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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검증' 해야 할 법사위 국감 …‘정쟁’, ‘사법농단’ 만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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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검증' 해야 할 법사위 국감 …‘정쟁’, ‘사법농단’ 만 남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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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지금 야당 위원들 전부 퇴장해버렸는데, 회의를 원만하게 진행하기 위해서 간사들 협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한 10분 정도만 중지했다가 (속개하겠습니다.) 감사 중지를 선포합니다. (10일 대법원 국정감사,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제가 법사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당리당략에 치우치지 말고 국익을 우선하자’, ‘법치를 우선하자’고 말했습니다. 다른 위원님 말씀하실 땐 발언 자제 부탁드립니다. 여러모로 국감을 진행하기가 문제 있는 거 같습니다. 양당 간사님도 협의해야 할 것도 있는 것 같고, 10분간 회의 정회 선포하겠습니다”(12일 법무부 국감, 여 위원장)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10일~12일 차례로 대법원, 헌법재판소, 법무부 국정감사를 마치며 초반부를 지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법사위 국감 때 나온 퇴장과 파행으로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정책감사보다는 ‘사법농단’을, ‘피감기관장의 발언’보다 ‘대통령 발언’을 두고 정쟁을 거듭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법원 6개 기관 중 법원행정처만 질문 쏠려…'사법농단', '김명수 대법원장 자질론'으로 여야·격론, 정책검증은...

'정책검증' 해야 할 법사위 국감 …‘정쟁’, ‘사법농단’ 만 남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0일 법사위 국감의 피감기관은 대법원(법원행정처), 사법연수원, 사법정책연구원, 법원공무원교육원, 법원도서관, 양형위원회로 총 6개였다. 그러나 질의는 법원행정처에만 몰렸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김명수 대법원장의 편향된 인사추천을 두고 공세를 거듭했다. 아울러 김명수 대법원장이 춘천지방법원장 시절 공보관실 운영비를 현금으로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국감장에 남아 직접 해명을 요구했다. 그러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대법원장은 3부요인이며 대법원 전체 회의 구성원이라는 점을 부각해 전체 재판 관계에 대해 다 답변해야 하는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김 대법원장이 의원들의 질의 내용에 해명하지 않고 인사말을 마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퇴장해 10여분 동안 정회가 됐다.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청구한 영장이 줄기각하는 법원에 대해 의원들의 집중 포화가 쏟아졌다. 특히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주거의 평온' 사유로 영장기각을 한 사례를 알고 있냐”며 안철상 법원행정처장, 김창보 차장, 이승련 기획조정실장, 이승한 사법지원실장에게 물었지만 모두 “경험 없다”고 대답했다. 이에 대해 이춘석 민주당 의원은 '방탄소년단'을 빗댄 ‘방탄판사단’이라는 말이 돈다며 지적했고,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김명수 사법부의 개혁의지에 대해 '불구경 리더십'이라며 일갈했다.


그러나 대법원뿐만 아니라 6개 기관에 대한 정책 검증은 미미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날 정책 질의는 ‘사법미래화 사업(전자법정 사업)’에서 특정기업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과 관련된 질의 정도만 나왔다. 안 처장은 이 의혹과 관련해 "부적절한 사실이 나올 경우 사법조치하겠다"고 대답했다.



1년전 1시간30분만에 파행된 헌재 국감…파행은 막았지만 기억에 남은 건 ‘정쟁'

'정책검증' 해야 할 법사위 국감 …‘정쟁’, ‘사법농단’ 만 남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1일 다만 지난해 1시간30분만에 파행된 경험이 있던 만큼 파행 만큼은 막았지만 정쟁은 멈추지 않았다는 평가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부를 견제하는 잣대로 스스로를 돌아보며 국회가 해야 할 기본적 책무도 다해야 한다”며 ‘국회 역할론’을 내놓은 것이 도화선이 됐다.


이에 헌법재판관 공백 문제를 두고 김명수 대법원장이 추천한 이석태·이은애 재판관들의 ‘이념편향’, ‘위장취업’과 관련한 대통령 임명 문제, 국회 추천 몫의 재판관들이 통과되지 못해 식물헌재가 된 것을 두고 여야 실랑이가 이어졌다. 국정감사 본 질의 시작 전에 김도읍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어제(10일) 문재인 대통령이 헌법재판관 임명지연을 야당 탓으로 돌리는 발언을 했다"며 "대통령은 고위 공직자 임명규칙을 스스로 헌신짝처럼 버렸다. 헌법재판관 임명지연은 대통령 탓"이라고 주장했다.


