시 적변이 있으면 적에게 대응하지 못해 왕왕 포로가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는 보고내용이 나와있다.


결국 조선 후기에 가서는 천민들이 봉수군을 자원하면 면천해주고, 다른 군역과 잡역에서 모두 면제해주는 인센티브를 동원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일이 고되어 서로 안하려고 하기 일수였고, 심지어 변방의 봉수군들에게 지급되는 군복 등을 중간에서 빼돌리는 군납비리도 만연하면서 더욱더 기피하는 자리가 됐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봉수군들이 올린 봉화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조선시대 굵직한 전쟁에서 주요 통신체계로 큰 역할을 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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