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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생존자 161만명 시대…生死를 오가다 이젠 生事를 오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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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생존자 161만명 시대, 사회복귀를 고민할 때
-최근 5년 국내 상대생존율 71%…암 치료 뒤의 관심 커져
-美, 채용 등 차별없도록 법적 보장…日도 치료·일 병행할 지침 발표
-암생존자통합센터 시범사업 선정
-암 극복 환자 사회복귀 맞춤서비스…영양식사·운동처방 등 건강관리부터 고양시와 일자리 창출 업무협약도

암생존자 161만명 시대…生死를 오가다 이젠 生事를 오가다 국립암센터 암 생존자 피로클리닉에서 암 생존자들이 피로 재활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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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과거에는 암 환자 치료에 전념했지만 앞으로는 암 생존자의 사회 복귀에 초점이 맞춰질 것입니다."(김대용 국립암센터 국가암관리사업본부장)
"젊고 의욕도 있고 재능도 있는데 체력이 부족해 일을 못 하는 것이 안타깝죠. 경제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소속감, 성취감도 중요하잖아요."(안연원 국립암센터 유방암을 이겨낸 환우들의 모임 '민들레회' 회장)

암과의 사투에서 이긴 '암 생존자'들은 치료 이후 또 다른 과제를 떠안는다. 치료 후 일상생활이나 사회로의 복귀다. 치료 기간 중단했던 일을 다시 시작하려 해도 복직과 구직의 장벽은 높다. 수술 부위의 통증과 재발에 대한 두려움도 늘 안고 있다. 일자리를 구해도 일반인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피로와 맞서야 해 결국 스스로 포기하기도 한다.


안 회장은 "암 생존자들은 개인 차가 있지만 수술 후유증과 체력 탓에 '풀타임' 일은 힘들다"며 "이마저도 순간순간 견디기 힘들 정도의 피로가 찾아와 위축되곤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겨드랑이 림프절을 많이 떼어내 의사가 고기 한 근 무게밖에 안 되는 500g 이상의 물건을 들지 말라고 했지만 현실에선 불가능하다"며 "요즘엔 프라이팬 무게도 500g을 넘는데 그럴 때마다 분통이 터진다"고 토로했다.

암 생존자 161만명 시대. 국립암센터는 안 회장과 같은 암 생존자들의 치료 이후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암 치료 이후 재발과 이차암에 대한 두려움, 피로감을 안고 생활하는 암 생존자들이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건강관리부터 일자리 창출까지 다방면으로 뛰고 있다. 암 관리가 예방ㆍ치료에서 치료 이후의 단계까지 아우르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암생존자 161만명 시대…生死를 오가다 이젠 生事를 오가다



◆암 생존자 161만명…'치료 이후의 삶' 고민할 때= 암은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니다.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2011~2015년 암 발생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70.7%를 기록했다. 1993~1995년 암 발생자의 5년 생존율(41.2%)보다 29.5%포인트 높아졌다. 상대생존율은 암 환자의 5년 생존율과 동일한 연도ㆍ성별ㆍ연령인 일반인의 5년 생존율을 비교한 것으로, 일반인과 비교해 암 환자가 5년간 생존할 확률을 의미한다.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70%를 넘어가면서 3명 중 2명은 합병증과 후유증을 안고 살아간다. 암 치료 성적이 좋아져 암을 '만성 질환'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힘들고 긴 암 치료 후 겪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어려움은 다른 만성 질환의 무게와는 또 다르다. 암 생존자들의 사회 복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이유다.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암 생존자 관리에 나섰다. 미국은 2008년 장애인법을 개정해 암 생존자들도 '장애'의 범위에 넣고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암 생존자들이 직장에 복귀해 주어진 업무를 할 수 있다면 아프다는 이유로 해고되거나 엉뚱한 일을 맡지 않도록 법으로 보장받는다. 영국도 암 진단을 받는 순간 장애가 있는 것으로 간주해 채용이나 승진, 교육, 임금, 혜택에서 차별받지 않는다. 일본은 2016년 암 등으로 투병하면서 일하는 환자가 치료와 일을 병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시차 출퇴근제, 시간 단위 휴가 등의 제도 도입을 권고했다.


◆우리나라는 이제 시범사업 단계= 우리나라는 한참 뒤처졌다. 제2차 암관리종합계획(2006~2015년)부터 암 생존자 관리 계획을 수립했으나 암 예방ㆍ검진ㆍ진단ㆍ치료 향상이 중심이 됐다. 암 생존자 관리는 연구에 그쳤다. 이를 기반으로 제3차 암관리종합계획(2016~2020년)에서야 암생존자통합지지 체계를 수립하기로 했다. 국립암센터 관계자는 "2001~2005년 5년 생존율은 54%에 불과했다"면서 "한정된 보건의료 자원으로 치료 이후 생존자의 합병증, 정신적 고통, 사회 복귀 등의 문제보다는 암 예방과 치료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국립암센터와 전국 7개 지역암센터에서 암 생존자의 치료 이후 삶을 돕는다. 센터는 암 진단 후 완치를 목적으로 수술ㆍ항암화학요법ㆍ방사선치료 등 초기 치료를 마친 환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암 생존자들은 의료진과 전담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 전문가의 집단 교육ㆍ상담뿐만 아니라 영양 식사 관리, 정서 지지, 운동 재활 등을 받을 수 있다.


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7~12월 시범사업에 참여한 암 생존자 108명은 불안, 우울, 불면, 피로 등 전 항목에서 호전됐다. 특히 삶의 질 항목은 초기 66.7점에서 서비스 이용 후 71.8점으로 높아졌다.

암생존자 161만명 시대…生死를 오가다 이젠 生事를 오가다



◆국립암센터 적극 나서…일자리 창출까지= 국가 차원의 암 생존과 관리 프로그램 외에 의료기관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도 여럿 있다.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연세암병원, 서울대학교병원 암병원,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등 대형 병원 위주다.


그중에서도 국립암센터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암센터 내 통합지지의료팀, 유방암센터(다학제 통합진료), 소아청소년 암 생존자 다학제 클리닉을 통해 암 생존자를 돕는다. 암센터는 적극적 치료가 끝난 뒤의 생존자들을 위해서도 암 생존자 다학제 클리닉을 운영한다. 통합지지의료팀이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갖추고 암 생존자들의 통증, 우울, 수면장애, 피로, 림프부종, 손발 저림 등의 신체적ㆍ심리적 증상을 돌본다. 암과 관련된 후유증과 일상생활 동작 장애, 보행 장애 등으로 생활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 기능 회복과 가정ㆍ사회 복귀를 위한 재활의료 서비스도 제공한다.


암 생존자 피로 클리닉도 열었다. 치료 후 극심한 피로감이 지속되는 암 생존자의 피로 원인을 파악하고 운동 처방, 피로 인지행동 치료, 영양 관리 등 맞춤 관리를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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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는 한 발 나아가 일자리 창출에도 주력하고 있다. 최근 고양시와 '사회적 경제 활성화 및 암 환자 대상 일자리 창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암센터는 고양시로부터 사회적 경제 분야의 창업ㆍ취업 교육 및 컨설팅 지원,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지원을 받는다. 이번 사업에는 국립암센터의 유방암 환우회인 민들레회가 참여한다. 이달 관련 교육, 컨설팅을 거쳐 오는 12월 민들레회 주축의 사회적협동조합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 회장은 "시작 자체가 의미가 있다. 단기간 내 결과물을 얻기는 쉽지 않겠지만 다 함께 머리를 맞대면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대용 국가암관리사업본부장은 "아직 초기 단계이나 다양한 사회적 지원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공익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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