여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같은 당 송기헌 의원도 "인사청문회까지 진행된 상태이므로 국회표결을 통해 결정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국회가 표결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문제지, 국정감사에서 책임을 따질 문제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그러나 이석태 재판관이 '판사 경험 없이 33년간 변호사로 지낸 점,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 대통령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점, 이석기 전 의원 양심수 탄원했던 점, 전교조 문제 직권취소 안하면 적폐라고 발언한 점 등을 열거하며 이념적으로 편향된 재판관이라고 질타했다. 헌재가 결정을 앞두고 있는 ‘군 동성애 논란’, ‘낙태죄’ 등 헌재가 판결을 앞둔 내용에 대해서도 여야는 옥신각신했다.



'대통령 발언' 갈등 폭발한 여야, 결국 오전 국감 파행…'가뭄의 단비' 정책 질의도 나와

'정책검증' 해야 할 법사위 국감 …‘정쟁’, ‘사법농단’ 만 남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2일 법무부 국정감사에서는 여야 갈등이 극에 달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전날 문 대통령이 제주도 강정마을에 가서 꺼낸 ‘사면 발언’을 두고 여야가 갈등하다가 결국 오전 국감이 파행됐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사실상 문 대통령이 재판도 끝나지 않은 사건을 두고 사면을 꺼내들었다"며 반발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국감과 관련된 발언을 해라"며 맞섰다. 첨예한 여야의 갈등에 오전 국감은 멈춰섰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재개된 오후 국감에서 문 대통령의 사면복권 발언에 대한 의견을 내라는 요구를 받자 "대통령께서 강정마을을 방문하신 기회에 주민들과의 만남에서 해군 복합기지건설 관련 갈등을 치유하는 차원에서 (사면복권을) 언급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어 "법무부에서는 향후 이 문제가 구체적으로 사면법 관련 문제로 떠오를 때 관련법에 따라 검토할 생각이다"며 즉답을 피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반대운동으로 재판에 넘겨진 인원은 611명(구속기소 30명, 불구속기소 450명, 약식기소 127명, 즉심청구 4명)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확정된 선고 결과는 실형 3명, 집행유예 174명, 벌금형 286명, 무죄 15명이다.


이날도 역시 ‘사법농단’관련 수사와 관련한 논의도 거듭됐다. 박지원 평화당 의원은 “법무부 장관이 수사 지휘권을 발동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구속해야 한다”면서 “방탄 사법부에 대해 검찰이 더 철저한 의지를 가지고 빨리 뚫어서 속전속결로 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춘석 민주당 의원도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 짓고 사법부가 원상 회복되도록 검찰과 법무부가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법무부의 정책과 검찰 수사지휘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정책 질의도 있었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피의사실 공표'로 처벌 받은 검사가 없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한 데 이어 조응천 민주당 의원과 이완영 한국당 의원도 ‘피의사실 공표죄로 처벌받은 검사가 없다’고 지적 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피의사실 공표 행위, 심야 수사, 포토라인, 이 세 가지를 없애는 방향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답했다. 채 의원은 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고액 경제사범은 해당 범죄와 관련된 기업체에 취업하는 것 등이 금지돼 있지만 법무부가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산재한 일들 너무 많아…'정쟁'대신 '정책 국감' 돼야

'정책검증' 해야 할 법사위 국감 …‘정쟁’, ‘사법농단’ 만 남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번 법사위 국감을 지켜본 법조계는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신해 국가예산 집행 현황, 행정부의 정책들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면서 "국감을 정쟁의 수단이 아닌 정책 검증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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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호사협회의 고위 간부인 한 변호사는 "판결문 공개 확대, 법관인사, 법원행정처 폐지와 행정조직 신설 문제 등 현재 산재한 일들이 많은데 (법사위 위원들이) 몇 가지에만 매몰된 경향이 있다"며 "(사법농단 등) 지적은 중요하지만 폭넓은 주제를 다뤄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한변협 고위 간부 출신의 다른 변호사도 "국정감사를 진행하는 국회의원들이 행정부와 사법부에 대한 정책, 예산 감사보다는 1년에 한번 정치인들의 입지를 쌓는 장이 된 지 오래됐다"며 "지금 너무 곁가지에만 매몰돼 정쟁으로 비춰진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을 위한 국정 감사가 되기 위해서는 상시 국정감사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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